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매력이란
언제 입추였나 싶은데 벌써 처서다. 나는 이번 여름이 너무나도 빨리 지나가서 손톱이 뜯어지도록 붙잡고 싶은데.. 그래서 더위 타령하는 사람들 볼 때마다 내가 대신 며칠 더 더웠으면 싶은 마음까지 든다. 나는 이번 여름이 너무 짧아서 섭섭하다. 다시 이번 여름을 되돌려줄 수 있다면 얼마든지 콜인데. 이렇게 금방 시간이 지나고 또 추석이 오고 추위가 올 거라고 생각하니까. 삶이 참 가볍게 느껴진다. 작년 추석이 생각난다. 난 작년 추석에도 이틀을 일했고, 그날의 여유로운 가을 하늘이 기억난다. 난 가을을 참 좋아했는데. 그럼에도 이번 여름이 조금은 늦게 갔으면 싶다. 이미 여름은 절기로 지났지만, 8월이 너무 빨리 지나가. 8월 1일 아침 7시 반쯤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데, 벌써 8월 22일이다.
언젠가 인간의 매력을 3가지로 구분해서 설명한 적이 있는데. 어떤 책에서 읽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각각 건강함, 야망, 다정함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럼 이 3가지 분류로 나의 8월, 이어서 하반기를 나열해 보고자 한다. 첫 번째 건강함. 누구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건강했던 군 복무 시절 이후로 최고로 좋다고 말하긴 했지만, 사실 지표만으로는 그 시절보다도 더 건강하다. 체지방 8% 내외 골격근 거의 40kg은 아마 인생 최초지 않을까? 심지어 담당쌤께서 너무 지방 줄이면 안 좋다고 가끔 먹고 싶은 것도 많이 먹으라고 할 정도로 체지방을 많이 뺐다. 그 이후로 배달음식만 한 20만 원어치 먹음; 다만 어느 정도 경지에 이르니까, 이제 음식을 먹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한다고 해야 하나? 알아서 제동이 걸린다. 예전 같으면 제로 콜라 48캔짜리 다 먹기 전에 또 주문하고 그랬는데. 이젠 그냥 물 아니면 최소한 탄산수, 이온음료까지로 선을 정했다. 제로 음료들이 주는 부작용은 아직 모르는 것이기도 하고 단맛에 익숙해지는 것보다는 그냥 심심하게 몸에 좋은 물, 탄산을 원한다면 최소 탄산수...까지만 허용하는 것으로. 생각보다 저항선이 낮아선지 그럭저럭 잘 버티고 있다. 나는 피자도 토레타랑 먹었는데. 이게 좀 이상한 거 같지만 뭐 나름대로 먹을만하다. 그리고 벤앤제리스 1+1 할인 알람 왔는데 이거 옛날 같았으면 아무 생각 없이 샀는데 이제 안 먹음. 아침에는 아오리 사과 하나랑 마들렌이나 롤케이크 하나, 서리태나 흑임자 콩물을 마신다. 점심은 회사에서 먹는데 정제 탄수화물과 튀김은 거르고 잡곡밥과 엽채류 위주로 식사한다. 저녁은 보통 먹고 싶은 걸 먹는데 같이 약속이 있는 사람이 먹고 싶어 하는 걸로 먹는다. < 이 점은 꽤 의미심장한데, 최소한 음식에 대한 거부권 측면에서 '이 음식은 상대가 먹고 싶어 하는 거잖아'가 되어 나도 죄책감 없이 먹을 수 있다. 혼자 먹을 경우에는 배달음식으로 먹는데 될 수 있으면 육류 위주로, 구이류, 연어, 회, 육회 등을 먹는다. 퇴근길에 걸어오면서 '오늘 닭 가슴살 먹어도 되겠어?'라고 스스로 묻는데 한 3일에 한번은 아 오늘은 진짜 못 먹을 거 같아...라는 생각이 들면 안 먹는다. 아직 끊지 못한 건 역시 감자튀김이다. 이게 진짜 맛있어서 ㅋ 못 끊겠다. 그리고 수제 햄버거 집에서 주는 제로콜라는 못 끊었다. 그건 버리기엔 좀 그래. 그래도 제로가 아닌 콜라가 오면 그냥 바로 버린다. 혈관나이는 27살이다. 내 나이보다 어린 편. 운동은 특별히 하진 않았는데. 이제 복싱을 배우게 됐다. 목표는 하루 2시간씩 주 5일 하는 건데. 지금까진 어떻게 하고 있긴 하다. 주말이나 주중 하루 이틀은 3km 정도 뛰면서 산책도 겸한다. 작은 목표가 있다면 올해가 가기 전에 생체 복싱대회 출전해 보는 것, 그리고 뭐 하프마라톤? 한번 도전해 보는 것... 둘 다 할 수 있으면 좋지만 뭐 하나라도 시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쉬는 날 그래서 더 파이팅을 봤음. 요새 그리고 출근할 때 록키 노래 듣는다. 좋아하는 선수는 로베르토 두란과 매니 파퀴아오다. 캐릭터로는 더 파이팅에 나오는 센도 타케시<를 제일 좋아한다.
