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그런사람없다 #합리적핑계 #자유적의지 #그래서와그럼에도
“내가 원래 그래. 사람 많은 곳은 불편해서.”
모임에 참석하지 않는 이유가 사람이 많은 곳을 싫어하는 성격이라서 그렇다 합니다. 그래서 몇몇이 모이는 곳에만 가고, 가서도 말없이 듣고만 있다가 온다고. 그렇다고 하니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함께 간 콘서트에서 그녀의 실체를 봤지요. 야광봉을 흔들며 급기야 무대 앞으로 전진하는 그 적극성과 열광성은 어디서 나온 것인지. 수줍고 내성적이고 부끄럼쟁이 그 친구는 어디로 간 걸까요?
“하마터면 못 나올 뻔 했어요. 저녁 회의가 잡혀서.”
러닝에 결석할 뻔한 이유가 바빠서였습니다. 제가 또 나올까 생각했던 그 자리에 짠~ 하고 나타났습니다. 제가 너무 일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쉬엄쉬엄 하라고 격려합니다. 그래도 시간 내서 나오니 좋네요, 반갑게 맞이해줍니다. 시간이 없지만 없는 시간을 쪼개 짬을 냈습니다. 밥 한 끼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할 만큼 진짜 바빴습니다. 늦은 저녁 급하게 회의도 잡혔습니다. 운동 한 시간 대신 그냥 좀 쉴까 했습니다. 그러나 일상에서 가장 놓치고 있는 것이 운동이었습니다. 지금 나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운동이고, 그래서 러닝하러 갑천으로 갔습니다.
그래서, 라는 합리적인 이유로 하고 싶지 않은 것을 하지 않을 의지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것을 기어이 해보려는 의지도 있습니다. 선택과 자유 그 몫은 우리의 자유입니다.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고 싶은 것을 할 자유를 선택합니다. 내 의지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