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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겨울의 꿈 Aug 16. 2024

위생

<단편소설>

1

어느 좁은 골목 그곳에는 술에 취해 곤드레만드레가 된 꽤 부자동네에서 이름난 레스토랑의 지배인 '파커'씨가 오래된 노래인 어떤 이별에 관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 글을 적는 필자 또한 이 이야기를 아주 옛날에 들어서 무슨 가수가 불렀고 제목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노래자체를 묘사하면 그 노래는 슬픔이 섞인 곡조와 마지막에 울리는 짜릿한 느낌의 감동을 주는 아무튼 그러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그런 노래였다. 아무튼 우리의 주인공 파커 씨는 현재 굉장히 슬픈 상태이다. 그 이유는 평소와 같이 레스토랑 문을 닫고 모든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면서 '내일 쓸 재료들은 미리 준비하고 퇴근하도록!' 하며 마지막 감독을 마치고 집으로 향하던 길. 자신의 아내가 어떤 정부 놈과 바람을 피우는 장면을 보고서는
두 눈이 돌아갈.... 아 믿었던 이에게 당하는 배신이란! 그가 흘리고 있을 눈물이. 그가 얻은 것이라곤 인간에 대한 가련한 슬픔과 그것에 대한 비참한 운명 외에는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아! 인간. 아 인간.
...여기까지만 얘기해도 우리의 주인공이 현재 굉장히 우울해한다는 것을 설명하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는 현재 분노로 속이 뒤집힐 지경이다.
아무리 화가 나도 알코올 따위가 분노를 식혀줄지는 파커 씨 또한 모르는 일이다. 사실 분노의 정도 자체가 다르기에 그리고 그것을 일으킨 원인자체가 꽤 다른 것에 비해 예를 들어 길을 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재수 없게 무릎을 다치거나 또는 바람이 부는 날 나뭇잎 하나가 날아와 눈알을 가격해서 눈물이 찔끔 나오는 것처럼 누군가를 탓해도 자신 아니면 자연을 탓하는-시간이 지나면 어느 정도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그런 사소한 분노의 형태가 있지만 우리의 파커 씨가 겪고 있는 분노는 이와는 다른 것이기에 사실상 무슨 위로의 말도 할 수가 없는 상태이다. 우리의 파커 씨는 오래된 공원으로 지금은 모든 게 낡아 빠져서 아무도 찾지 않는 곳으로. 현재는 주변 주민들이 버리는 쓰레기 더미로 악취가 진동하면서도(지금은 겨울이기에 그나마 덜 하지만) 파커 씨에게는 익숙하면서도 혼자 있기에는 꽤 괜찮은 장소이다. 사실 공원자체가 원하게 넓고. 쉬었다 갈 수 있게 벤치도 몇 개 놓여 있어서. 지금 환경과 건물들로 둘러싸인 풍경만 빼면 나름 조용하고 도심 속에서도 느낄 수 있는 고요한 장소이다. 파커 씨는 휘청거리며 아까 좀 전에 구입한 스카치 한 병을 들고 우울하게 가구와 쓰레기 더미가 쌓여 있는 공터를 바라보며 생각하기 시작한다. '아 젠장! 인생이란 도대체가 무엇일까! 사랑하는 사람 또한-지금까지 믿어왔던 단 한 사람도 결국은 이렇게 배신하는데.'
'망할 년 같으니. 그래 맞아 결혼 따위는 개나 물어가라지!.... 처음부터 이렇게 될 걸 알고 있었잖아? 처음부터 저 놈의 여편네가 가식적인 미소를 띠며 항상 현관 앞에서 날 마중 나왔을 때부터 그때부터 조금씩 무언가 조금씩 모든 것이 한낱 '연기' 같다고 느꼈던 바로 그 느낌을 말이야. 늙으면 어차피 다 추해 질 텐데 왜 내가 결혼을 선택했지? 아! 지금 이런 생각을 한다고 뭔가 잘 풀리는 것도 아니고 상황이 사실은 전부다 내가 오해한 결과처럼 끝나는 것도 아니고.. 사실 모든 게 오해라면 좋겠지만.. 아 비참하구나...!'
