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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선하 Nov 04. 2023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 파트릭 모디아노

혼독함공_독서일지


�함께해 #잃어버린세계를찾아서

�한줄질문 #나의 과거, 현재, 미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있나?     

�한줄생각

내가 처음 들어본 작가, 그 작가의 책. 첫 페이지를 펼치고 마지막 페이지를 덮기까지 방광이 터지는 고통을 참았다. 중간에 흐름을 깨트릴 수 없었고, 읽는 동안 뭐지? 뭐야? 머리를 긁적이며 읽었다, 지금 이 책이 나에게 무슨 짓을 하는 건가?


✍✍

친구가 쪽지를 보냈다. 뜬금없는 메모는 텍스트로도 내 상황으로 빗대도 이해할 수 없었다. 끝을 봐야겠다 싶은 마음에 인물을 정리하고 문장에 밑줄을 치고 앞 장을 다시 읽고 친구가 보낸 문장을 찾아 헤맸다.     

✍✍✍

찾았다. 나를 #닮았다. 내가 보인다. 그래서 내 생각이 났구나. 아... 내가 이 책에서 찾은 단어들이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과거는 중요해, 그 여자가 울고 있다, 였다   

       

���책소개말


�9 나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날 저녁 어느 카페의 테라스에서 나는 한낱 환한 실루엣에 지나지 않았다. 나는 비가 멈추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위트와 헤어지는 순간부터 소나기가 쏟아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52 친애하는 기, 당신의 편지 잘 받았습니다. 이곳은 하루하루가 똑같은 모습으로 흘러갑니다. 아름다운 도시랍니다. 당신이 나를 찾았고 이곳으로 오면 좋겠습니다. 신기하게도 나는 거리를 가다가 우연히 30년이나 못 보았던 사람이라든가 죽은 줄 알고 있었던 사람들과 만나곤 합니다.     


�75 그들은 어느 날 무無로부터 문득 나타났다가 반짝 빛을 바라다가 다시 無로 돌아가 버린다. 미美의 #여왕들, 멋쟁이 바람둥이들, 나비들. 그들 대부분은 심지어 살아있는 동안에도 결국 결코 단단해지지 못할 수준 만큼의 밀도조차 지니지 못했다.     


�120 아무리 보아도 사람들은 벽으로 가려진 삶을 살고 있고 그들의 친구들은 서로 알지 못하는 모양이다. 유감스러운 일이다.     


�130 그들이 지나간 뒤에도 무엇인가 계속 진동하고 있는 것이다. 점점 더 약해져 가는 어떤 파동을 주의하여 귀를 기울이면, 포착할 수 있는 어떤 파동이, 따지고 보면 나는 한 번도 그 #페드로 맥케부아였던 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었다. 그러나 그 파동들이. 때로는 먼 곳에서 때로는 더 세게 나를 뚫고 지나갔었다. 그러나 차츰차츰 허공을 떠돌고 있던 그 모든 메아리들이 결정체를 이룬 것이다. 그것이 바로 나였다.     


�190 나는 오늘 보석상으로 들어갔다. 그날은 드니지 생일이었다. 나는 분위기를 위하여 반지 하나를 샀다. 내가 그 상점을 떠날 때도 눈은 여전히 내리고 있었다. 나는 드니즈가 약속장소에 오지 않을까 봐 겁이 났고, 이 도시 안에서 발걸음을 서둘러 걷고 있는 그 모든 그림자 같은 사람들 속에서 우리가 서로 길을 잃은 채 헤매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203 “프레드는 네가 페드로 맥케부아가 아니라고 말했어. 그리고 너한테 가짜 신분증을 만들어준 것은 루비였다고 말이야.”

“내 진짜 이름? 나도 그걸 알았으면 좋겠어!”     


�262 나는 결국 그를 찾아내고야 말 것이다. 그리고 나는 마지막 시도를 해볼 필요가 있었다. 즉 로마에 있는 나의 옛 주소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 2번지에 가볼 필요가 있었다.     

저녁 어둠이 내렸다.     

나는 우리들의 사진들을 주머니에서 꺼냈다. 그 사진들 속에는 어린 시절에 게이 오를로프에 사진도 있었다. 나는 그때까지 그 여자가 울고 있다는 것을 알아보지 못했었다.     

잠시동안, 나의 생각은 함수호로부터 멀리 세계에 다른 끝 오랜 옛날에 그 사진을 찍었던 러시아의 남쪽 어느 휴양지로 나를 실어갔다. 한 어린 소녀가 #황혼녘에 그녀의 어머니와 함께 해변에서 돌아온다. 그 아이는 아무것도 아닌 일로 계속해서 더 놀고 싶었기 때문에 울고 있다. 그 소녀는 멀어져 간다. 그녀는 벌써 길모퉁이를 돌아갔다. 그런데 우리들의 삶 또한 그 어린아이의 슬픔과 마찬가지로 #저녁 속으로 빨리 지워져 버리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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