두 번째는 야망.. 뭐 야망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역시 경제적 자유에 대한 갈망이 가장 큰 야망의 방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오래 팔로우했던 에이피알이 다시 상승곡선을 타면서, 숨통이 트였다. 자잘하게 사고팔았던 대부분의 잡주들도 적당히 이득을 보고 팔았는데. 타이밍 놓친 흥구석유는 뭐 어쩔 수 없다. 지금은 쇼박스에도 살짝 물을 타놨다. 20대 내내 전업투자인 친구를 보면서 부러워했으면서도 한 번도 내가 그런 사람이 되려는 시도는 하지 못했다. 우연히 운용사에서 일했던 형을 알게 되면서, 그쪽 분야에서 일하던 사람들을 회사에서 알게 되면서 나도 뒤늦게나마 전업투자의 꿈을 갖게 되었는데. 언젠가 일을 때려치우고 투자만으로 먹고살 수 있는 그런 야망을 품었다. 당장의 목표라면 한 달 생활비, 카드비만이라도 벌 수 있으면 좋겠다. 요즘 공부 같은 공부는 주식공부뿐이다. 공부하고 하니까 웃긴데. 삶이 공부의 연속이라면, 그 공부가 적어도 내 경제적 자유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씀씀이를 줄이고 좀 절약하면 지금 수입으로도 어느 정도 유지할 순 있는데. 돈이란 써야지 쓰는 만큼 버는 법이다... 나는 내가 사치를 부린다고 생각한 적 없고 여기서 더 줄이기 싫어
마지막은 가장 어려운 다정함... 솔직히 자신 없는데. 지금까지 나의 인간관계.. 정확히 연애는 얼마나 간결하고 이기적이며 일방적이었는가 반성한다. 헤어진 지난 인연들이 저주를 내려서 너도 니가 더 좋아하는 사람 만나서 고생해 봐,라고 하진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 만큼이다. 언제부터 내가 더 좋아하게 됐지?라고 생각은 하지만 사실 누가 더 좋아하는지는 까봐도 서로 모르는 일이다. 어떤 감정적인 대화... 그걸 리드하는 것과 표현하는 것 모두 어렵고. 일곱 살 어린애랑 말을 어떻게 이어나가야 할지, 어떤 표정으로 어떤 주제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 이런 모든 것들이 여전히 어렵다. 예전 일기를 보면 알겠지만 처음에는 아무 생각 없었다... 니가 나를 엄청 좋아해 주면 뭐 대꾸는 해줄게 마인드였는데. 어쩌다 보니까 말린 것 같다. 귀여움은 근데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것이다. 나는 귀여움에 대해서 예전에도 글을 수없이 써왔는데. 언제나 귀여움은 승리하는 법이다. 그럼? 귀여움에 사로잡힌 사람은 연전연패할 수밖에. 이길 수 없으면 합류하라..,
어쨌든 이번 여름은 너무나도 볼륨 있었는데. 그래서 그 볼륨들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것 같아서, 다시 여름을 돌려줬으면 5월 중순쯤으로 돌아가서ㅡ 다시 겪을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과 동시에. 지금껏 선택해온 나의 발자취에 대한 알 수 없는 믿음 때문에 이대로여도 괜찮아, 마인드가 공존한다. 나는 근데 여름을 다시 겪고 싶어 같은 슬픔과 고난과 불행과 당황을 연이어 맞이하더라도 그 사이사이 있을 미소와 여유와 설렘만으로 충분히... 다시 겪을만한 여름이었다. 상징적인 여름을 넘어 물리적인 여름도 끝나간다는 게 참 아쉽지만 가을은 더 풍부했으면 설렘이 많았으면 좋겠다. 나의 2024년은 지금까지는 너무나도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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