그때 갑자기 쓰레기 더미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2
길쭉한 두 개의 실이 쓰레기 봉지 빈틈으로 기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순간 빈틈 사이로 악취가 났고. 그곳에서 웬 바퀴벌레 한 마리가 튀어나왔다. 남자는 술기운에 놀라지 않고 계속 그 광경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그는 작은 벌레 한 마리에. 예전 같았으면 놀랐을 정도로 겁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았다. 지금의 그에게는 벌레에 대한 공포보다는 슬픔에 대한 비참히 더 컸던 모양이었다. 그는 갑자기
결심을 한 듯이 바퀴벌레 앞으로 가기 시작했다.
그는 집게손가락으로 악취가 나는 쓰레기 더미 속으로 손을 푹 집어넣어 바퀴벌레 한 마리를 손가락으로 잡고는 터뜨려 죽이려고 했다. 바퀴벌레는 인간의 손가락 사이에서 살려달라며 양옆으로 축 늘어진 다리들을 흔들기 시작했다. 파커 씨는 엄지손가락을 바퀴벌레의 배에 갔다대면서 이렇게 생각했다.
‘그래 배를 터뜨려 죽여 버리는 거야!’ 하지만 그는 이내 마음이 약해졌다. 그러곤 생각한다. ‘이따위 작은 생명 따위를 없애 버리는 게 뭔 대수라고.’ 파커 씨는 갑자기 초라한 자신에게 화가 나기도 했고 또 미치도록 몰아치는 슬픔에 그만 눈물을 흘리며 바퀴벌레에게 대고 그간의 사정을 모두 이야기했다. 정말 파커 씨 인생 대부분이 마치 필연적으로 어떤 자석에 의해 일어날 일이 일어나듯이 그는 꺼이꺼익 소리를 내며 다른 손바닥으로 눈을 가리며 정말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불쌍하다고 느낄 정도로 서럽게 울기 시작했다.
“정말 비참하기 짝이 없는 이야기군!”
파커 씨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도대체 누구지? 이 밤중에 그의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주위는 낡은 벤치와 공원 밖으로 이어진 곳 옆에 있는 초라한 불빛을 계속 내뿜고 있는 전등 외에는 그 어떠한 것도 없었다.  
“뭘 고개를 돌리는 거야? 지금까지 니 신세한탄을 들은 나에게 이런 태도를 보이는 게 말이 돼?”
파커 씨는 순간 손가락 사이로 기어 나온 정확히는 파커 씨가 놀라는 틈을 타 그의 손등 위로 올라가 정확히 사람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는 바퀴벌레를 보며 화들짝 놀라기 시작했다. “바... 바퀴... 벌”
“그래 그래 나야 나 너. 인간. 신세한탄. 정부 놈. 스카치. 휴가. 작별인사. 아내. 결혼. 인생. 레스토랑 그밖에 등등.”
파커 씨는 순간 자신의 머리가 어떻게 된 것은 아닌지 생각하며 자신의 볼을 꼬집어 보았다.
‘아!’ 이럴 수가 무슨 말도 안 되는... 이건 정말..
바퀴벌레는 두 팔을 사람처럼 팔짱 끼며 서있는 상태로 말했다. “그래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지! 나 바퀴벌레가 아마 최초일 거야!”
남자는 조그마한 바퀴벌레가 지금 자신의 손등 위에서
정확하게 자신을 보고 질문하는 바퀴벌레의 모습에 그저 넉이 나가버렸다. ‘뭐지? 정말 기이하군... 정말.. 그러니깐... 정말 기이한 일이군!’
“어이 이봐 질문을 들으면 대답을 해야지? 나도 보이는 건 이래 보여도 사실 엄연히 말하면 신사 출신이란 말이야.” 남자는 자신의 두 귀를 의심했다.
