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혼자 있는 것 같은 외로움이 들 때 읽어보렴.

외로움은 극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야

by 퀸스드림

코로나라 유치원도 못 가고 외할머니 댁에서 하루 종일 지내는 너. 요즘 무서운 꿈을 꾸는지 혼자 있기 무서워해서 할머니를 어디 나가지도 못하게 한다며 할머니도 한소리 하시더라. 그 나이 때 느낄 수 있는 지극히 당연한 감정이라 생각이 든다. 엄마도 그랬어. 한동안 무서운 꿈을 꾸는 것 때문에 잠자기가 두려웠던 적도 있었지. 보통 어른들은 “키 크려고 그러는 거야”라고 하는데 진짜인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 딸이 진짜 무서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혼자 있으면 무서워”라고 하는데 혹시 그때 느끼는 외로운 감정이 너를 무섭게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엄마는 가끔 지금도 그런 감정을 느껴. 세상에 혼자 있는 것 같은 외로움. 사람들 사이에서 잘 지내다가도 가끔씩 그런 생각에 스스로를 외로움이라는 감정에 빠트리기도 하는 것 같다.






어제도 엄마는 그런 느낌이 들어서 눈물이 났다. 갑자기 바뀌어버린 법 때문에 누군가는 억울한 사람이 생기는데 그게 내가 될 줄은 몰랐던 것이었지. 그 외로운 싸움을 혼자 한다고 생각하니 갑자기 세상에 혼자 있는 것 같은 외로움이 들더라. 항상 그랬던 것 같아.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도 떨어져 지냈었고, 조부모님과 함께 있다 보니 내가 의지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었어.



늘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하고, 혼자서 해결해 나가야 했던 것들이 너무나도 익숙해진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자신의 일을 잘 해결해 나가는 사람으로 보였겠지만, 어릴 때부터 혼자서 모든 것을 감당하기에는 무척이나 힘들었고, 어려웠었단다. 가끔은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다는 생각도 했는데 그러지 못했어.



이제는 그 외로움에 익숙해진 것도 같은데 가끔씩 이렇게 일이 터질 때 나는 혼자라는 생각에 외로움을 느낀다. 속상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하고 어젯밤에는 왜 이렇게 눈물을 쏟았는지 울다가 어느 샌가 잠이 들었다는 것도 참 웃기기도 하다. 그런 것 보면 엄마는 건강한 사람인가 봐.



아침에 팅팅 부은 눈을 마주하니 어젯밤 일이 다시 생각난다. 가끔은 이렇게 단순한 엄마가 나쁘지는 않는 것 같다. 물론 아침에도 그 여운이 남았지만, 더 이상 엄마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내려놓기로 했다. 그런 결정을 하게 된 건 아이러니하게도 그 지독한 외로움 덕분이었다.






왜 나는 이렇게 눈물을 쏟으며 속상해하는 것일까? 무엇이 나를 극도의 감정으로 밀어 넣는 것일까? 왜 내게 이런 일들이 생겼는지 정말 바닥부터 생각하게 되더라. 나의 화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도 생각해 보니 이 시스템 자체가 잘못된 것이었고, 어떻게 보면 그 사람도 피해자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떻게 하면 이 일들을 해결할 수 있을까? 물론 손해를 1도 안 보려고 하는 그 사람과 타협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그중에서 가장 현명하게 해결하는 방법들을 생각해 보게 되더라. 너무나 속 쓰리고 가슴 아프지만,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라면 빨리 내려놓고 그 열정과 에너지를 다른 곳에 쏟는 게 낫다.



그 외로웠던 시간에 계속 생각하면서 내린 결론이다. 혼자라는 생각은 나를 외롭게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나를 돌아보게 한다. 어쩌면 이런 외로움의 시간이 나를 성숙하게 하고 나 자신과의 사이를 좋게 하는 것 같다.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치면 외로움을 이기는 방법, 외로움을 극복하는 방법이 연관검색어로 나온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아봤다는 증거이기도 하겠지. 엄마도 외로움을 느낄 때면 이기려고 했고, 극복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느끼는 것은 외로움은 극복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외로웠을 때만 할 수 있는 일과 감정이 있다.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는 마음. 나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 그리고 문제의 근본을 생각해 보게 되는 시점이 바로 그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가사를 쓰는 사람들은 일부러 외로운 시간에 자신을 집어넣어서 가사를 쓴다는구나.



세상에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외로움을 느끼니? 분명 그럴 때가 있을 거야. 외로움을 즐기라는 말이 웃기기도 하지만, 이 말을 꼭 해주고 싶구나. 외로움은 극복의 대상으로 삼는 것보다 그 시간을 최대한 이용해 보는 것은 어떻겠니? 나 자신과 친해질 수 있는 그런 시간으로 말이야.



물론 쉽지 않은 일이야.. 엄마도 어젯밤 내내 쓰린 속을 부여안고 가슴 아픈 눈물을 흘렸단다. 만약 외로움의 시간을 잘 보내지 못했더라면 오늘도 똑같이 그러고 있었을 텐데 그나마 빨리 내려놓게 된 것은 그 시간 덕분이었다. 외로움이 네게 쓴 약이 될지, 가슴 아픈 시간으로만 남을지는 너 하기 나름이란다. 진짜 손해가 무엇인지 생각해라. 그리고 최선의 선택을 하렴.



외로움의 시간이 너를 성숙하게 할 것을

기대하는 엄마가



PS. 그렇다고 히키코모리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 일부러 단절하며 살 필요는 없겠지? 건강한 관계가 건강한 삶을 만들어 간다고. 흑... 미안! 또 너무 교과서적인 말을 했구나. 하지만 진짜 필요한 말인 것 같아서 잔소리 같지만 그냥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