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일상⑥〉실수 하나, 분위기 하나

by 최선근

〈캐디일상⑥〉실수 하나, 분위기 하나



골프 경기 진행을 하다 보면
작은 실수들이 매일 생긴다.


공을 분명히 봤는데,
러프가 너무 깊거나, 숲 속에 묻혀버리면
아무리 다 같이 봤더라도 찾기 어려워진다.
그럴 땐 팀 분위기에 따라
벌타를 주기도 하고,
아무 말 없이 드롭으로 넘어가기도 한다.


스코어도 마찬가지다.
특히 골린이들의 내기 팀에서는
경기 흐름이 산만해지기 쉬워
스코어가 헷갈리는 일이 생긴다.
그럴 땐 고객이 혼자일 때 조용히 묻거나,
기억을 되짚어 몇 번이고 다시 센다.


나는 늘 공을 정확히 보려고 하지만,
이 일에서 더 중요한 건
정확함보다 흐름과 분위기라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스코어에 집중하고,
누군가는 풍경을 즐기며 대화를 나눈다.
누구에게나 편안한 하루가 되도록
흐름을 해치지 않는 게 내 역할이다.


초보 시절엔 억울한 일도 있었다.
분명 더블보기인데
“내가 왜 더블보기냐”며 따지는 손님.
그럴 땐
“아, 제가 착각했나 봐요. 그럼 보기로~”
내 실수인 듯 넘긴 적도 많았다.


지금은 안다.
그건 져주는 게 아니라,
팀을 부드럽게 이끄는 방식이었다.


특히 내가 일하는 골프장은
코스가 좁고 위험 구간이 많아
공이 넘어가면 무전과 함께
크게 “포어!”를 외쳐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땐 팀 분위기가 순간 멈칫한다.


그래도 나는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한다.
스코어 하나, 말 한마디도
팀 전체의 공기를 바꿀 수 있으니까.


실수는 누구에게나 생긴다.
하지만 그 뒤의 공기까지 책임질 수 있는 사람,
그게 내가 되고 싶은 캐디다.



“이 글은 시리즈 〈캐디일상〉 중 여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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