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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timist Mar 05. 2016

박흥식 타격코치의 진실

타격코치와 타격은 상관이 있을까?

1. 기아 물타선 논란


 "기아 타선은 물타선이다." 야구를 조금만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내용이다. 투수는 그나마 나은데 반해, 타격은 형편없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물타선 이야기가 나오다 보면 자연스럽게 그 팀의 타격코치에 대해 말들이 많아진다. 특히 많은 기아 팬들은(나를 포함) 박흥식 타격코치의 능력에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 이유는 그가 부임한 팀마다 타선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박흥식 타격코치의 능력에 의혹을 제기했고, 자연스럽게 그것을 사실로 믿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박흥식 코치를 그렇게 비난하기 이전에 정확한 데이터로 그것이 사실인지를 알아보고 싶었다. 만약에 데이터를 통해서 알아본 바로 그 이유가 사실이 아니라면? 비난받은 사람은 크나 큰 상처일 것이며, 비난을 한 사람들은 근거 없는 비판을 한 꼴이다.


 나는 이 글을 통해  정말 박흥식 타격코치가 비난받아야 할 정도로 능력이 없는 코치인지, 아니면 그렇지 않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그가 있었던 해의 팀 컨택, 팀 파워. 부임하기 이전 혹은 이후의 팀 컨택과 팀 파워로 나누어 살펴볼 것이다. 이 비교를 통해 우리는 그가 코치로써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비교하기 이전에 간단한 설명 하나. 박흥식 코치가 부임한 연도 수만큼 +-년도를 비교했다. 왜냐하면 그래야만 확연한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팀 파워와 팀 컨택을 같이 비교해서 그래프를 만들다 보니, 팀 컨택의 그래프가 상대적으로 굴곡이 적게 나왔다. 비교를 위해서는 오히려 순위를 비교한 그래프를 보는 것이 더 편할 수도 있다. 


1. 기아 타이거즈(2007~2008)


기아 팀컨택, 파워 변화
기아 팀컨택, 파워 순위 변화

 박흥식 타격 코치가 부임한 2007년 2008년. 기아는 뚜렷하게 나아지는 모습보다는 보이지 못했다. 2006년에 3위를 기록했던 팀 컨택은 6위로 하락했다.(하지만 숫자로만 보면 0.255에서 0.257로 상승했다.) 2008년에는 컨택은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지만(6위: 0.257 -> 5위: 0.260), 파워는 맨 아래 성적을 기록했다.(6위: 0.107 -> 8위: 0.092)


 박흥식 코치가 떠나고 나서 2009년. 팀 컨택은 하락하고(5위:0.260 -> 8위: 0.267) 팀 파워는 급상승한다.(8위: 0.092 -> 3위: 0.160) 팀 2010년에는 2008년의 모습과 비슷한 스탯을 기록한다.(팀 컨택: 2008년 5위, 2010년 6위. 팀 파워: 2008년 8위, 2010년 7위)


 정리해보면 박흥식 코치의 기아 타이거즈 타격코치로써의 모습은 낙제점이다. 부임 직전, 직후 해 보다 크게 나아진 부분이 없고, 오히려 파워는 급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2010년에 기아 타자들이 거둔 성적은 박흥식 타격코치의 문제가 아니라, 타자들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2. 넥센 히어로즈(2010~2012)

넥센 팀컨택, 파워 변화
넥센 팀컨택,파워 순위변화

 그가 부임한 3년 동안 팀 타율은 꾸준히 하위권을 기록한다.(6위-8위-8위) 특히 2009년에 파워 2위를 기록했던 팀이 8위로 하락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기록이다.(브룸바 한 명 빠졌다고 2위에서 8위가 되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좋은 변화도 있다. 2011년도보다 2012년도 팀 파워가 급상승했다는 점이다.(7위: 0.108->1위: 0.127) 박병호, 강정호의 포텐이 터져버린 시기이기도 하다. 이들의 포텐을 터트린 것이 박흥식 코치인가 아닌가는 이 자료로 파악하기는 어렵다.


 그 이후에 넥센의 타선은 승승장구한다. 특히 2014년은 팀 파워 1위, 팀 컨택 2위를 달성.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2년 만에 파워는 유지한 채, 컨택을 올릴 수 있는지 궁금할 지경이다.(박흥식 타격코치가 없어도 훌륭한 성적을 이루어냈다.)


3. 롯데 자이언츠(2013~2014)

롯데 팀컨택, 파워 변화
롯데 팀컨택, 파워 순위변화

 그가 부임한 첫해인 2013년은 그야말로 최악을 찍는다. 팀 컨택의 수치는 비슷하지만(0.263 -> 0.261) 순위는 급하락 했다.(2위 -> 6위) 팀파워도 마찬가지다.(5위: 0.101 -> 8위: 0.1) 아마 타고투저인 년도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긍정적인 것은 부임 다음 해에 파워가 어느 정도 회복됐다는 점이다.(8위 -> 4위) 타율은 6위로 꾸준했다.(수치는 상승 0.261-> 0.287) 하지만 그가 떠나고 난 뒤의 롯데의 타격은 모든 부분에서 상승곡선을 그린다.(팀 타율: 4위 -> 3위, 팀 파워: 6위 -> 5위) 다만 팀 타율 수치로는 하락했다.(0.287 -> 0.280)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장종훈 효과는 팀 타율과 파워에서 전년보다 한 단계 높은 성과를 이루어 냈다.


4. 기아 타이거즈(2015~)

기아 팀컨택, 파워 변화
기아 팀컨택, 파워 순위변화

 2014년 안치홍과 이대형, 2명의 3할 타자가 떠나고. 타격의 약화는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급격한 하락이 가능한 걸까? 팀 컨택은 5위에서 10위로, 팀 파워는 4위에서 6위로 급하락 했다. 특히 팀타율은 수치 상으로도 0.288 -> 0.251. 엄청난 하락을 보여주었다


 2015년이 최악의 시기였다면, 2016년의 기아 타이거즈는 어떤 타격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이상으로 박흥식 타격코치의 약 10년 치 데이터를 모두 살펴보았다. 물론 이렇게만 봐서 박흥식 타격코치의 자질을 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 시즌마다 여러 상황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선수가 나가고 들어가며, 갑자기 포텐이 터지는 선수도 있다. 감독의 성향에 따라 팀 색깔이 바뀌기도 하며, 그 해가 투고타저인지, 타고투저 인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박흥식 타격코치가 부임했을 때 팀의 타격이 나아지는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오히려 급 하락하는 모습도 많이 보여준다. 대표적인 특징이 부임 첫해에는 항상 타자들이 죽을 쑨다는 점이다. 2016 시즌은 박흥식 타격코치에게도 중요한 해다. 김기태 감독의 특성상 코치를 무작정 짜르 지도 않는다. 다만 그가 또다시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10년간 증명되었던 그의 문제점은 더 공고히 증명되어 나갈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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