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 두 개만 빼고 살아라.

정말 행복해지고 싶다면

by 퀸스드림

나는 갑질은 아니지만, 사람들에게 완벽한 모습을 보이려고 했고 남들에게도 그런 모습을 요구했다. 내가 우습게 보이는 게 싫었다. 그래서 남들 앞에서 더욱 실수하지 않으려고 했고 멀쩡한 척, 좋은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었다. 그런 나의 모습을 보고 사장님은 “네 머리에서 나사 2개만 빼고 살아라” 하셨다. 세상을 너무 진지하게 살면 네 삶이 진지해진다며 재미있고 즐기게 살려면 흐트러진 모습도 필요하다 하셨다.



특히나 요즘 세상에 맞춰서 살려면 더더욱 그랬다. 나 혼자 정색하며 살기에는 너무나도 외로운 세상이다. 무슨 무슨 척하면서 보내봤자 실속으로 남는 건 하나도 없다. 나의 약한 모습, 부족한 모습, 때로는 어리숙한 모습을 보여줘야 상대도 나의 인간적인 모습에 마음을 놓고 진실된 모습으로 마주하게 된다.






육아를 하면서 나는 거기서도 잘 있는 척을 했다. 산후우울증이 있었지만 그것은 나약한 사람이나 걸리는 것이라며 나는 끝까지 부정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에게 나는 육아를 엄청 즐기고 있고, 지금 나의 이 시간들은 신이 주신 선물이라며 즐길 거라 했다. 물론 사람들 앞에서는 그렇게 했다. 그런데 그러고 집으로 돌아가면 너무나도 공허하고 허전했다. 채워지지 않는 나의 마음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몰라했다.



내 앞에서 산후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은 울면서라도 자신의 응어리를 풀었지만 나는 그 사람 앞에서 “실은 나도 그래”라는 말을 못 했다. 오히려 그랬으면 그 사람에게 더 위로가 되었을 텐데, 그때는 쓸데없는 조언만 날렸던 것 같다. 내 우울증에 그 사람 우울증까지 더해져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늘 무거운 발걸음이었다. 그 앞에서 무슨 체면이 그렇게 중요했을까? 나의 나약한 모습을 좀 보이면 어때서... 뭐가 그렇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었는지... 만약 지금의 나라면 그때의 나에게 가서 꼭 안아주면서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너무 괜찮은 척하지 않아도 괜찮아. 너는 분명히 다시 행복해지니까.”



무엇이 두려웠는지 모르겠다. 아마 다시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는 불안감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을 것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예전의 내 모습은 강한 모습을 보인 것이 아니라, 나약한 나 자신을 인정하기 싫어하는 나를 가면 속에 숨긴 모습이었던 것 같다.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지 못했다. 그랬기 때문에 꾸미려고 했었고, 완벽을 추구했었던 것 같다. 빈틈이 많은 사람일수록 그렇게 행동한다는 것을 알았다.






육아를 하는 동안 정말로 많은 책을 읽었다.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몰라서 우선 나부터 채워야겠다는 생각에 책을 집어 든 것이다. 그때 서점에서 한참 유행했던 것이 ‘나 찾기 운동’이었다. 그런데 그 말들이 내 마음속에 쏙쏙 들어왔다. 자존감이 강했던 나였는데, 아이 낳고 자존감이 없어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해 보면 나는 아이 낳기 전부터 자존감이 약했던 사람이었다. 스스로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했기에 완벽을 추구했던 것이다. 세상에 완벽이라는 것은 없는데 말이다. 그래서 실수를 할 때마다 다른 사람이 뭐라고 하는 것보다 내가 나 자신에게 심하게 실망했었던 것 같다.



육아를 하면서 완벽에 대한 환상이 완전히 깨졌다. 내가 완벽하려고 해도 완벽해질 수 없는 게 육아와 삶이라는 것을 겪어보니 알겠다. 예측할 수 없는 많은 일들이 나를 자꾸 깨지게 했다. 완벽을 정해놓으면 삶은 이분법으로밖에 나눠지지 않는다. 성공 아니면 실패이다. 성공할 확률이 높지 않기 때문에 내 인생은 계속 실패할 확률이 더 커지고 내 삶은 우울해진다.



내가 그 수렁에서 나 올 수 있었던 것은 나약한 내 모습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불안한 내 모습을 인정하기까지 정말로 수없이 깨졌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사람들 앞에서 발표했다. 그런데 희한한 건 그렇게 하면 정말 부끄러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만 이런 것이 아니 구나를 알게 되니 지금 이대로도 괜찮구나 하며 스스로 위로하게 되었다.






완벽이라는 것을 포기하면 삶은 너무나도 풍요롭고 행복하다. 실수를 하거나 실패를 해도 웃을 수 있다. 인생이라는 것이 내가 계획한 대로 혹은 생각한 대로 되는 것 같지만, 실제로 보면 계획대로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슬픔이 슬픔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슬픔이 기쁨을 불러올 수가 있고, 내가 겪었던 실패 덕분에 새로운 길을 걸을 수도 있다.



그렇게 내 삶에 나사 두 개만큼의 여유를 두게 되면 삶은 내 생각보다 훨씬 더 괜찮게 느껴진다. 내 머릿속에 나사 2개만 빼고 살면 삶이 흔들 거릴것 같지만, 살짝 흔들리는 게 유연성이 생기기도 한다. 삐거덕 거리는 소리가 들리는 건 나에게만 들리는 것이지 실은 아무도 모른다.



행복은 완벽에 있지 않다. 완벽하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내가 행복하니 그 모습 자체가 완벽이었다. 행복은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인정하고, 내가 나를 사랑할 때 다가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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