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집에만 있는데도 화장품이 잘 팔리는 이유가 있다.
국내 H&B 시장을 장악한 드러그스토어 올리브영이 글로벌몰에 일본어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리브영이 지금 일본으로 눈을 돌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지난 한 해 화장품 수출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1
올리브영의 일본어 서비스 론칭 계획 발표는 전년도 가장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던 일본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의도인데, 지난 한 해 미국과 함께 수출액 2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던 일본은 올 상반기 마침내 대 미국 수출액을 앞지르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심한 고전을 예상했었는데, 뜻밖의 한류가 수출호황으로 매출을 견인해준 것입니다. 특히 요 몇 년 사이의 한류는 이전에 관찰된 한류의 모습과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고 합니다.
집 밖을 좀처럼 나가기 힘든 이 무렵, 경이로운 수출액을 기록하게 해준 新 한류의 원동력은 무엇일까요?
케세라세라는 그 출발점을 '스트리밍 서비스’와 '온라인’이라는 키워드에서 찾아보려고 합니다.
작년 한 해 일본을 뜨겁게 달구었던 콘텐츠는 한국 드라마인 <사랑의 불시착>과 <이태원 클라스>로, 스트리밍 개시 이후로도 반 년 가량 넷플릭스 시청자 종합 순위 10위 안을 꿋꿋이 지키며 그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두드러지는 점은 기존의 한국드라마가 30-50대 여성층에서 인기가 높았던 데에 비해, 최근 한류는 일본의 남성에게서도 유의미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현지 전문가들은 '최근의 한류는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며 우리에게 익숙했던 '한류’와는 다른 추세가 될 것임을 예측합니다.
새롭게 시작된 한류 트렌드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장과 동시에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일본은 그야말로 지상파 강국입니다. 전 국민의 절반정도는 지상파 서비스만 이용하고2, 아주 당연히 지상파 채널이 가진 영향력과 힘도 어마어마하지요. 인터넷 보급률도 의외로 낮고, 가정에 PC가 있는 비율도 생각만큼 높지 않습니다.
DVD/Blu-Ray 대여 산업이 아직도 활발하기 때문에 다시 보고 싶은 영화가 있거나, 지나간 프로그램을 찾을 땐 자연스럽게 DVD나 BD를 구입하고, 대여하며, 녹화기를 이용해 가정에서 녹화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는 꽤 친숙하게 이용하는 온 에어 서비스도 작년에야 시작되었지요!
우리의 일상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된 동영상 플랫폼 넷플릭스는 사실 그 동안 일본에서 크게 힘을 쓰지 못했습니다. 모바일 기기 이용자 수가 훨씬 많은 일본에서는 저렴한 요금제와 오프라인 재생기능, 자국 연예인이 진행하는 콘텐츠가 풍부한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강세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넷플릭스는 스마트폰과 초고속 인터넷망 보급과 함께 빠른 속도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외출자제 권고, 자택근무 확장 등으로 인해 일본인들도 집에 머무는 시간이 현저하게 늘어났지요. 통신사들은 고화질의 넷플릭스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플랫폼+통신 서비스 통합 요금제를 출시하기도 합니다.
더빙 콘텐츠를 꾸준히 확충해둔 것도 일본 시장에서 규모를 키우는 데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일본 시청자들은 자막보다 더빙을 선호하기 때문에 스크린에 걸리는 영화들도 대부분 더빙이 되어 들어오는데, 더빙 콘텐츠 수가 많지 않아 다소 주춤하던 서비스 론칭 초반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수를 늘려둔 덕에 넷플릭스가 자랑하는 독특한 스타일의 오리지널 콘텐츠와 외화들도 파급력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위에 언급한 대표적인 드라마도 모두 더빙이 되어있습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시의적절하게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일본의 넷플릭스 가입자는 2019년 9월 기준 300만명 수준에서, 2020년 9월에는 500만명을 돌파하며 큰 폭으로 증가했습니다.3 기존 한국 콘텐츠를 향유하지 않던 계층이 왜 최근 들어 유의미한 수치로 증가하기 시작했는지도 짐작할 수 있는 정황이지요.
