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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일행이 식사를 마칠 때쯤 할머니 한분이 식당문을 열고 다급히 들어오셨어요. 한참을 두리번거리던 할머니는 홈즈를 발견하고는 안도하듯 숨을 크게 내쉬었어요.
“홈즈씨, 저는 케이트라고 해요. 잠시 제 이야기 좀 들어주시겠어요?”
“네, 안녕하세요? 케이트 할머니. 진정하시고 천천히 말씀해 주세요.”
케이트 할머니는 홈즈가 건네 준 물 한잔을 벌컥 들이키셨어요. 그리고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 주셨어요.
“나에게는 매기라는 예쁜 손녀딸이 있답니다. 저희는 루이스주인님의 집에서 일하고 있어요. 그런데 지난 밤에 손녀딸이 주인집 마님이 아끼던 반지를 훔친 도둑으로 몰렸어요. 제 손녀딸은 절대 그럴 리가 없다고 하소연을 했지만 경찰은 믿어주지 않아요. 경찰은 최근에 마을에서 일어난 다른 반지 도난사건들도 다 제 손녀딸의 소행이 아니냐며 의심을 하고 있어요. 홈즈씨 제발 제 손녀딸의 누명을 풀어 주세요.”
“네, 걱정이 크시겠군요. 알겠습니다. 케이트할머니.”
홈즈일행은 자리에서 일어나 루이스씨의 집으로 향했어요. 루이스씨의 집에는 마침 레스트레이드경감이 와 있었어요. 레스트레이드경감은 구세주라도 만났다는 듯 반갑게 홈즈를 맞이했어요.
“홈즈씨, 마침 잘 오셨습니다.”
“경감님, 수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지금 용의자는 케이트할머니의 손녀딸인 매기양과 도자기 공예가 에이미씨입니다.”
“도자기 공예가요?”
“네, 지난달부터 루이스씨 집 별채에서 하숙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홈즈씨, 반지의 행방을 꼭 좀 찾아주십시오. 그래야 최근의 도난사건도 다 해결이 될 것 같습니다.”
레스트레이드경감은 홈즈일행에게 루이스부인의 침실과 매기의 방을 차례대로 보여줬어요. 홈즈일행은 방안을 샅샅이 수색했지만 반지의 행방은 찾을 수가 없었어요.
“경감님, 에이미씨의 작업실을 둘러 봐도 되겠습니까?”
“네, 그러시죠.”
에이미의 작업실에는 정말 많은 도자기가 있었어요. 그런데 한결같이 모양과 크기가 비슷비슷했어요.
“도자기가 엄청나게 많군요. 에이미씨는 원래 이렇게 한가지 종류의 도자기만 제작을 하시나요?”
“네, 그렇습니다. 최근 들어 에이미씨가 제작하는 도자기의 수가 부쩍 늘었다고 하더군요.”
홈즈는 돋보기를 들어 도자기를 자세히 관찰하였어요. 재이는 도자기를 관찰하는 홈즈의 눈빛이 반짝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홈즈는 뭔가를 알아챈 듯 엷은 미소를 지었어요.
“사라진 반지를 숨길 수 있는 곳이 어디라고 생각하니?”
홈즈가 재이와 주희에게 물었어요.
“글쎄요. 아까 마가렛부인처럼 서랍같은 곳에 숨기지 않았을까요?”
홈즈는 고개를 가로저었어요.
“아니야, 마가렛부인 사건은 아무도 그녀를 범인으로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서랍같이 찾기 쉬운 장소에 숨겨놓아도 상관이 없었어. 그러나 이번 범인은 분명 경찰들에게 의심받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을거야. 그렇다면 쉽게 발견되지 않을 장소여야 하겠지.”
순간 재이는 도자기를 유심히 살펴보던 홈즈의 모습이 머릿속에 떠올랐어요.
“홈즈, 혹시 저 도자기가 관련이 있는 건가요?”
홈즈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였어요.
“아, 저 알 것 같아요. 그렇다면 범인은..”
홈즈와 재이의 대화를 듣고 있던 주희는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영문을 알 수가 없었어요. 잠시 후, 레스트레이드경감과 함께 용의자인 매기와 에이미가 도자기 작업실 안으로 들어왔어요.
“홈즈씨,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반지가 어디 있는지 알았다고요?”
“네, 맞습니다. 지금부터 반지를 찾아 드리겠습니다.”
홈즈가 고개를 끄덕이자, 옆에 서 있던 재이가 갑자기 도자기를 머리 위로 들어 힘차게 바닥에 집어 던졌어요. 도자기는 “와장창!!”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으로 깨져 버렸어요. 그 광경을 본 레스트레이드경감이 화들짝 놀라 소리쳤어요.
“아니, 이게 무슨 짓입니까?”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갑자기 재이가 도자기를 바닥에 던져 버렸어요. 재이는 왜 이런 행동을 하였을까요? (힌트: 홈즈와 재이는 도자기가 범행에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나 봐요.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잘 생각해 보세요.)
홈즈는 발밑에 깨어진 도자기조각 사이로 반짝이는 뭔가를 주워 들었어요.
“바로 이것이 사라진 반지입니다.”
“반지라고요? 설마 반지가 도자기속에 들어 있었던 겁니까?”
레스트레이드경감이 묻자 홈즈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제서야 주희도 아까 홈즈와 재이가 나눈 대화의 내용을 이해했어요.
“그렇다면 설마 범인은..”
“네, 범인은 도자기를 만든 에이미씨입니다. 그녀는 도자기를 빚을 때마다 훔친 반지들을 같이 숨겨 놓았던 것입니다. 그 때문에 최근에는 이렇게 똑같은 모양의 도자기들만 대량으로 제작했던 겁니다.”
“죄송해요. 제가 욕심에 그만 정신이 나갔었나 봐요.”
에이미는 눈물을 흘렸어요. 소식을 전해들은 케이트할머니가 홈즈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어요. 그리고는 재이와 주희의 손을 꼭 잡았어요.
“감사해요. 홈즈씨 덕분에 제 손녀딸이 누명을 벗었네요. 이렇게 어린 아이들이 영특하기도 하지.”
케이트 할머니의 칭찬에 재이와 주희는 몸둘 바를 몰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