‘바퀴벌레가 신사출신이라고.? 아 그러니깐.. 일어날 일이 일어난 것은 바로 이런 것인가? 그래 드디어 내가 돌아버린 거야’ 파커 씨는 이왕 미쳤으면 스스로를 ‘신사’라고 부르는 이 바퀴벌레가 하는 이야기를 한번 들어보려고 했다. 일단은 정중하게 '신사'에게 대닥했다.
“그러니깐..... 당신..... 신사라는 말이죠..?”
바퀴벌레는 자신의 말에 처음으로 답해준 인간에게 고마움을 느꼈는지 질문에 다시 한번 대답했다.
“그래! 지금은 초라해 보여도 예전에는 길가면 사람들이 다 알아주던 그런 신사였다고! 여자들이 얼마나 줄을 섰는데. 아! 그날의 추억이여! 나도 과거 레스토랑에서 웨이터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만 해도 웨이터인 나에게 얼마나 많은 처녀들이 그 자리에서 고백했는지!”
파커 씨는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이 녀석은 분명 내 무의식 안에서 만들어진 과거의 나일수도 있어.’
파커 씨가 말했다.
“그래요? 과거 그렇게 유명했단 말이지요? 험. 그런데 지금 신세는 왜 이 모양 이 꼴이지요?”
바퀴벌레는 눈썹 같은 더듬이를 한쪽은 내리고 다른 한쪽은 위로 올리면서 흔히 물음표 형태의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다. “귀하는.. 예절이라는 것도 모릅니까? 아님 지금 이 순간이 여전히 장난처럼 느껴지시는 겁니까?”
파커 씨는 자신의 조롱 섞인 말이 바퀴벌레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내심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아. 우리의 파커 씨! 그는 손님에게 죄송하다고 말하는 것처럼 고개 숙여 사죄했다.
“아.. 예. 실례했습니다.. 그 제가 바퀴벌레와 그러니깐.. 바퀴벌레와 대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지금 현재 가능한지에 대한.. 그러니깐 뭐랄까 지적인 호기심? 에서 그러한 생물학적인 부분에서.. 말이지요. 진화론적인 관점에서는 도저히 바퀴벌레의 입이 그.. 러니깐 사람의 목소리처럼 성대의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기에... 물어본 겁니다.” 바퀴벌레는 콧웃음 치면서 대답했다.
“참 간단히도 말할 수 있는 걸 괜히 길게 설명하는구먼!
걱정 마시요. 난 당신처럼 학문적인 용어 따위는 쓰지 않을 테니. 간단히 말하면 이것은 우리의 조물주가 준 것이요.” 이어서 바퀴벌레의 설명은 이렇다. 자신의 조물주로부터 정확히는 모든 바퀴벌레에게 이 기능을 하나씩 숨겨준 것인데. 그것은 바로 바퀴벌레의 배 부분을 오랫동안 누르고 진심으로 마음을 통한다면 바퀴벌레가 인간의 말을 할 수 있고. 물론 그것은 배 스위치를 누른 상대방만 들리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신사는 인류가 지금까지 이 같은 사실을 몰랐다면서 인간들을 바보 취급했다. 파커 씨는 이 같은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고. 오늘 아주 이상한 일이 여러 일어난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는 익숙하게 오늘의 일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그 과정 또한 모든 것이 변함없이 똑같고 그저 평범하기 그지없는데 어째서인지 오늘은 아주 이상하다.
바퀴벌레가 말한다.
“그래 암튼 당신 이야기를 들어보니 꽤 썩 좋은 이야기는 아닌 것 같군.”
“그렇지요... 맞지요...”
“사실 내가 자네와 같은 처지인 것 같은 느낌을 받는데... 나도 사실은 가정이 있네. 한마디로 나에게는 일자리가 필요하다네.”
파커 씨는 ‘그래 이 친구에게도 나름의 사정이 있지. 그럼 그럼.’ 파커 씨는 이제 이 신사에게 맞춰주기로 했다.
바퀴벌레는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날 자네 레스토랑에 취직시켜주게!”
“아하!  그건 안됩니다” 파커 씨는 자동반사적으로 답한다.
