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점묘화 건축술
점묘화를 본 적 있는가?
The Seine and la Grande Jatte - Springtime 1888, Royal Museums of Fine Arts of Belgium
가까이서 보면 그냥 점들의 나열이다. 의미 없고, 규칙 없어 보이는 색색의 점들.
하지만 한 발짝 물러서면 그 점들이 모여 풍경이 되고, 사람이 되고, 하나의 세계가 된다.
조르주 쇠라의 그림처럼. 수만 개의 점들이 모여 햇살 아래 공원을 산책하는 사람들이 된다.
마음을 다시 짓는 것도 이와 같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점 하나를 인식하는 것이다.
정말 작고, 정말 사소하고, 정말 무의미해 보이는 것.
숨을 쉬는 순간의 미묘한 감각. 손끝에 닿는 온도. 눈을 깜빡이는 찰나의 어둠.
정말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면 물리적 자극에서 시작해도 된다. 찬물에 손을 담그는 순간.
따뜻한 컵을 감싸는 순간. 그 미세한 변화.
이것은 감정이 아니다. 의미도 아니다. 그냥 점이다.
하지만 이 점 하나가 시작이다.
점 하나를 인식했다면, 그 점을 마음속 어딘가에 놓아본다.
여기 놓으면 어떨까. 저기 놓으면 어떨까. 아직 의미나 감정은 생각하지 않는다. 순전히 위치의 실험이다.
그리고 두 번째 점을 찍는다.
첫 번째 점과의 거리. 각도. 관계. 두 점 사이에 뭔가가 생긴다. 아직 뭔지는 모른다. 그냥 관계가 생긴 것이다.
세 번째, 네 번째 점들을 추가하면서 점들 사이의 관계를 탐색한다.
점들이 모여 선이 되고, 선들이 모여 면이 된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점들이 모여서 "뭔가"가 되는 순간이 온다.
그것이 기존에 알던 감정과 같을 수도 있고, 완전히 새로운 형태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내가 처음으로 창조한 마음의 형태라는 점이다.
발견한 게 아니라 만든 것이다.
점 하나하나를 찍을 때는 어떤 모습으로 그림이 완성될 것인지 예측할 수 없다.
그냥 점을 찍을 뿐이다. 하지만 그 점들이 쌓이고 쌓이면 어느 순간 형상이 나타난다.
마음도 그렇다.
지금 당장 "완성된 마음"을 그릴 필요 없다. 그냥 점 하나를 찍으면 된다. 그리고 또 하나. 그리고 또.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마음이 어떤 모양으로 구성되어 있을 것이다.
무에서 시작한, 내가 직접 지은 마음.
이 마음에 집중을 하게 된다면, 그 외의 부수적인 잔해들에게 신경 쓸 틈이 없다.
오히려 그 잔해들 또한 마음의 재료로 보이는 순간이 올지도 모른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그 첫 번째 점, 절대적 시작점에 대해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