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
언젠가 TV에서 방영 중인 다큐멘터리를 보았습니다.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아마 서민들의 삶에 관한 내용으로 기억합니다. 그중, 저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한 자리에서 식당을 20년 이상 하신 아주머니와 그 아들에 관한 에피소드였습니다.
아주머니는 한 자리에서 식당을 20년 하신 베테랑 중의 베테랑입니다. 식당 덕분에 자식도 키우고, 집안도 운영하고 있지만, 식당의 고된 노동 때문인지 큰 병에 걸리게 되셨습니다. 다행히 식당은 그녀의 아들도 함께 운영하고 있어 문을 닫게 되는 일은 없었습니다.
아들은 어머니가 병에 걸린 것이 마음에 걸려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엄마, 나도 가게 잠깐만 쉬고 엄마 아픈 거 간호하면 안 될까?"
그 말을 들은 어머니는 표정이 단호해지시며 말씀하십니다.
"가게는 쉬면 안 된다."
아들이 다시 말합니다.
"엄마가 아픈데 어떻게 그래. 그럼 수술 날이라도 가게 문 닫을게."
그 이후에 아주머니께서 하시는 말씀이
난 지금까지 한 번도 식당을 쉬어본 적이 없다. 나는 식당에 내 인생을 바쳤다.
식당은 내 삶이자, 인생이다.
이 말을 듣자마자 저는 저희 할머니가 떠올랐습니다. 할머니의 나이는 이제 80을 바라보시는 고령의 나이이십니다. 그럼에도 할머니는 자신의 일을 그만둘 생각을 하지 않으십니다. 도매상에서 생선을 띄어와 소매로 파시며 여러 장들을 돌아다니십니다. 이 뿐만 아니라 농사도 지으십니다. 깨, 고추, 쌀 등 여러 농작물들을 기르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할머니의 기상시각은 새벽 4시입니다. 저희 아버지가 국민학교를 다닐 때부터 일을 하셨다고 하니 적어도 30년 이상은 매일 같이 그 일을 반복하셨을 거라 추측합니다. 부모님께서는 "이제 나이도 있으시니 좀 쉬는 게 낫지 않겠습니까?"라고 연신 부탁드리지만 할머니는 매일 새벽 4시에 기상하십니다.
아주머니의 언어와 할머니의 고집은 서로 맞닿아 있었습니다. 아주머니는 식당 일, 할머니는 자신이 수없이 반복했던 그 일이 인생을 바쳐서 했던 생업입니다. 인생을 바쳐서 한 일을 그만둔다는 것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누군가는 '고집'이라고 명명하는 그 일을 계속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과 인생이 한 굴레에 있는 것일까?'라는 주제넘은 생각도 해봅니다.
그와 동시에 나는 누군가에게 얼마나 무례했는가를 생각합니다. 그 사람의 인생이 어떤 굴곡을 겪어왔는지, 지금은 어떤 상황인지를 알지 못한 체 단편적으로 "이건 이러니 이렇다"라고 이야기한 것은 없는지를 돌아보고 반성해 봅니다.
가깝게는 우리 부모님, 멀리는 지금 세상을 살고 있는 여러 부모님들을 생각해봅니다. 전혀 일면식도 없는 어떤 사람의 부모님들조차 모두 아주머니와 할머니에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 연결 아래, 우리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존경과 감사 그리고 위로뿐이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