“알고 있네. 이런 꼴로 어떻게 일을 하냐는 말이지? 걱정 말게 내가 요 앞에 있는 어느 골목 상점 노파와 알고 지낸 사이거든. 혹시 알고 있나?”
골목 상점이라. 그 작은 빵집옆 그 골목을 말하는 건가?
그래 그 골목에 작은 잡화점이 있는 걸로 아는데.
그 노파. 참 기분 나쁘게 생겨가지고는 무슨 점쟁이 비슷한 분위기를 풍기는 게 아무리 봐도 사기꾼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았단 말이지. 아무튼 우리 꼬마 친구 이야기나 들어보자고.
“네. 알고 있습니다. 마귀할멈 같은...”
바퀴벌레가 화내기 시작한다.
“마귀할멈이라니! 숙녀분께! 이래 보여도 자기 나라에서는 미녀나 다름없는 분이라고!” 바퀴벌레의 이야기에 따르면 잡화점 노파는 사실 요술마녀로 차원이동 비슷한 것을 통해 이쪽 세계로 넘어온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근거로서 지팡이의 가죽벨트를 매고 말처럼 이히힉 하는 소리를 내면 현재의 차원과 또 다른 차원 사이를 이동하면서 전체의 여러 차원들을 말 그대로 여러 차원을 단숨에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마녀들이 사는 세계에서 그녀는 미녀 중에 미녀라고 한다.
“자! 보라고! ” 바퀴벌레는 자신의 비닐날개의 감춰진 껍데기를 들어 올리더니 거기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들기 시작한다. 파커 씨는 어떻게 그 큰 사진이 바퀴벌레의 등뒤에 숨어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듦과 동시에 사진 속 인물에 보고 깜짝 놀라고 말았다.
“이게... 그 노파란 말이에요..?”
사진 속에는 귀여운 얼굴상에 부드러운 머리칼과 싱싱한 유방을 자랑하듯이 가슴을 살짝 내밀고 턱을 괴고 앉아있는 모습으로 어딘가를 자신감 넘치게 쳐다보는 모습이었다. 바퀴벌레는 남자의 표정에 웃어대기 시작했다.
“나도 처음에는 좀 놀랐지. 그런데 진짜더군! 그 미녀께서 자기 나라로 날 초대하더니 거기서 산더미만큼 쌓여있던 젤리푸딩이나 우리들 바퀴벌레들을 인간의 형상으로 바꾸어 놓아 교향곡과 귀족들이 널린 그 축제분위기 속에서.. 우아한 몸매를 자랑하는 미녀들과 함께... 아!”
“그래 정말 즐거웠지.. 물론 지금은 이런 신세지만!”
파커 씨는 미녀의 모습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그 이유는 사진 속 미녀가 정말인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켜기 때문이다.
우리의 바퀴벌레 신사는 파커 씨의 손에서 사진을 낚아채
그것을 얼른 자신의 소중한 날개 뒤쪽에 감추었다.
얼떨덜한 느낌에 지울 수 없는 감각을 느낀 파커 씨는 그 자리에 서서 멍하니 지금의 상황을 다시 돌아보기 시작했다.
“아무튼! 자네.. 좀 전에 내가 한 말을 기억하고 있는가?
자네 레스토랑에 취직시켜 준다는 말 말이네.”
파커 씨는 침착하게 질문에 답했다.
“아. 물론ㅡ가능은 합니다만. 아 그 당신의 이름이 어떻게 되는지요?” 지금까지 서로의 통성명도 안 한 상태로 이런 질문이 다소 이상하게 여겨지기는 했다.
“없어! 내 이름은 딱히 없다고. 사람들은 날 ‘간섭쟁이 이반 씨’라고 해. 그러니 당신도 날 그저 편안히 이반이라고 하면 될 것 같네.” 파커 씨는 도대체가 바퀴벌레에게 왜 러시아식 이름인 이반이 붙여진 것인지 그리고 앞에 붙인 수식어인 ‘간섭쟁이’는 도대체 왜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물론 딱 지금 같은 상황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된다.
