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7할의 승률이 있을 수 있을까?
야구를 보는 사람들은 하일성 전 해설의 "야구 몰라요" 를 들어봤을것이다. 그만큼 야구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 결과를 예측하기가 참 어렵다. 예측뿐만 아니라 절대 강팀이 나오기에도 쉽지 않다. "야구는 잘해도 6할, 못해도 4할"이라는 말은 야구인들에게는 거의 정설로 통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통계를 비웃기라도 하듯, 7할이 훌쩍넘는 성적을 기록하는 팀이 있다. 바로 두산이다.
현재 두산의 성적은 67경기 중 48승 18패 1무. 승률로 따지면 0.727의 무시무시한 성적을 내고 있다. 3위 넥센과의 게임 승차는 12.5경기이며, 최하위 팀 KT와 한화와는 21경기 차이가 있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이렇게만 말하면 두산이 얼마나 엄청난 성적을 내고 있는지 잘 감이 안오실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역대 팀 성적과 지금 성적을 비교해 보면서 두산의 성적을 가늠해 볼 것이다.
현재 두산의 성적을 뛰어 넘었던 21세기 팀이 있었을까? 4년 연속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우승을 달성했던 삼성? 왕조라 불리며 김성근 감독 체제로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우승을 3번 해냈던 SK? 심정수, 박진만, 박경완을 필두로 엄청난 화력을 자랑했던 현대?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 두산의 성적을 뛰어 넘는 팀은 없다.
류중일 체제의 삼성이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둔 것은 2014년으로 0.624의 승률을 보여주었다. 2000년대 후반 SK왕조에서 거두었던 최고의 성적은 2008년으로 0.659의 성적이었다. 현대는 어떨까? 2000년, 0.695의 성적으로 아쉽게 7할을 넘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2000년대에는 7할이 넘는 승률을 기록한 팀이 전무하다. 그나마 2000년대 현대만 7할에 가까웠을뿐. 나머지 팀들은 6할 5푼만 넘어도 우승을 하거나 우승에 거의 근접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 KBO전체에선 7할이 넘는 승률을 가지고 있었던 팀이 몇이나 될까? 필자가 찾아본 바로는 딱 2번이 더있다. 하지만 첫해는 게임수가 너무나 적었기 때문에 제외한다면(OB : 80경기 0.700의 승률), 85년에 삼성이 달성한 0.706의 승률이 KBO에서 거두었던 최고의 성적이었다. 과거에는 몇명의 선수에 의해 성적이 좌지우지 되곤 했었기 때문에 7할의 승률이 나올 수 있었지만, 현대야구는 그렇게 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 두산이 얼마나 대단한 성적을 내고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그 시기 우승을 밥먹듯이 했었던 해태는 어느정도의 성적을 냈을까? 궁금해서 찾아봤다. 해태가 거둔 최고의 성적은 1993년 0.659였다.(1993년은 이종범선수가 데뷔한 해이기도 하다.)
이정도 되면 지금 두산이 얼마나 대단한, 소위 미친 성적을 내고 있는지 감이 오시리라 생각한다. 이 성적이 분명히 지속되리라 생각하진 않지만, 지금 기세는 그만큼 대단하다.
하지만 우리가 선수들을 평가 할때 많이 찾는 WAR수치에서는 막강한 파괴력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스탯티즈에선 타자와 투수의 WAR을 기록하고 있는데, 그 중에 두산선수들이 차지하고 있는 비율은 10%이다. (타자 Top5에 없음, 투수는 장원준이 5위에 기록)
한편으로 아이러니한 기록은 얼마나 많은 선수들이 승리에 기여하고 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수치이기도 하다. 탑SS급은 없지만, 팀적으로 A급타자들이 즐비하고 그때문인지 팀타율은 3할이 넘는다. 평균자책점도 유일한 3할대를 기록. 뛰어난 선수 몇명보다 얼마나 팀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는가가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두산만의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얼마전 기사로 '프로야구에 강팀과 약팀이 너무 나누어져 있다' 라는 류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그도 그럴것이 현 2위인 NC가 0.672의 엄청난 성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이런 러닝메이트가 있기 때문에 두산이 그 엄청난 성적을 지금까지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은 아닌지도 생각해 보게 된다.
과연 현대야구에 7할이 넘는 성적을 기록하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는 팀이 두산이 될 수 있을까? 두산의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