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서는 안될 영화 <엑스맨 : 다크 피닉스>

내 19년을 이렇게 마무리한다고?

by 치타

<엑스맨>이 영화로 나온 지 벌써 19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엑스맨 시리즈에서 지금의 사이먼 킨버그 감독의 <엑스맨 : 다크 피닉스>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엑스맨 시리즈의 최종장이라는 이야기(엑스맨 : 뉴 뮤턴트는 별개로..)에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했을 것이다. 어떻게 대단원의 막을 내릴까.

최근(?)에 어벤저스 시리즈의 최종장인 <어벤저스 : 앤드 게임>과 같은 기대였으리..


어쩌다 보니 다른 이들보다 조금 늦게 영화를 보러 가게 되었다.

물론 그동안 검색 따윈 하지 않았다. 혹여나 스포가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눈 감고 귀 막고 살았다.

그렇게 예매를 하려는데.. 시간에 맞는 관이 없다..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어찌어찌 맞는 상영 시간대를 찾아서 다른 영화관을 찾았다.

지금부터 절대 이래선 안 되는 것이었던 114분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어느 정도 영화의 내용에 대한 스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1. 세계관의 붕괴..

보통 마블 코믹스 원작의 영화는 넓고 관대한 기준으로 접하는데.

개인적으로 어떻게 만들든 절대 넘어서는 안될 기준선이 있다.

그건 바로 세계관이다. 과거부터 많은 코믹스 원작들이 영화화되면서 힘들어 한 부분이 요 세계관이다.

그걸 기깔나게 잘 해내신 분이 바로 우리 존 파브로 님이 되시겠다.

그런데... 물론 그 전작들이 완벽한 세계관을 꾸려온 것은 아니어도.

붕괴를 시킨 적은 없었다. 그런데 다크 피닉스는 감독인 사이먼 킨버그가 과연 전작들을 봤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로 철저히 세계관을 무너뜨렸다.

<엑스맨 : 퍼스트 클래스> 부터 잡혀 오던 캐릭터들의 성격과 신념의 붕괴.

특히 프로페서X(제임스 맥어보이)는 다른 사람을 만들어 놨다 아주..

<엑스맨 :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의 결말을 철저히 어긴 점.

진은 피닉스로 날아다니다 다시 착지하고, 프로페서X는 다시 돌아와 비스트의 자리를 뺐는 걸까..??

<엑스맨 : 아포칼립스>의 진.

어찌 보면 가장 비슷한 세계관을 가진 작품인데.. 분명 여기서 진 안에 있던 피닉스를 소멸시키는데..

갑자기 우주에서 다크 피닉스가 날아와 다시 진에게 흡수되는..

(솔직히 요건 눈 딱 깜고 이해하라고 하면 이해할 수 있다..)


차라리 그냥 독립된 영화로 보는 게 더 나을 뻔했다.

감독의 인터뷰에서는 너무 분량이 많은 게 문제라고 했는데.. 그 이전에 전작들과의 세계관을 통일시키는 게 더 중요한 문제인 거 같다.


사이먼 킨버그 감독(왼)과 진 그레이 역의 소피 터너(오)


2. 왜 사이먼 컨버그 감독일까?

영화를 보기 전부터 불안하고 궁금했던 점인데.

왜 아무런 경험이 없는 신예 감독을 캐릭터들이 쏟아지는 엑스맨 시리즈의 마지막 장을 맡겼을까?

물론 여러 각본을 썼고, 제작에 참여했지만..

( 더 웃긴 게 이거다. 엑스맨 시리즈에서 각본과 프로듀서를 쭉 담당했었다..)

감독으로 입봉 하는 작품이 <엑스맨 : 다크 피닉스>라니..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로 마무리를 못하게 된 것도 알겠고,

다른 감독들보다 그래도 같이 한 시간이 긴 사이먼 킨버그가 메가폰을 잡는 것도 알겠는데.

결과가 너무나 처참하다..

정말 내 엑스맨 시리즈의 마지막은 <로건>이라 생각하고 싶다.