관광 여행을 갈 수 없는 지금, 한류 팬들은 어디에서 정보를 모으고 콘텐츠를 향유할까요?
한국에 비해 오프라인 매장 선호도가 높고, 현금 의존도가 높았던 일본도 코로나19를 계기로 전자상거래가 점점 확대되고 있습니다. 비교적 저조했던 일본의 E-커머스 이용률은 나날이 상승하고 있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빈도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마케팅 리서치 회사 '크로스 마케팅’이 일본의 20~69세 남녀 1,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본인의 SNS 이용률과 이용시간 모두 증가했으며, 그 중 가장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는 응답자는 바로 20대 여성이었습니다. (위 그림)
코스메틱 산업의 가장 큰 소비자 그룹이기도 한 이들은 제품에 대한 정보 획득과 검토, 검증부터 경험한 이후까지 모든 구매 여정에서 SNS를 활용하는 디지털 친화적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유튜브에서도 유독 체험기와 리뷰 관련 콘텐츠 수요/공급이 많은 편으로, 이 인스턴트한 소셜 채널도 많은 사람들이 리뷰를 공유하고 열람하는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모델이 착용한 옷, 연예인이 전면에 드러난 광고 등은 그다지 와닿지 않아 실제로 사용해본 사람들의 후기에서 신뢰도를 축적4하고 브랜드가 제공하는 정보 못지 않게 인플루언서의 공신력을 신뢰합니다.
브랜드 공식 계정을 팔로하는 목적은 대부분 ’정보를 얻기 위해서’이지만 광고성이 짙거나 특색이 없는 계정이면지체없이 팔로를 중단합니다. 제품을 살지 말지 결정하는 과정을 온전히 자신의 판단에 따르고 싶어하며, 자기 제품의 장점을 기계적으로 늘어놓거나 노골적인 세일즈 활동을 보이면 '낮은 질’의 콘텐츠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정보 전달도 홍보도 아슬아슬하게 선을 보아가며 하는 것이 중요하고, 다른 곳과 뚜렷하게 구별되는 특색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며, 특정 신념 또는 취향을 가진 타깃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습니다.
한 번 EC를 이용하고, 익숙해지기 시작한 소비자들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EC를 이용하겠다는 의향을 보였습니다. 즉 이 전대미문의 상황이 끝난다고 해서 온라인 마켓과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중요도가 떨어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확대, 외출자제 권고가 만든 "스테이 홈" 분위기에 초고속 통신망 확대가 더해지자 지상파 방송이 장악하던 일본에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대중화라는 변화가 일어납니다.
- 넷플릭스가 더빙화를 마치고 독점 서비스하는 한국 드라마들이 기존의 한류 향유층은 물론 더 넓은 범위의 시청자 계층도 끌어당겨 새로운 유형의 '한류'가 떠오르고 있습니다.
- 오프라인 상거래가 주요하던 일본 시장에도 EC가 나날이 세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대체의 EC의 이용자들은 구매 여정 대부분을 온라인에서 해결합니다.
1 관세청, "코로나에도 지난해 한국화장품 수출 역대 최고기록 경신",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1.04.29., https://www.korea.kr/news/pressReleaseView.do?newsId=156448719, (접속일자:2021.06.02.)
2 「第2部 : 基本データと政策動向, 放送サービスの提供状況・利用状況」총무성, 2019년, https://www.soumu.go.jp/johotsusintokei/whitepaper/ja/r01/html/nd232310.html, (접속일자:2021.06.02.)
3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확산에 따른 '집콕러의 수요’가 순풍이 되어주는 한편, 독점 스트리밍한 <사랑의 불시착> 등의 한국 드라마도 인기를 부르고 있다.", 藤井太郎, "ネットフリックス、国内有料会員が500万人を突破", 日本経済新聞, 2021.09.07., https://www.nikkei.com/article/DGXMZO63535000X00C20A9X13000/, (접속일자:2021.06.03.)
4 松田 融, "コロナ禍のデジタルシフトが生んだ、新たなカスタマージャーニー", 電通マクロミルインサイト, 2021.03.09., https://dentsu-ho.com/articles/7675, (접속일자:2021.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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