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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ptimist Feb 17. 2016

장원삼은 가치 있는 투수인가?

장원삼 파헤치기

 삼성 라이온즈가 주축 선수를  트레이드한다는 사실은 이젠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이번 주에 삼성발 트레이드가 이슈가 된 건 순전히  트레이드될 선수에 대한 힌트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대구 신축구장은 좌우 중간 펜스까지의 거리가 짧아 투수에게 불리하다. 최근 트레이드 카드로 언급되는 투수는 수년간 삼성의 주력으로 활약해 왔지만 장타 허용률이 높고 뜬 공 비율이 높은 게 단점이다. 


 이런 선수는 삼성이란 팀에 그렇게 많지 않다. 제일기획이 해외로 매각될지도 모른다는 소문을 믿는다면 삼성의 페이롤이 급격히 작아질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연봉이  높으면서, 뜬 공 비율이 높은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주축 투수. 장원삼 밖에는 딱히 떠오르는 선수가 없다. 


 이쯤 해서 장원삼이라는 선수가 핵심 트레이드 선수라는 것은 다들 아셨을 거라 믿는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장원삼이  트레이드될 정도로 그렇게 가치 있는 선수인지. 아니면 이름값만 높은 고연봉의 투수인지를 알아볼 차례다. 나는 첫 번째로 지난 5년간 ERA와 WHIP의 변화를 살펴볼 것이다. 두 번째로 9이닝당 볼넷 비율의 변화와 장타율을 확인할 것이다. 세 번째로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의 변화를 볼 것이다. 이 세 가지를 종합해 우리는 장원삼의 가치를 매길 수 있을 것이다. 후에는 이 선수가 얼마나 효율적인 선수인지, 그리고 각 팀에서 장원삼 정도의 가치를 지닌 선수는 누구인지도 확인이 가능하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당연히 장원삼 이 트레이드가 될 것인지, 되지 않을 것인지도 예측할 수 있다.


<이 스탯은 STATIZ에서 가져왔습니다. 저는 그에 따른 평가만 내릴 뿐.>



1. ERA와 WHIP의 변화

 투수에게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스탯은 ERA와 WHIP이다. (ERA은 평균자책점을, WHIP은 1이닝당 투수가  출루시키는 숫자를 의미합니다.) 두 스탯 모두 득점과 직간접적인 연관이 있고, 요즘에는 승보다 평균자책점을 더 우위로 보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장원삼 은 ERA와 WHIP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장원삼의 ERA 변화


장원삼의 WHIP 변화

 역시 짝 원삼 답게 짝수 연도에는 홀수년 도보다 훨씬 잘던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다만 그렇게만 말하기엔 장원삼의 ERA이 조금씩 상승하는 모양새이다.(3.55-4.38-4.11-5.80) 무엇보다 32살인 2015년도에 리그 평균에 훨씬 못 미치는 ERA을 기록했다는 점은 앞으로 나아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WHIP도 ERA와 마찬가지로 조금씩 상승하는 모양새다. 특히 2014년도에는 ERA이 리그 평균보다 훨씬 낮음에도 WHIP이 상승했다는 것은 투수 개인의 능력에 의한 ERA의 하락이 아니지 않을까?라는 의심을 해본다. 특히 2015년도에는 WHIP이 리그 평균과 정확히 일치하였다. 이것은 투수에게 있어선 제구, 구위에 문제가 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전통적으로 승을 평균자책점보다 우위로 보기 때문에 다승왕이 되면 사이영상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2010년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13승밖에 거두지 못했지만 사이영상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해 평균자책점은 2.27이었고요. 이후에 평균자책점이 승보다 중요하다는 인식은 상당히 널리 퍼지게 됩니다.



2. 9이닝당 볼넷 비율의 변화 그리고 장타율

 장원삼은 삼진과 볼넷 둘 다 적은 투수이다. 구위가 뛰어난 투수라기보다는 칼 같은 제구력으로 타자를 상대하는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투수로써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볼넷이 적어야 한다. 또한 제구력 위주의 투수가 제구력을 상실하면 나타나게 되는 대표적인 현상으로 장타율의 증가가 있다. 


