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부산에서 유명한 커피 전문점에서 설맞이 선물을 기획해서 팔길래, 썩 경제적인 가격이다 싶어 가족들에게 사서 돌렸다.
할머니집, 이모집, 숙모집까지.
내가 번듯한 직장이 있는것도 아닌데 인사치레가 앞서나 싶은 우려도 있었지만, 시간은 영원히 주어지는게 아니기에 할 수 있을때 하자 싶어 선물을 했다.
경상의 남쪽 사람들답게 다들 겉으로는 별다른 내색이 없었지만 숙모는 고맙다며 카톡을 보내왔고, 할아버지는 부엌에서 한약을 달이듯 주전자에 물을 끓여 몇번이고 정성스럽게 필터에 물을 부어서 커피를 내렸다.
당시에도 다 닫히지 않은 문틈으로 보이는 그 모습이 참 좋았는데, 한달이 지난 지금도 문득 손을 씻다가 그때의 할아버지의 모습이 떠올라 갑작스레 기쁨을 느꼈다. 그때 망설이지 않고 선물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좋은 선택을 했노라고.
할아버지의 그 뒷모습은 영원히 나에게 남겠지.
닦지 않아도 빛나는 보석처럼, 마치 영원이 있다는걸 증명하듯 오래오래 내 안에서 기억으로 반짝일 것이다.
연락도 선물도 선뜻 다가감도, 하지못해서 후회하는 날들이 해서 후회하는 날들보다 많았다. 받는것보다 주는것이 더 큰 자유와 행복을 준다는걸, 번번히 까먹다가도 다시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