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자유를 달성하면 행복해질까?

조용히 회사 다니는 사람 유튜브 채널을 한 3년 정도 운영하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거의 매영상마다 S&P500 장기 투자와 경제적 자유로 제한적인 주제로,

얼굴 노출도 없이 슬라이드 몇 장 펼쳐놓고 10분 정도 떠드는 영상인데도 나름대로 구독자 5000명 넘게 모았으니 제 개인적인 기준으론 성공적이라고 자평하는 중입니다.


딱히 돈을 바라고 만드는 영상은 아닌지라 최소한의 노력으로 영상을 뽑아내겠다 결심하지만 막상 영상을 이래저래 만들다 보면 토요일이나 일요일 중에 하루는 3~4시간을 영상 만드는데 써버리고야 맙니다.

조회수가 대략 1~2000 정도, 금액적으로는 잘 쳐줘서 조회수 1당 2원이라 치면 최대 영상 1편당 4000원 정도 버는 셈입니다.

경제적인 부분만 따진다면 아주 비 생산적인 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걸 3년째 거의 매주 거르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돈에 대해 생각하고 내 자산을 기록하는 게 재밌어서, 순전히 취미 관점으로 접근 중인 게 맞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경제적 자유 목표 달성률 100% 도달, 100주 카운트를 시작하게 되면서 내가 진짜 살아가는 데 있어 경제적인 생각을 최소화하고 돈을 제외한 삶 자체에 집중할 수 있을까? 에 대한 의구심이 점차 커지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돈에 구애받지 않는 삶을 원해서 지난 15년간 직장생활 간에 회사 업무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돈에 대한 고민에 할애하며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한마디로 뇌에 인이 베긴 느낌이랄까요?

돈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면 금액도 충분해야 하지만 투자 방식도 최대한 신경을 덜 쓸 수 있는 공인된 전략이라야 한다는 생각을 오랫동안 해왔고 집을 매도한 후 잔금을 받은 직후부터 존 보글은 추종하는 보글 헤드들 사이에서 검증된 3 펀드 포트폴리오로 자산을 배분해서 투자하고 있습니다.

뭐, 골자는 심플합니다.

미국 S&P500에 70%, 미국을 제외한 나머지 선진국에 20%, 미국채권에 10%, 이렇게 3 펀드 혹은 3 ETF로 투자를 평생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허허, 또 돈에 대한 이야기만 주절주절 적게 되는 걸 보면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면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 아니, 느끼기 위해 나는 얼마나 많이 뇌 사고 전환 훈련을 해야 하는지 궁금해집니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2026년 들어서 구체적으로 은퇴하면 어떻게 뭐 하고 살건지 자세히 상상해 보곤 합니다.

일단, 지금도 하고 있는 RC카 취미를 위한 나만의 작업실을 더 너드스럽게 꾸밀 작정입니다.

환기시설만 된다면 3D프린터도 한 대 들여놓고 공구함도 멋들어지게 하나 수레바퀴 달린 걸로 만들어 볼 겁니다.

그리고 동남아에 1년에 3개월 정도는 나가 살면서 잘 먹고 수영하고 조깅하고 40대에 남성호르몬 감소로 근육이 줄어든다고 할지라도 구릿빛 근육질 몸매를 만들고 지켜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42.195km 마라톤 풀코스도 반드시 한 번쯤은 완주해 볼 예정이고요.

완주할 곳은 뉴욕, 시카고, 베를린 정도 네임밸류가 있는 그런 곳에서 뛰어볼 예정입니다.


결국 이렇게 은퇴후 하고 싶은 것들을 생각하다 보면 결국 돈이 그래도 충분하게 있어야 그것들을 다 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에 도달하게 됩니다.

그럼 또 현재 나의 투자자산과 포트폴리오, 각종 세금 문제를 깊게 들여다보게 되고 여기에 결국 매몰되는 저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 아무리 돈은 바닷물과 같아서 갈망하면 갈망할수록,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을 더 느끼게 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아는데도 내가 과연, 이 정도 자산으로 일을 하지 않아도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을지 근본적으로 궁금해지게 됩니다.


이쯤 생각하다 보면 결국 부처님의 말씀에 도달하게 되고 아래 3개 가르침으로 정리하게 됩니다.

헛된 생각을 넘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하게 만드는 번뇌인 망상을 멀리하고, 지나간 과거를 쫓지 말고 오지 않은 미래를 바라지 말아야 합니다.

마음이 무의식적인 습관이나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도록 생각과 감정을 끊임없이 감시해야 합니다.

즉, 그렇게 몇 년을 치열한 조사와 검토를 통해 전재산을 투자하는 것으로 방점을 찍었으니 돈에 대한 생각은 거기에 묶어두고 현실에 집중해야 합니다.

돈에 대한 걱정은 이 정도 모았으면 여러 재무전문가라든가 AI를 통해 확인했을 때 사실상 안 해도 되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조용히 회사 다니는 사람 유튜브 채널도 올해는 재테크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더 줄이고 살아가는 동안에 하는 생각들, 감정들을 솔직히 남기고 어떻게 하면 더 보람 있게 오늘 하루도 살아낼 수 있을지 남겨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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