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여성 인터뷰 프로젝트
인터뷰로 당신을 알아갈 미란이에요.
지난해 10월까지, 4년간 질문서점 인공위성 에디터로 일하며 꾸준히 인터뷰를 해왔어요. 서점에서 만난 인터뷰이는 주로 책과 질문을 기부한, 독자이거나 편집자 또는 저자였죠. 우리는 책과 질문을 매개로 1~2시간 가량 이야기를 나눴고 그 기록은 기부한 책 안에, 그리고 인공위성 SNS에 기록되어 있어요.
인터뷰한 사람이 늘어갈수록 제 안에 이야기도 쌓여갔어요. 저마다의 이야기는 한 권의 책이었고, 그 시기에만 만날 수 있는 삶이라는 깨달음이 생겼죠. 하지만 서점 안에서는 더 많은 사람을 만나기 힘들었어요. 지금은 서점을 나와 무소속 상태인데요. 프리랜서 인터뷰어로 일해보기 전 제가 어느 지점에 있는지, 제 능력은 어떤지 점검해보고 싶어서 이 프로젝트를 구상했어요.
그간 인터뷰를 마치면, '이렇게 편하게 이야기를 나누다니 놀랐어요! 내가 관심 있는 주제로 이렇게나 말할 수 있다니 정말 좋았어요!' 등의 피드백을 받곤 했어요. 인터뷰의 일차 목적은 제게 있지만, 대화 나누는 과정에서 인터뷰이가 '이런 얘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도 있구나, 말하고 있는 지금의 나는 단단하구나' 등을 느끼기를, 본인이기 때문에 볼 수 없는 점을 제가 유리처럼 비춰줄 수 있기를 바라요.
<FIND YOU BEYOND THE QUESTION> 은 질문 너머의 당신을 알아간다, 발견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어요. 인터뷰 과정을 보여주는 문장이기에 제 명함에 담은 슬로건이기도 해요. 질문을 두 가지로 분류한다면 나니까 할 수 있는 질문, 나를 모르니까 할 수 있는 질문으로 갈릴 거예요. 인터뷰는 후자에 가까워요. 오히려 당신을 모르기 때문에 호기심 어린 태도로 대하고 그 이야기를 다른 키워드와 접목시킬 수 있는 게 장점이죠.
흔히 인터뷰는 질문자와 답변자로 구분되어 있다고 여기곤 해요. 인터뷰어는 이야기를 잘 듣는 사람이고, 인터뷰이는 할 얘기가 많은 유명하거나 대단한 사람이라고요. 반은 맞고 반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잘 들은 이야기에 생각을 덧붙여 던지다 보면 생각의 전환이 일어나요. 인터뷰어와 인터뷰이 모두에게요. 게다가 질문을 가지고 그 사람을 바라본다면, 더 정확하게는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그 이야기는 의미가 생기거든요. 제가 바라는 인터뷰는 이런 모습이에요.
✨당신도 모르던 큰 줄기를 발견하거나, 부정적으로 봐온 나를 긍정적으로 대하기
✨당신의 이야기를 편하게, 안전하게 풀어놓아보는 경험을 통해 나 알아가기
✨인터뷰라는 결과물을 당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사용하기
퇴사하면서 가장 궁금한 건 저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이었어요. 2020년 한 해는 코로나19라는 어마어마한 변수가 판도를 바꿔놓았잖아요. 자의든 타의든 무소속으로 지내는 사람들이 늘었는데 저와 마찬가지인 여성들의 삶을 들여다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지금 무소속이든·과거에 무소속이었든, 현재 일을 하든·하지 않든 무소속 여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고 정했어요. 이 인터뷰는 무소속 여성들의 일, 삶, 취향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무소속이라는 표현을 쓴 것도 의미가 있어요. 주로 정치 영역에서 정당에 소속되지 않는 모습을 표현할 때 무소속이라고 쓰곤 해요. 저는 빌라선샤인 시즌6 선빈님의 경험공유회를 통해 무소속이라는 단어를 변형해 쓸 수 있음을 깨달았어요. 지금까지는 백수, 취준생, 갭이어, 프리랜서 등 회사 소속 여부로 이 기간을 말하고 미완이라는 이미지를 덧대왔어요. 만약 모호한 기간을 보내는 사람을 묶어주는 표현으로 무소속을 쓴다면, 기존과 다른 관점으로 현재를 바라보는 동시에 저마다의 색으로 이 기간을 덧칠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일, 삶, 취향이라는 세 가지 카테고리를 나눈 건, 인터뷰이가 얘기하고 싶은 주제로 만나려 했기 때문이에요. '삶이 가장 큰 영역인데 이런 구분이 의미 있나?' 할 수 있지만 각자 기준하는 타임라인이 달라요. 주제별로 그 무드도 다르고요. 이런 구분 속에서 무소속 여성들이 어떤 모양과 깊이를 만들며 살고 있는지 들여다보면, 한 사람 한 사람의 궤적이 잘 보일 거예요. 그 궤적을 좇는 여정에 함께 해주세요.
일정 : 5월 1일(토) 티저를 시작으로 매주 월, 목요일마다 인터뷰가 공개될 예정이에요.
플랫폼 : 네이버 블로그, 인스타그램, 포스타입, 브런치, 노션 등 다양한 플랫폼에 동시 연재돼요.
순서 : 주제가 3개이니만큼 일 → 삶 → 취향 순이되, 어떤 분의 이야기가 공개될지는 랜덤이에요.
라인업 :
5월, 질문 너머 당신을 찾아가는 여정이 시작됩니다. 많은 관심과 홍보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