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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퀸스드림 Dec 11. 2021

결혼 준비를 어떻게하면 좋을지 고민 될 때 읽어보렴.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은 스.드.메가 아니다.

골드미스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두 편을 쓰다 보니 공감해 주시는 분들도 많이 생기고, 또 다른 고민으로 엄마에게 댓글을 주시는 분들이 계시는구나. 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글을 썼다는 게 엄마도 참 감사하다.



나중에 우리 딸이 크면 결혼에 대해서 생각할 것이고, 그때 가서는 엄마도 어떻게 생각이 바뀔지도 모르니 지금의 생각을 정리해 보도록 할게. 아마 30년 뒤에는 엄마도 요즘 말하는 꼰대가 되어 있을지도 모르겠고, 결혼한 지 40년이 되는 사람이라 지금 하는 질문들에 대한 답변이 가물가물할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잊지 않기 위해 지금 가장 생생할 때 적어 놓는 게 좋을 것 같아.







우선 먼저 네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엄마는 축하를 해 주고 싶구나.



드디어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구나!!! 인생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만난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축하한다!!! 거봐~ 엄마는 그럴 줄 알았어! 네가 좋은 사람을 만날 것이라고!!! 분명 엄마가 바라는 사위의 이상형과 네가 바라는 남편의 이상형이 전혀 다르겠지만~ ^^ 엄마는 너의 선택을 존중한단다.



엄마는 하도 늦게 결혼해서 외할머니가 “바지만 입어도 찬성한다!!!” 하셨지. 그만큼 아무것도 안 보고 내 딸만 데려가 준다면 두 팔 벌려 환영한다는 말까지 했었단다. 물론 장난 섞인 말이긴 하겠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그렇게까지 딸을 보내시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



암튼! 엄마는 네게 절대로 그런 소리 안 할 거다!!! 안 했지?? 안 했을 거야!!! 그럼.. 그럼... (엄마가 그런 소리 들었을 때 썩 기분이 좋지 않았거든. 암... 암... 우리 딸이 어떤 딸인데... 그런 싼값에 보낼 수는 없지!!! ^^)







결혼 준비를 하는 네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단다. 먼저 엄마 말이 좀 강하더라도 이해해주길 바래. 이 부분은 강하게라도 꼭 이야기하고 싶거든. 그만큼 중요하니까 말이야.



결혼 준비를 하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스. 드. 메라고 한다. 스튜디오, 드레스, 메이크업의 줄 인 말로 요즘에는 이것을 세트로 해서 판매하기도 하지. 예식장을 잡고 스. 드, 메를 준비하면 결혼 준비의 반은 끝난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자들이 결혼할 때 스, 드, 메를 놓고 한참을 고민하고, 주변인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 결혼 전부터 웨딩 잡지를 보면서 연구까지 한다.



하지만 스, 드, 메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포대기다. 포대기는 아이와 애착 육아를 할 때 필요한 것으로 요즘에는 오히려 외국에서 더 인기 있는 제품이라고 하더라. 다리가 휜다고 해서 젊은 엄마들에게 한동안 인기 없는 제품이었지만, 아이를 등에 없고 양 팔을 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육아가 편해지는지 몰라.



암튼!! 그건 둘째 치고 엄마가 말하는 포대기는 좀 달라. ‘기하지 않고 신할 수 없는 회를 만드는 사람들’의 약자로 엄마가 만든 말이긴 하지만 (^^"), 그렇게 하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사랑해야 하고, 자존감 및 자신감이 형성되어 있어야 한다. 결혼 전에는 그렇게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아끼던 사람들이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자존감은 저 바닥으로 내려갔고, 자신감 결핍으로 뭔가를 시작하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주변의 엄마들만 봐도 그렇다. 결혼 전에는 정말로 잘나가는 대기업의 사원으로 멋지게 일하면서 자신도 잘 가꾸는 그런 사람이었다. 하지만 결혼 후 아이를 낳고, 육아에 전념하면서 그녀는 점점 자신의 능력을 잃어가고 있었어. 그 회사에 들어가기 위하여 비싼 과외까지 받으면서 공부했던 그녀다. 첫째를 낳을 때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둘째를 낳으면서 점점 그 기간이 길어지니 이제는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겠어.”라며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아지더라.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나의 이야기는 아닐 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곧 이 글을 읽는 너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일을 좋아해서 아이 낳기 바로 전날까지 회사를 다녔던 나도 내가 경력단절 여성이 될지는 꿈에도 생각해 보지 못한 일이었단다.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지. 그렇기 때문에 미리 알아야 한다. 너도, 이 글을 읽는 다른 여성들도 그렇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 그리고 더 불행한 이야기를 한다면 그렇게 될 확률이 더 크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결혼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면 우리는 결혼에 관해서도 공부를 해야 해. 최소한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결혼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가 생각하는 장밋빛 미래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이 사람하고 결혼만 한다면 내 인생은 확 달라질 거야 하는 신데렐라는 없겠지만, 때로는 우리는 내 삶과 싸워야하는 뮬란이 될 수도 있단다.



신데렐라의 유리 구두는 전략이었다. 왕자와 결혼하기 위한... 결혼할 때 그런 전략을 펼쳤던 그녀들도 막상 결혼생활에 있어서는 그런 전략이 하나도 없더라. 그렇다면 너는 위와 같은 사례가 될 확률이 더더욱 크다. 요즘 의료기술이 워낙 좋아지고 사람의 생명이 길어진 만큼 너의 결혼생활도 최소 그 사람과 50년 이상이 될 것이야. 그런데 어떻게 결혼생활에 대한 전략 없이 결혼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런 사람들의 용기가 정말로 대단한 것 같다.





