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살아보니 바다냄새라는 건 나에게 있어서 생각보다 중요한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멀리 올라가 살기 전까지는 몰랐다. 바다의 그 짠내와 비릿한 물냄새 그리고 부드러운 모래의 향까지 모두 깊게 그리워하고 있었다는 것을.
그리운 향은 바다에서 나는 굴의 냄새에 가깝다. 응집된 짠내와 비린내, 그리고 바다의 향긋함 같은 것이 있다. 심금을 건드린다. 마음의 걸쇠를 풀어 해체시킨다.
바다 곁에 살지 않거나 특유의 버석버석함과 번거로움 때문에 모래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바다만큼 모래도 좋아한다. 부드럽고 자글자글한 모래를 만지고 있자면 어린 시절로 돌아간 것만 같아 행복감에 젖어든다. 모래를 만지기 위해 모래바닥에 함부로 털썩 앉을 수 있는 그 해방감을 좋아한다. 한 움큼 쥐어들면 손끝을 스쳐가며 빠져나가는 부드러운 모래들은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짧은 찰나인지를 보여준다.
조개껍질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 색깔인지 모르겠다. 작은 조개들은 마치 사람처럼 어느 하나 같지 않은 모습과 색깔을 지닌다. 거친 파도에 마모되어 둥근 조개껍질도 있고 선홍빛을 띄는 날이 선 뾰족한 조개도 있다. 모두 파도 앞에 나란히 존재한다.
만나기 전까지 내가 늘 원하고 있었음을 모르는 것들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