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뒷북 여행기 : 부산
코발트블루 물결 눈부신 바다
달빛 가득 묻은 작은 섬
야경이 눈부신 도시는 어때
함께라면 어디든 좋아 난
너와 나 그곳으로 떠나는 거야
- 라붐 <상상더하기> 중 -
바다를 보며 멍 때리고 싶다
질릴 정도로 바다를 보고 오겠다는 일념 하에 떠났던 부산. 여행을 다녀온 뒤에도 여운이 가득했다. 그러다 우연히 방송 <놀면 뭐하니?>를 통해 라붐의 <상상더하기>라는 노래를 듣게 되었다. 귓가에 노래가 울려 퍼지는 순간, 여행지로 순간이동 하고 싶게 만드는 노래였다.
코발트빛 바다가 있는 곳,
한적한 작은 섬,
화려한 야경이 펼쳐지는 도시까지
노래를 들으면서 문득 생각난 여행지는 부산이었다. 다채로운 매력을 품은 도시, 부산. 신기하게도 바다 위주로 돌아봐도 세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었다.
송도 해상 케이블카
푸른 바다 위를 가로지르는 케이블카. 부산에서 제일 먼저 찾았던 곳이었다. 케이블카의 종류는 두 개로 하나는 바닥이 막혀있고 다른 하나는 바닥도 투명하다. 내가 선택한 것은 바로 투명한 바닥의 '크리스탈 캐빈'. 높은 곳을 무서워했지만, 명물은 놓칠 수 없는 법이다.
크리스탈 캐빈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공중에 떠 있는 느낌이다. 밑으로 푸른 물결이 일렁이고 옆으로는 탁 트인 전망이 함께한다.
해운대 블루라인파크
부산을 선택한 이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한 것. 열차를 타고 가는 내내 부산의 아름다운 바다를 감상할 수 있는 모습에 매료되었다. 지난해 10월에 처음 선보였음에도 바로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평일이었음에도 많은 사람이 열차를 타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스카이 캡슐을 타기 위해 4-50분 정도 기다렸다.
해변 열차 vs 스카이캡슐
100명이 탈 수 있는 해변 열차와 달리, 스카이캡슐은 1-2인승용으로 좀 더 프라이빗하다. 때문에 비싸긴 하지만, 창가를 보며 바다를 만끽하기에 좋다. 단, 해변열차는 해운대에서 송정까지 이어지지만 스카이 캡슐은 해운대에서 청사포까지만 운영한다.
드디어 아기자기한 스카이캡슐에 올라탔을 때, 기대감에 부풀러 있었다. 아늑한 공간과 창으로 보이는 부산의 바다에 매료되고 말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스카이캡슐은 움직이면서 굉장한 소음으로 머리가 아팠다. 게다가 속도가 느려서 답답함도 느껴졌다. 다시 이거를 타고 돌아오는 게 걱정이 되었다.
바다를 바라보기에는 좋지만, 편도를 끊는 것을 추천한다. 열차 옆으로 산책로가 정비되어 올 때는 걸어도 충분할 것 같다.
동백섬
해운대 해수욕장 끝에 자리한 동백섬. 섬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걸어서 이동할 수 있다. 과거에는 섬이었지만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온 퇴적작용으로 육지와 연결되었다.
동백꽃이 꽃방석을 이뤘다는 곳이었지만, 늦봄에 간 탓에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수려한 절경이 채워주었다. 웨스틴 조선 호텔을 시작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러다 마주한 바다의 풍경은 넋을 놓게 만들었다.
끝이 어딘지 모를 바다와 독특한 기암절벽 그리고 높은 고층 빌딩들.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조화였지만, 어느 것도 어색하지 않은 풍경이었다. 계속해서 걷고만 싶었지만, 야경을 보러 가기 위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더베이 101
고층빌딩에서 뿜어내는 조명은 역시 아름다웠다. 동백섬을 산책하고 이곳에 왔다. 해가 지기만을 기다리며 근처 식당에서 시간을 때우고 있었다. 마침내 건물에 조명이 켜지자 '여기가 부산이라고?'를 연신 외쳐댔다. 두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너무 아름다운 곳이었다.
더베이 101의 야경 포인트는 다름 아닌 주차장 한편에 자리한 공터!
어둠이 내려앉자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이곳에서 야경 사진 찍는 법이 따로 있다
1. 생수를 준비한다.
2. 공터에 물웅덩이를 만든다. (가보면 이미 누가 만들어 놓은 웅덩이가 있다면 필요 없다)
3. 카메라를 바닥에 놓고 사진을 찍는다. (물에 반영된 야경의 모습을 프레임 안에 담는 게 포인트)
SNS 사이에서 유명해, 사진 찍는 법을 알고 갔다. 실제로 공터에 누가 든 물웅덩이를 보고 너무 신기했다. 하지만 막상 갔을 때 왜 저렇게까지 찍는지 의아했다. 건물 앞으로 바닷물이 흐르고 있어서 굳이 저렇게 찍을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충분히 멋진 광경이었다. 아마 SNS를 잘하지 않아서 찍을 필요성을 못 느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