결혼이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결혼하게 되면 결혼생활이 인생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것 같구나.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결혼하게 되면 중요한 것이 돼 버린단다. “이 사람이랑 결혼해도 지금처럼 내가 하고 싶은 거 다하면서 살 수 있어!”라며 장담하지 말자꾸나. 그렇게 말했던 사람들이 지금 아무 말 하지도 못하고, 땅을 치며 후회하는 수도 있단다.



이건 나의 이야기다. 나 또한 그랬단다. 늦은 결혼으로 늦게 만난 사람이기 때문에 이 사람의 조건이라든지, 역량을 보고 사람을 평가했던 것은 아니었단다. ‘그냥 이 정도면 내가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해서 적어도 막지는 않을 거야. 서포트는 못할망정 하지 말라는 이야기는 하지 않겠지’라는 기대가 내심 있었단다. 하지만 기대는 기대일 뿐이다. 그때 누군가가 내게 이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던 것에 대한 원망뿐이다.



‘네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못할 수 있어.’라는 말은 겁주기 위한 말이 아니란다. 현실 100%의 말이다. 지금 와서 보니 똑똑한 여성들이 잘 사는 것이 아닌 것 같더구나. 현명한 여성들이 훨씬 더 잘 사는 것 같더라. 똑똑하게 버티고 있는 것보다 현명하게 구부러질 줄 아는 여성들이 훨씬 더 잘 산다. 결혼! 공부해야 한다. 어떻게 하면 더 잘 살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하고, 고민해야 한다.



네가 지금 천직이라고 생각하는 그 일. 하지 못하게 될 확률이 더 크다. ‘나는 아이를 낳아도 누군가에게 맡기고 다시 일할 거야!’라고 생각했던 사람들. 그럴 수 없는 환경이 더 많다는 것을 미리 알려주고 싶구나. 그리고 아이를 낳으면 내 마음 또한 변할 수도 있단다. 아이가 너무 예쁘다 보니 아이를 맡기는 돈과 나의 월급이 차이가 나지 않을 때 더더욱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단다. 고생은 고생대로 하면서 아이는 아이대로 엄마 손이 아닌 다른 이의 손에 맡겨지게 될 때, 아마도 네가 그 일을 포기하게 될 확률은 더욱 크단다.



미혼일 때 네가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결혼한 친구나 언니의 모습이 너의 모습이 될 수 있단다. 결혼하면 왜 다 게을러지는 거야! 라며 화장도 안 하고 나온 친구에게 한마디 했던 나의 모습이 떠오르더구나. 하지만 어느 날 유모차를 끌고 가다 쇼윈도에 비친 나의 모습을 보며 놀랐던 때가 있었다. 내가 그렇게 게으르다 했던 친구의 모습, 언니의 모습이 바로 내 모습인 것이다. 정말 이 정도는 애교다.



육아로 일을 그만두게 된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2년 정도 육아를 하고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게 되면 나도 다시 내 일을 하게 될 거라 호언장담했었다. 하지만 내 조건에 맞는 회사는 없더구나. 그리고도 한참을 방황했었단다. 미리 이런 사실을 알았더라면 그래도 좀 낫지 않았을까? 아무것도 모르고 당하는 것보다 알고 당하는 것이 그나마 낫지 않을까가 엄마 생각이다. 아무도 나에게 네가 생각하는 장밋빛 미래는 없다고 말해주지 않았다. 나 또한 결혼하면 둘이서 혹은 셋이서 알콩달콩 사는 그런 모습만 상상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준비하라는 것이고, 그래서 공부하라는 것이다. 인생에 대해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고 삶에 대해서도 생각해 놓으라는 것이다. 네가 지금 스. 드. 메 때문에 고민이라면, 그것보다 더 중요한 너의 인생에 대해서 그만큼 고민해 봤냐고 묻고 싶다. 스. 드. 메는 순간이지만, 너의 결혼생활은 평생이다. 그래도 공부 안 할래?





딸아, 결혼하기 전에 꼭 너의 인생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렴. 포기하지 않고 대신할 수 없는 기회를 만드는 건 너 하기 나름이란다. 엄마가 오랜 시간 동안 많은 아픔을 겪었기 때문에 이런 여성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고, 그런 여성들과 함께 6년 차 모임을 함께 하다 보니 여성들이 스. 드. 메로 고민하는 시간에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고민해 봤으면 하는 마음에 길게 이야기를 해봤단다.



아마 네가 이 편지를 읽을 때쯤이면 너는 결혼에 대한 준비 때문에 이 말들이 귀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단다. 엄마의 말이 잔소리라고 여겨지기 전에 한 번쯤 읽어봐 주길 바래.



그리고 다시 한 번 너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30년 후, 엄마가 이 세상에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만약 엄마가 저 하늘에 있다 하더라도 너에게 이 이야기는 꼭 해주고 싶구나.






너는 엄마의 최고의 딸이란다.

네 덕분에 엄마는 엄마라는 타이틀로 사는 게 행복했어.

다시 태어나도 세인이의 엄마이고 싶어.

그만큼 너를 진심으로 사랑해.

너를 엄마 딸로 태어나게 해 주신 하나님께 엄마는 큰 축복을 받은 거라 생각해.



너 또한 누군가의 아내로, 누군가의 엄마로 살아가겠지.

엄마가 오지랖으로 너에게 30년 전에 이렇게 잔소리를 적어놓지만, 분명 너는 엄마보다 더 잘해낼 거야. 

엄마는 너를 믿어. 네가 생각하는 것이 틀리지 않고, 너는 충분히 숙고하는 아이니까, 

네 생각대로 밀고 나가렴. 엄마는 늘 너를 지지하고 응원한단다.

엄마 딸로 태어나줘서 고마워!




네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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