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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호 Mar 14. 2017

인터넷 문화의 뉴 스탠다드, 스냅챗

40조짜리 공룡을 만든 역발상, 진짜 블루오션은 레드오션 속에

                   

스냅챗은 사진 및 영상에 특화된 소셜미디어로 2011년 스탠퍼드 대학교 학생이었던 에반 스피겔, 바비 머피, 레지 브라운에 의해 개발되었다. 전송된 메시지가 확인된 후 10초 이내에 사라진다는 특징이 있다.


당신의 메시지는 10초 후에 삭제 됩니다     


스냅챗이 내건 ‘10초의 마술’은 사람들을 흑역사의 두려움에서 해방시켜 주었다. 우스꽝스러운 사진, 맨 얼굴, 은밀한 섹스 어필까지... ‘영구적 기록’이 가능했던 온라인 세상에서 스냅챗은 휘발성 메시지를 주 무기로, 기존 통념을 비틀어버림으로써 여러 욕망을 충족시키며 미국 10대들을 열광케 하였다.     

 

2011년 론칭한 스냅챗은 2년 만에 2억 개의 사진이 유통되는 거대 소셜 미디어로 급부상했고, 그해 700억 규모의 투자유치도 성공했다. 2013년, 페이스북은 1조 2천억원을 들여 스냅(스냅챗을 서비스하고 있는 회사 명)을 인수하고자 하였으나 1990년생인 스냅 CEO 에반 스피겔은 이 달콤한 제안을 단칼에 거절했다.     


스냅 CEO 에반 스피겔


스냅의 고집은 통했다. 일 1억 5천만 명의 활성 이용자수를 보유하고 있는 스냅은 올해 초 IPO(기업공개)를 진행했고, 의결권이 없는 주식임에도 당초 예상을 뛰어넘은 17달러로 공모가가 결정되었다. 거래 첫날. 책정가 보다 44% 높은 24.48달러로 장을 마쳤다. 스냅은 서비스 론칭 6년 만에 시가총액 340억달러의 IT공룡사가 되었고 창업자인 에반 스피겔은 스물 일곱의 나이로 억만장자 반열에 올랐다.          



우리는 페이스북과 경쟁한다     


에반 스피겔은 페이스북을 ‘좋아요’만 있는 공간이라고 생각했다(페이스북은 문제를 이같은 문제를 인식했는지, 2015년부터 좋아요 이외의 반응 버튼을 추가했다). 그는 페이스북이 삶의 다양한 양태를 다 담지 못하고 자신의 일상 혹은 타인과의 네트워킹을 그저 ‘좋아요’로만 포장하게끔 만든다고 여긴것 같다. 스피겔의 생각처럼 실제로 우리는 종종 페이스북에 우리의 일상을 아름답게 ‘저장’하고 ‘좋아요’를 받기 위해 나쁘거나 슬픈 일상을 외면한다.     


그러나 우리는 실제로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머릿속에 ‘저장’하지는 않는다. 대신 우린 아름다웠던 기억이나 슬펐던 순간, 친구와의 행복한 시간 등을 기쁨이나 슬픔 등의 감정으로 ‘추억’한다. 10초의 역설은 그렇게 탄생했다. 스냅챗이 제안한 10초는 사람들에게 감정에 솔직할 용기를 주었다. 스냅챗은 4인치짜리 디스플레이를 통해, 페이스북과는 다른 방식의 연결을 제공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는 데 성공한 스냅챗은 내놓는 서비스마다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제스쳐를 중심으로 디자인된 UX, 캐쥬얼하며 성의 없어 보이는 동영상 효과는 이제 스냅챗을 넘어 인터넷문화의 스탠다드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스냅챗의 카피캣인 네이버의 <스노우>가 인기몰이중이다.     



진화하는 스냅챗질투하는 페이스북그러나 닮아가는 두 서비스     


내셔널지오그래픽, CNN등 대형 미디어회사들은 이미 스냅챗을 주요 콘텐트 채널로 인식하면서 젊은 층을 타겟팅한 콘텐트를 제작해 스냅챗에 유통하기 시작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미국의 13~34세 연령층이 같은 사건에 대한 생중계 방송을 TV로 보는 비율보다 스냅챗으로 보는 비율이 8배정도 높다”고 분석할 정도로 스냅챗의 레거시미디어 대체효과는 상당하다.      


스펙타클스


스냅챗은 현재 핀테크 서비스인 ‘스냅캐시’, 미디어 플랫폼인 ‘디스커버’를 서비스 하고 있고, 콘텐트마케팅회사인 ‘트리플 피그’도 설립했다. 최근에는 선글라스에 카메라가 달린 ‘스펙타클스’라는 웨어러블 기기까지 판매중이다. 스냅챗은 메신저를 넘어 하나의 플랫폼으로서 진화하다.     


1조 2천억 원의 달콤한 제안으로 스냅챗에 구애했다가 실패한 페이스북은 스냅챗을 질투하는 듯,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고 있으나 녹록치 않다. 페이스북은 동영상과 사진이 삭제되는 메신저 앱인 슬링샷(Slingshot)을 공개했으나 시장의 주목을 끌지 못했고, 자사 서비스인 인스타그램에 스냅챗과 유사한 ‘스토리즈’ 기능을 추가했으나 스냅챗의 카피캣이라는 조롱을 받고 있다.     



그렇다고 스냅챗이 페이스북을 따라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스피겔은 과거 페이스북 등을 겨냥해 “표적화 광고(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분석해 가장 적합한 광고를 제시함으로써 광고 효율을 높이는 방식)는 끔찍하다”며 “우리는 개인 사용자의 데이터를 수집하는 데 관심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스냅챗은 최근 표적화 광고사업을 위해 ‘스냅 오디언스 매치’를 출시하는 등 수익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40조짜리 공룡을 만든 역발상진짜 블루오션은 레드오션 속에     


스냅챗이 출시된 2011년은 페이스북과 트위터가 이미 소셜미디어를 점령하고 있던 때였다. 페이스북을 위협할 도전자가 등장할 거라고 쉽게 예상할 수 없었을 그 때 혜성처럼 나타난 스냅챗은 6년이 지난 현재, 페이스북의 끊임없는 구애를 받으며 수많은 카피캣을 양산하고 있다.     


지금에서야 스냅챗의 ‘역발상’이 별 거 아닌 것으로 취급될 수 있겠으나, 불과 몇 년 전 스피겔이 스냅챗의 아이디어를 설명했을 때만 해도 수많은 반대와 비판에 부딪혔다. 그런 경험에서인지 스피겔은 여전히 독단적으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발행한 주식에 의결권을 없앤 것도 그런 측면으로 해석할 수 있다.     


스냅챗이 앞으로 페이스북을 잠식할 소셜미디어가 될지, 아니면 트위터처럼 정체하거나 도태될지 아직은 알 수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스냅챗의 행보만 지켜봐도 충분히 성공적이며 그 성공의 뒤에는 ‘누구나 정답으로 여기던 것’에 대한 도전이 있었다.      



우리를 한번 돌이켜볼 때다. 익숙한 것에 대한 반문을 쉽게 불편해 하는 동안, 우리는 수많은 스냅챗을 쓰레기통에 처박은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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