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후 딸에게 보내는 편지
엄마에게 사랑하는 법을 알게 해 준 소중한 나의 딸.
안녕? 엄마야.
지금 너는 7살이고 엄마는 엄마라는 타이틀을 단지 7년이 되었단다. 엄마가 지금 너랑 언니들 (9살 조카들)과 함께 매주 일요일마다 글쓰기를 하고 있는 거 네가 기억할까 모르겠다.
이왕이면 독후감 대회 등을 목표로 해서 해보는 것도 재미있겠다 싶어서 엄마가 찾아봤는데, "30년 후의 내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걸로 초등학생 글쓰기 대회가 있더라고. 아직 7살 9살인 너희들에게 함께 써보자고 했더니
"애가 없는데 어떻게 편지를 써요!!!"라는 너희들의 모습이 정말 귀여웠단다.
"상상해서 한번 해봐!"라는 엄마의 말에 상상조차 힘들어하는 너희들을 보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도 들더라.
엄마도 그랬어. 엄마도 엄마가 결혼한다는 것도, 아이를 낳아서 양육한다는 것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었으니까.. 그런데 그 상상하지도 못했던 일들을 엄마가 하고 있더구나.
그래서 엄마가 한번 써보려고 해.
30년 후 나의 딸들에게.. 37살. 39살이 되어있을 너희들을 상상하면서 엄마가 써보려고... 그때 돼서 이야기하면 잔소리한다고 할까 봐, 미리 30년 전에 쓴다!!
엄마도 잔소리하기 싫거든.
너희들과는 잔소리보다도 어른대 어른으로 서로가 존중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싶은데,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우선 엄마가 그때까지 살 수 있을지... 이것도 보장된 일이 아니기 때문에 모르겠고, 엄마도 평범한 엄마이기 때문에 딸을 위한답시고 하는 말을 네가 잔소리로 받아들여 흘려 넘길 수도 있기 때문에 이렇게 글로 남겨두면 좋을 것 같아.
그리고 엄마 나이쯤 되니까 결혼 소식보다 병원 입원 소식 + 장례식 소식이 빈번히 들리는구나. 상상도 하긴 싫지만 정말 인간의 삶과 죽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엄마 뜻대로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조금 이르긴 하지만 죽음에 대한 작은 준비로서 네게 하고픈 말을 남기고 싶기도 해. 언제까지 쓰게 될지. 얼마만큼 쓰게 될지는 하나님만 아시겠지.
엄마도 삶을 살아가다가 이건 나중에 네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라고 생각되면 그때마다 글로 써보려고 해.
엄마도 엄마의 기억력을 이제는 믿지 못하겠더라. 안 좋은 일은 빨리 잊어버리려고 노력하는 엄마라 그런지, 덕분에 좋을 일도 빨리 잊어버리고, 가끔은 어제 일도 잊어버릴 만큼 그렇게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부지런히 적어놓으마.
30년 뒤 너를 위해...
그리고 30년 뒤 나를 위해...
정말로 우리가 30년 뒤 이 글을 함께 읽게 된다면 그땐 하나님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하자꾸나.
그때까지 살아있어 줘서.. 감사.
그리고 엄마는 이 글들을 믿고 네게 잔소리를 덜 했을 것 같으니 우리 사이가 나쁘지는 않을 것에 대한 감사.
엄마 딸로 태어나 준 것에 대한 감사.
너의 엄마로 잘 살아온 것에 대한 감사
그 외에도 수많은 감사가 있을 것 같아서 감사 파티라도 하자.
분명 이 글을 다시 읽는 날에는
이 글을 쓰는 오늘을 그리워할 거야.
너무 그립지 않도록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볼게.
2020년 12월 4일에
2050년 12월 4일을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