장원삼의 BB/9 변화

 역시나 그는 9이닝당 볼넷이 상당히 적은 투수다. 2013년에는 12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에 장원삼보다 볼넷이 적은 투수는 신정락, 우규민,  윤성환뿐이며, 2014년에는 우규민, 윤성환 두 명의  투수뿐이다. 하지만 2015년에는 제구가 크게 흔들렸다. 물론 9이닝당 삼진율이 크게 증가했지만(2014: 4.38 - 2015: 7.05) 볼넷도 크게 증가했다.(2014: 2.58 - 2015: 3.29)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장타율의 급격한 상승이었다.(2014: 0.463 - 2015: 0.509) 그가 삼진을 많이 잡기 위해 제구를 포기했다고 볼 수 없다면, 볼넷은 제구가 흔들린 증거라고 볼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구위가 좋지 않은 장원삼의 공이 가운데로 몰렸다고 예측 가능하며, 그것은 곧 장타율의 증가로 연결되었다고 확인 가능하다.



3. FIP의 변화

 FIP은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이다. 쉽게 얘기하면 ERA보다 더 투수의 실제 능력치를 파악하기 쉬운 스탯이다. ERA과 FIP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실제 능력보다 수비의 도움을 더 많이 받고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장원삼의 FIP 변화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그는 최근 3년간 리그 평균의 FIP에도 못 미치는 투수였다. 그와 동시에 삼성 수비의 도움을 굉장히 많이 받는 투수였다.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 최근 3년간 ERA과 FIP을 비교해보도록 하겠다. 

장원삼의 최근 3년간 ERA와 FIP비교

 여기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FIP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비와 무관하게 장원삼은 투수로서의 능력이 하락하고 있다. 2014년 ERA이 떨어진 것도 사실은 수비의 도움이 컸던 것뿐이라는 것 또한  확인할 수 있다.



4. 장원삼의 가치와 효율성

 여러 방면으로 장원삼을 평가하면서 숫자들은 하나같이 '장원삼은 투수로써의 가치를 잃고 있다'고 설명한다. 2015년만 한정해서  이야기한다면 그의 WAR는 1.07. 다시 말하면 대체선수보다 승을 1개 더 추가하는 것에 그치는 투수이다. WAR 1은 리그에서도 평범한 투수라는 것을 의미한다. 7억 5천만 원의 연봉을 받는 선수 치고는 초라한 활약이다.

 그에게 유리하게 승으로 효율성을 판단해보자. 그의 이번 성적은 10승 9패. 연봉이 7억 5천이니 1 승당 7천5백만 원. 7천5백만 원이면 좋은 유망주 투수 2,3명을 키울 수 있는 값이다. 조금 더 뛰어난 투수가 연봉이 1억이어도 그런 선수 7명은 키울 수 있는 돈이니, 삼성이 트레이드 선수로 지목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5. 장원삼과 같은 가치를 지닌 선수

 장원삼의 가치를 WAR로 판단한다면(1.07) 그와 비슷한 선수는 아래와 같다.


심수창: 1.05, 연봉 5,500만 원

정찬헌: 0.95, 연봉 8,500만 원

정대현(KT): 1.00, 연봉 3,200만 원

심동섭: 1.07, 연봉 9,100만 원

김광수: 1.01, 연봉 7,000만 원

윤명준: 1.19, 연봉 10.700만 원


 다행인 것은 정대현 선수를 제외하면 선발투수 중에서 장원삼 선수와 같은 가치를 지닌 선수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점은 향후 전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6. 향후 전망

 장원삼은 반등할 가능성이 없다고 가정해도, 그가 선발투수라는 것에는 가치를 둘 수 있다. 승수당 비용이 크긴 하지만 그는 10승을  가져다주는 투수다. 그 말은 선발투수가 필요한 팀, 성적이 시급한 팀이 삼성과 트레이드 논의를 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선발투수가 필요한 팀은 어떤 팀일까? 일단 4 선발까지 확정된 기아, NC, 두산은 제외해보자. LG도 소사, 우규민, 류제국이 있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까지 합류한다면 4 선발까지는 가능하니 제외한다.


 그렇다면 남은 팀은 넥센, SK, 롯데, 한화, KT 다섯 팀이다. 그중에 성적이 급하지 않은 팀은 리빌딩을 추구하는 넥센, 팀의 기초를 다져야 하는 KT, 이 두 팀이다. 나머지 SK, 롯데, 한화는 어느 정도 성적이 나와야 하는 팀들이다.  그중에서 돈을 쓰는데 주저하지 않을 팀은 누가 있을까?  롯데와 한화다.  한화는 이미 많은 돈을 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우승에 도전해야 하는 상황이고, 롯데는 프런트에서 의욕적으로 전력 강화에 힘쓰고 있는 추세다. 이 두 팀 안에서 트레이드가 발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만약에 트레이드를 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삼성이 만족할 정도의 매물 투수가 없거나 혹은 삼성이 장원삼의 가치를 너무 크게 생각해서 일 것이다. 이 트레이드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 잠잠했던 야구판이 다시 진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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