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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병철 Jun 16. 2024

옹심이 바프 도전기 (6)

운동까지 하라구요??  {스토리마이닝 with 스토리씽킹 연구소}

(6) Day 51-125


두 달이 되었는데 생각보다 지방이 내 맘처럼 안 빠져 유산소를 추가했다. 

근력운동과 달리 다이어트가 끝날 때까지 유산소가 재밌다고 느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도 그냥 했다. 

내 복근이 어떻게 생겼는지 기필코 보겠다는 생각으로.... 


75일째되는 날, 문득 아침에 거울을 보는데 복근이 보였다. 

가슴도 각이 생기고, 등판도 조금 넓어졌다. 

임계점을 넘는 순간이었다.


88일 차가 되니 유산소에 적응되었다. 

종아리가 타들어 가는 듯한 느낌. 

‘근데 오히려 좋아…. 뭐지?’ 

역시 세상에 쓸모없는 경험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96일 차 풀업 3개. 

횟수가 많이 늘었다. 

이때쯤 짜증이 늘었다. 

얼굴이 맛이 갔다는 둥 지나가며하는 소리에 예민해졌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왜 이렇게 타인에게 관심이 많지?


107일 차. 

태닝을 6회 정도 했더니 몸이 더 좋아 보였다. 

백숙보다 간장 치킨이 더 맛있어 보이는 느낌이랄까 이래서 돈을 쓰는구나. 

운동 말고도 세상에 돈 들이면 좋아지는 게 얼마나 많을까. 

점점 더 돈을 많이 벌고 싶어졌다. 


112일 차. 

<인체의 신비>에서 본 것과 비슷한 몸이 거울 안에 있었다. 

부피가 크진 않지만, 근육의 생김새는 알 것 같은 그런.... 

“배를 꼬집었는데 아직 단단하고 아프면 지방이 덜 빠진 거야.”라고 관장님이 초반에 이야기했었다. 

배를 아무리 꼬집어도 아프지 않았다. 

내 복근이 이쁜 형태라는 말도 들었다. 

얼굴처럼 몸도 타고나는 모양이 있단다. 

부모님 감사합니다.


드디어 120일 차가 되었다. 

기립성 저혈압이 이런 거구나. 

쥐고있던 볼펜을 떨어뜨렸다. 

사고가 멈추는 것 같았다. 

인간에게 영양분 공급이 이렇게나 중요하구나. 

세상에 내 이름을 알리고 큰일을 하다 가야 하는데. 

바프하다 죽으면 안 되는데....


촬영 하루 전, 

시장이 반찬이다. 

밥투정하는 애들 다 굶겨야 한다. 

햇반 + 김치+ 닭가슴살이 얼마나 훌륭한 식사 인지 깨달았다. 

무염으로 식사를 하다가 갑자기 염분이 들어오니 눈이 부었다. 

물은 종일 한 방울도 마시지 않았다. 

꼭 이렇게까지 안해도 되지만,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자는 마음이었다. 

바프, 다시는 안 할 거니까.


드디어 바프 촬영 날이 왔다. 

먹고 싶은 음식 리스트를 메모장에 그렇게 꽉꽉 채웠건만 먹고 싶은 건 시원한 생수뿐! 

스튜디오에서 피자를 시켜 한 조각 먹으면서 촬영했다. 

빙수가 그렇게 맛있는 줄 그날 알았다. 

드디어 끝났다. 

시원섭섭했다. 

센터에모여 다 같이 맘껏 저녁을 먹었다. 

배가 빵빵한데 그 사이로 복근이 보였다.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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