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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하 Oct 07. 2023

토끼와 거북이가 달리면 누가 이깁니까?

쓰는 자의 일상 철학 99 -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1.

토끼와 거북이가 경주를 합니다. 토끼는 거북이와 출발선에 서서 출발 소리를 기다리며 지난번 경주를 떠올립니다.


'열심히 달린 당신 이제 쉬어요!' 토기는 결승선에 도착하기도 전에 너무 빨리 쉴 곳을 찾았습니다. 잠깐 눈을 붙인다는 것이 그만 낮잠을 너무 많이 자버린 것입니다. 아시안 게임에서 결승선에 도착했다 생각해서 승리 세리머니를 해버린 것처럼 어이없는 실수로 승리를 빼앗겼습니다. 샴페인을 너무 터뜨린 겁니다.


2.

MZ 세대에 비유한다면 토끼는 파이어족입니다. 이른 나이에 빨리 성공해서 경제적인 자립을 통해 자유시간을 더 많이 가지려고 파이어족과 같습니다. 지금 시대는 흙수저가 금수저 되기, 개천에서 용 나기가 어려운 시대입니다. 빈익빈 부익부는 점점 격차를 벌리고, 집 없는 사람이 집 한 채를 가지려면 평균 월급으로는 10년 이상 저금해야 합니다.


수입에 비해 물가와 부동산시세는 배로 증가합니다. 그러니 이런 상황에서 성실해라, 열심히 살아라,는 어른의 충고는 젊은이에게 꼰대 잔소리로 들릴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일찍 경제적 자립을 하거나 그것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재빠르게 욜로족으로 사는 것을 선택합니다. 막연한 미래를 꿈꾸고 희생하느니 현재를 즐기고 충실하겠다는 것입니다. 


시대의 변화 속에 정답은 없습니다. 비교는 끝이 없습니다. 각자 환경에 맞게끔 사는 것이 답입니다. 그들이 처한 환경에서 벗어나려고 애쓰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제도와 통제의 한계를 느끼고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시대를 탓할 뿐입니다.           


3.

출발선에서부터 도착선까지 거리를 확인하고 토끼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달렸으면 어땠을까요? 토끼는 충분히 빠르니까 서두르지 않아도 자만하지 않아도 승리는 따놓은 것이었을 텐데요. 토끼의 문제는 규칙성과 룰이 깨진 데 있습니다. 토끼와 거북이 시절에는 토끼는 절대 거북이에게 속도면에서 밀리지 않았습니다. 꾀도 있고 몸도 빠릅니다. 두뇌와 체력이 다 되는 겁니다. 경쟁할 만한 거죠. 모두가 탐을 낼 만한 경주묘가 될 수 있었습니다.     


4.

나는 20대 내 꿈이 대학을 졸업하면 돈을 많이 벌어 40대에 은퇴하고 작가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40대가 되었을 때, 경제적인 여유는 어려웠고 무엇보다 그 나이에 은퇴는 너무 이르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꿈은 그대로 꿈을 이루는 시기를 10년 뒤로 미루었습니다. 


현재와 미래, 유기적 대비를 위해 시간 디자인이 필수입니다. 시간 디자인으로 삶을 바라보는 방향 전환이 필요한 시대죠. 나는 최근 미라클 모닝 아니고 퇴근 후 갓생 살기. N잡러 말고 에디톨콜로지스트로서 삶의 방향을 전환하였습니다. 직업과 시간에 대한 고정적인 정체된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5.

본업과 부업의 경계가 무너진 요즘, N잡러, 엔터테인먼트, 부케는 시대적인 유행이고 트렌드가 되었습니다.

한우물을 파지 못하는 사람은 끈기 없고 변덕스럽다는 지적은 옛말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다방면에 재능 있는 자를 능력자로 인정하는 사회입니다. 고집스럽게 한 우물만 파는 장인정신으로 달인은 될 수 있지만 그 이상 나아가지 못합니다. 흔히 말해 장인이나 달인이 부자가 되지는 않습니다. 우리의 사고와 아이디어는 단순 노동이 아니라 확장하는 시스템을 작동시켜야 합니다. 개인의 창조 정신과 기술 협업이 활용되어야 합니다. 


이것저것 해보려는 안간힘을 쓰는 그들이 있다면 칭찬해야 합니다. 살고자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짠하기에 그들에게 무한 격려를 보냅니다. 토끼가 결승선에 도착하기 전에 낮잠을 잤다고 그래서 경주에서 졌다고 탓해서는 안됩니다. 아시안 게임에서 결승선을 밟기 전에 세리머니를 했다고 그래서 금메달을 놓친 거라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그들의 결승선을 끊지 못해서 가장 안타까운 사람들 본인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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