“윌리엄. 이게 제 이름입니다.” 남자는 대답했다.
“좋아! 그러니 이제 통성명도 했으니 날 자네 레스토랑에 취직시켜 줄 수 있는가?” 이반은 자신의 날렵한 두 다리로 벌떡 서있는 자세로 자신감 있게 이야기를 했다.
파커 씨는 이미 술기운이 다 날아간 상태이지만 이제라도 정신을 가다듬고 한번 제대로 생각해 보기 시작했다.
‘그래. 세상 일이랑 알 게 뭐야! 바퀴벌레 따위가 인간으로 변신할 수도 있고. 또 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진짜처럼 느껴지고.. 또 만약.. 에잇! 상관없어! 상관없고 말고 나 이 일을 실행에 욺 기겠어 ’ 파커 씨는 이반 씨에게 정중히 부탁하며 지배인다운 태도로 그에게 다음날부터 나올 것을 말했다. 이반은 대답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이 은혜를 어떻게 해야 할지! 낼 귀하의 레스토랑으로 곧 찾아가도록 하겠습니다.” 이반은 그대로 뒤도 안 돌아보고 쓰레기더미 속으로 파고 들어갔다. 파커 씨에게는 그저 재미난 이야기이며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겨졌다. 그가 겪은 그 모든 것은 한낱 꿈처럼 점점 퍼져나가며 마침내 희미해져 갔다. 그는 그대로 집으로 돌아갔다. 다음날 파커 씨는 이반 씨를 맞이하기 위함일 수도 있고 다른 이유로는 그는 언제나 레스토랑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문을 열어야 했다. 휴무일이 아니라면 말이다.


3
파커 씨는 자신의 레스토랑 오픈시간이 다 되었고 전날 요리를 위한 재료 손질을 손수 확인하고 점검했으며 인원들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아! 이반! 파커 씨는 갑자기 불안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인원체크 부분에서 손에 붙들고 있던 볼펜이 떨리기 시작했다. 파커 씨는 묘한 불안감을 느꼈다. “하나... 둘.. 다섯... 일곱.. 한 명은 어디 있지?”
요리사와 웨이터들은 주위를 둘러보며 수군댔다. 그러자 요리사 무리 중 한 대표가 이야기한다.
“이반 씨가 안 왔네요” 파커 씨는 펜을 떨군다.
“뭐.. 이반 씨라고?”
그때 요리사무리 중 한 명이 허공에 대고 이야기한다.
“아 마침 저기 오네요.” 모두의 시선이 일제히 뒤를 돌아본다. 사람들은 소스라치게 놀란다.
거기에는 웬 거대한 바퀴벨레 한 마리가 사람처럼 서있으며 정장에 나이스한 벨벳의 넥타이를 매고 서있었다. “안녕들 하신가! 형제들!” 사람들은 미쳐 날뛰기 시작했다. “히익! 안돼! 우리 레스토랑에 먹칠을 하는 짓은 안돼! 쥐새끼였으면 태워 죽였지! 아무리 코미디라도 그렇지! 바퀴벌레 따위가 어떻게 레스토랑에서 일해!” 갑자기 울렁거린다. 파커 씨는 이반 씨에게 가까이 가며 이야기한다. “저... 이반 씨.. 아무리 그래도 말입니다. 레스토랑에 바퀴벌레를 취직시켜 준다는 게..
사실... 이제 생각을 해보니 말이 좀 안 되는데.. 요. 아니. 그러니 생각을 좀 해보세요..!”
이반 씨는 그 긴 더듬이를 좌우로 흔들면서 고민했다.
“파커 씨. 당신은 해고예요.”
바퀴벌레는 사람의 형태로 되돌아갔다.
“당신은 아마 미친 게 분명한 것 같소.”
파커 씨는 그대로 집으로 돌아갔다. 아내에게는 말하지 않았다. 자신이 처음부터 지배인 행세를 했으며 점점 미쳐간다는 것을. 그날밤 윌리엄은 아내와 함께 있었다.
그들의 이반은 혀를 날름 거리면서 그들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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