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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하 Sep 24. 2023

출판 계약 전 확인하고 가겠습니다

쓰는 자의 일상 철학 086

1.

사람이나 상황에 한 번의 경우로 바로 믿는 사람은 아닙니다. 크게 배신당하거나 속은 적은 없는데 나에게 잘해준다고 무턱대고 믿고 따르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내가 누군가를 믿는다고 생각이 들면 그건 전부인 것입니다. 나는 사랑보다는 믿음이 먼저입니다. 사랑 없이는 살 수 있고 함께 일할 수 있지만 믿음 없이는 함께 사는 것도 함께 일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의심이 들면 관계는 끝이지요. 사람들은 사랑을 우선시하면 모든 것이 포용된다던데 아직 그런 큰 마음을 도달할 수 없어 믿음을 먼저 둡니다.


 ‘사람 자체로는 악하지가 않다. 거짓말이니 배신이니 하는 것은 사람 자체가 나빠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때 그 상황이 나빴던 거다.’ 

그때는 서운하고 억울하고 속상했는데 돌아보니 나의 팍팍함이 그들을 수용하지 못했고, 그들 또한 사는 게 그렇다 보니 모질었던 겁니다.


내가 먼저 속아주는 것은 괜찮은 것이지만 뒤늦게 속았다고 후회하는 것은 억울하고 원통한 일입니다. 나는 세상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것이 가장 싫습니다. 상대가 억울하다면 나는 두말없이 두 손 들어 사죄합니다. 나중에 정들고 나서 말 못 하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일이 시작되기 전, 정들기 전 짚고 넘어갈 것은 분명히 해둡니다.


내가 선망하던 출판사와의 계약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무조건 네네! 하고 싶지만 그래도 확실히 할 것을 확실히 해두어야 후회가 없습니다. 출간 계약을 구두로 약속하고 계약서에 도장 찍기 전 확인한 사항입니다. 정말 사족이지만 그래도 출간 계약 전 읽고 확인해 보세요. 돌다리는 두르려 보고 가라고 있는 겁니다. 


- 계약금 지급 시기, 계약금, 선인세, 인세

- 증정 부수

- 원고 마감일

- 출판 예정일- 출판 분야 표준 계약서

- 저작권, 계약기간

- 매절 노노 (계약금 왕창 받고 저작권 포기한 ‘구름빵’ 선례를 잊지 마세요)

- 계약금은 선인세 개념

- 작가에서 책 떠넘기기 노노

- 2차적 사용 – 오디오북, 전자책 등 추가 계약 여부 확인

- 출판사 운영, 매니저 시스템

- 출간한 책과 대표 마인드


3.

정말 또 한 번 사족이지만 그래도 읽어보세요. 개인적 서류라서 일부만 공개합니다.

계약 전 질문입니다. (총 2장)


계약서 부분에 대한 질문입니다

1. ‘배타적 발행권’은 ‘2차적 사용’과 같은 개념이죠?

2. ‘출간 계획서를 투고할 당시 원고는 완료된 상태입니다. 1월 31일 전에 기획 미팅이나 원고 검토를 해서

원고 수정을 진행할까요? 아니면 1월 31일까지 원고 기다릴까요? 저의 원고 마감이라 함은 제가 쓸 수 있는 원고의 수정이 끝났다는 것입니다. 출판사 기획 의도를 모르고 방향이 어찌 될지 몰라 더는 수정은 더 안 하기로 한 상태입니다.

3. 전자책과 오디오북은 제작, 출판이 예정인가요? 전자책과 오디오북 제작은 정식 판매용인가요? 홍보수단용인가요?

저는 개인적으로 네이버 오디오 클립이나 인스타그램 릴스를 통해 전권을 낭독할 예정이었습니다. 이는 우선적으로 책 홍보의 일환이며, 차후 제 개인 활동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다연에서 오디오 북까지 계획하고 계시다면 저는 좋습니다.

4. 2차적 출판물에 대한 비율을 조정해 주셨으면 합니다. 유통 수수료와 이벤트 비용은 1차적 출판물(서적) 제작-홍보-판매에 따른 비용이라 생각하며, 제가 잘못 이해한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5. 제게 지급되는 저작권료는 초판 3,000권의 인세 10%인가요? 3,000권(10% 제외한) 중 판매 부수의 10%인 건가요?

6. 저자에게 주는 증정본 수량을 추가해 주십시오. 직접 구입 수량에 따른 할인율은 어떻게 되나요?


원고 저작 관련 질문입니다.

1. 원고를 다연에 넘기기 전부터 출판 후, 제가 개인 블로그나 sns 등에 원고를 게재해도 되나요? 물론 홍보를 위함입니다. 제가 글을 쓰는 것까지는 어떻게 해보겠는데 이후 마케팅과 홍보가 자신 없습니다. 이번에 출판하면 어떻게든 홍보를 좀 하자 마음먹었던 중입니다. 다행히 홍보-마케팅이 눈에 띄는 다연을 만나서 제가 러키 하죠.

2. 혹시 일인일북 매니지먼트를 운영하시나요? 제가 생각하기에 다연은 작은 출판사는 아니지요. 그래서 일인일북 매니지먼트를 운영할지도.. 혹시 매니저가 퇴사하면 출판 계획에 차질이 오나요? 작가 보호가 되어있나요?


출판사 관련 질문입니다.

출판사 다연은 무슨 뜻인가요? ‘책과 사람의 인연을 만드는 출판사’로 생각하면 되는가요?

(몰라서 답을 요하는 질문이 아닙니다. 나와 결이 맞는 출판사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대표님이 출판업만 하시나요?


을이었을 나인데 갑으로 둔갑해 질문한 저에게 싫은 내색 없이 오히려 감사히 성실히 답해주신 출판사 측에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인사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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