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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에서 '독일어'를 사용하는 이유?

파견 예정 교환학생's 오스트리아 공부

by 민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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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도 독일어를 사용합니다. 실제로 오스트리아에 현재 거주하는 이들의 과반수가 독일계라고 합니다. 아, 물론 오스트리아의 사람들이 영어를 잘 구사한다고들 이야기 하지만 통용되는 언어는 독어이죠.


그렇다면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왜 오스트리아어라고 하지 않고 독일어라고 할까요?


마치 영국이 아메리카 대륙을 정복하고 미국을 건국해 영어를 사용한 것 처럼, 독일인이 오스트리아를 정복하고 자기네 언어를 썼다면 이해가 될 것 입니다. 하지만, 역사상 오스트리아와 독일은 통일된 나라였던 적이 없습니다.(히틀러 치하는 비정상적인 상황이었으니 예외로 할 수 있지요.) 그러면 오스트리아인 입장에서는 왜 자국의 언어를 오스트리아어라고 부르지 않고 타국의 이름을 붙여 독일어라고 부를까요?

image.png?type=w1 출처: 구글 검색

고전 지도를 보면, 프랑크푸르트 등 지금의 독일, 잘츠부르크와 빈 등 지금의 오스트리아가 같은 영토 안에 묶여있습니다. 이를 동프랑크 왕국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고대로마제국에서 라인강 동편의 이 지역들을 라틴어로 게르마니아 마그나(Germania Magna)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지역에 사는 원주민은 라틴어를 하지 못하고 자기들끼리의 언어를 사용하는데, 고대로마에서는 이 집단을 Theodiscus라고 불렀고, 라틴어 Theodiscus가 도이치(Deutsch)의 어원이라 합니다.


사실 게르만족이 사는 곳이라 하여 게르마니아 마그나라고 하기는 했지만 작센족, 슈바벤족, 프랑켄족, 바이에른족 등 엄밀히 말하면 서로 다른 민족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들간에 언어의 방언 차이가 존재하지만 대략 의사소통은 가능한 정도였다하니 로마의 시선에서는 말이 통하지 않는 이방인들을 게르만족이라고 뭉뚱그려 받아들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훗날 카롤루스 대제에 의해 프랑크 왕국이 융성하고 게르마니아 마그나로 영토를 넓힙니다. 이 지역에 살던 게르만족을 점령하고, 이교도인 그들에게 기독교를 전파하며 통일된 문화를 주입합니다. 그러다 프랑크 왕국이 셋으로 나뉘고 동프랑크 왕국은 아예 게르마니아 마그나(라인강 동편)에 터를 잡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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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구글 검색


프랑크 왕국이 분열된 뒤 동프랑크 왕국을 맡은 루트비히 독일왕이 죽고 작센족 출신의 하인리히 1세가 국왕이 됩니다. 이제 동프랑크 왕국은 카롤루스 대제의 카롤링어 왕조의 핏줄과 단절되고, 게르마니아 마그나에 정착한 게르만족의 왕조가 열렸습니다. 하인리히 1세는 크베들린부르크(Quedlinburg)에 성을 쌓고 동방으로 영토를 넓힙니다. 국호를 Regnum Teutonicum이라고 고칩니다. "Theodiscus의 왕국"이라는 뜻으로 해석가능하다 합니다. Theodiscus는 도이치의 어원인 것과 비슷하게, 이 이름은 독일왕국이라고 번역가능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곧 독일왕국은 교황청으로부터 로마제국의 계승자라는 인정을 받고 국왕도 황제가 됩니다. 이때부터 신성로마제국(Heiliges Römisches Reich)이 시작되고, 공식적으로 도이치(독일)라는 국호를 사용하는 나라는 없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독일왕국은 10세기에 불과 44년 정도 존속했던 나라이지만 신성로마제국에서도 "도이치"라는 개념이 남아있었던 이유는, "도이치"가 결국 Theodiscus라고 불리었던, 서로 통하는 언어를 가진 집단을 나타내는 것이었기에 그들 모두가 "도이치"라는 개념 하에 종속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죽 작센도, 프로이센도, 바이에른도, 뷔르템베르크도, 헤센도, 팔츠도, 오스트리아도, 각각의 국가를 세우고 독자적인 문화를 가지고 있었지만 "도이치"라는 개념에 함께 묶여있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1871년 통일된 제국이 출범합니다. 그들은 "도이치 제국", 즉 독일제국(Deutsches Kaiserreich)이라고 이름을 정합니다. 여기서부터 오늘날의 독일(Deutschland)까지 연결되는 역사를 가집니다. 그러나 독일제국 출범 당시 오스트리아는 통일에서 제외되고 독자적인 길을 걷게 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스트리아 역시 "도이치"라는 관념하에 존재한 국가였으니 그들의 언어가 "도이치"라고 이야기하는 것에 전혀 어색함이 없습니다.


Austria_Hallstatt1.jpg?type=w1200 출처: 구글 검색

우리는 "독일어"라고 하면 당연히 "독일의 언어"라고 생각하니까 "왜 오스트리아가 독일의 언어를 사용하지?" 하는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그러나 정리하자면, 엄밀히 말해 "독일어(도이치)"는 게르마니아 마그나라 불린 지역에 거주한 게르만족의 언어를 뜻하는 것이고 따라서 오스트리아 역시 "독일어(도이치)"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오스트리아는 그들의 언어를 "오스트리아의 도이치(Österreichisches Deutsch)"라고 이야기합니다.


조금 더 깊게 들어가자면, 사실 우리가 Deutschland를 독일이라고 부르는 자체가 잘못된 출발이라는 해석이 있다고 합니다. 이름을 이렇게 정해버리니 "도이치"와 "도이치란트"를 구분할 수 없게 되면서 독일과 오스트리아의 관계가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왜 도이치란트라는 이름을 놔두고 독일이라고 적을까요? 도이치란트를 발음할 수 없었던 일본에서 "도이쓰(独逸; ドイツ)"라고 적은 것을 그대로 들여와 독일(獨逸)이라고 불렀습니다. 해방 후 "도이칠란트"라고 적자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국민의 언어 생활에 정착되지 못하고 독일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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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 내용 *

https://reisende.tistory.com/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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