다크1.jpg 영화 안에서 망가져 버린 캐릭터들..


3. 최악의 스토리와 캐릭터들.

그래. 솔직히 초반부에 레이븐이 죽는 거는 충격이 었지만 어느 정도 납득이 된다.

가장 크고, 중요한 축을 맡고 있던 캐릭터니까. 그 죽음의 무게로 영화를 이끌어 갈 거라 생각했으니까.

좋아. 진의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진을 지키기 위해서라는 신념으로 막아놓은 프로패서의 주장.

받아들일 수 있다.

음.. 진이 메인으로 가는 영화니까. 오케이. 새로운 캐릭터보다는 기존의 캐릭터들로 가는 거.

이해합니다. 전작들이 난잡합 이야기 때문에 고통을 좀 받았으니까. 집중합시다.

그런데..

나는 내 돈을 내고 영화관에 앉아 114분 동안 화가 나있는 진을 보려고 극장에 간 것이 아니다.

영화는 너무나 진의 내적 심리에 집중하다 보니

엑스맨 특유의 액션들이 죽는다. 그나마 나오는 액션들도 정말 보여주기 식 액션들이다.

(한 명씩 돌아가면서 능력을 보이는 식..)

퀵실버는 왜 나온 것일까.. 정녕...

X맨들의 능력도 제대로 보여주지도 않는다. 참 약하다..

그 약한 능력을 보여주기 위해 등장시킨 듯 한 외계인들.. 제일 이해가 안 간다.

총을 맞고 멀쩡하다, 기관총(?)을 맞고는 쓰러지고, 꺾이고 부러져도 살다가..

뮤턴트들의 능력에는 맥없이 추풍낙엽이 되기도 하고..


다크3.jpg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던 캐릭터..


제일 큰 설정의 오류가.

초반부에 분명 진이 유일하게 이 피닉스 포스(따로 설명이 없어 이렇게 지칭하겠습니다)를 흡수할 수 있다고 했는데, 후반부에 그냥 가져가더라. 지구까지 왜 온 거지..

찾아보니 D'BARI 행성의 생존자 부크(VUK)라고 하는데.. 원작 코믹스와는 전혀 다른 능력을 보여준다.

감독이 새롭게 만들어낸 캐릭터라 한다. 왜 만들었을까..

스토리의 개연성 역시 프로패서X가 전작과는 달리 집착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억지로 끌고 간다.

어찌 보면 제일 큰 악당은 포르패서X 인듯. 진은 그냥... 화가 난 거다. 단지 화가...

어떻게 마블 유니버스 안에서도 손에 꼽힐 진(피닉스)인데.. 전작들부터 너무들 하네..

그리고 마지막 진이 승천(?) 할 때. 나도 모르게 탄식이 흘러나왔다.

'진짜 너무 하네...'


다크2.jpg 114분 진과 함께 나 역시 화가 나있었다..


4. 마지막이기에 더 아쉬운..

만약 이 영화가 <엑스맨> 시리즈 19년의 세월에 종지부를 찍는 작품이 아니라면.

너그러운 마음으로. 어느 정도(?) 용서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마. 지. 막.이라는 것.

극장에서도 실망하는 사람들의 목소리와 이해를 하지 못하는 사람들.

다음 편이 있을 거라 기대하는 이들의 목소리가 가득했다.

뭐 사실 극장은 조용했고, 극장 문을 나서는 순간 원망들이 들려오긴 했다..

조금은 더 이 모든 이들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고,

이들을 마음에 두고 있을 수 있도록 잘 마무리했어야 했다.

어린 시절. 내 첫 히어로들이었던 X맨들의 마지막이 그리 행복하지가 않다.

생각 난 김에 내 마음속의 X맨들을 다시 봐야지.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만든 초기작들이 제일 좋다. 울버린도 있고..)


19년의 긴 여정의 끝을 함께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뭐 극장에서 점점 내리는 추세지만..

팬심으로 114분 앉아 있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장르명 봉준호 <기생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