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게임의 소중함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한국 시간으로 오늘 오전. LA 다저스의 감독 데이브 로저스 감독이 7이닝을 퍼펙트로 막고 있던 리치 힐을 강판시켰다. 중요한 것은 퍼펙트 투수가 큰 부상이 없이 내려갔다는 것. 김형준 기자에 따르면 퍼펙트게임 도중 교체당한 것은 1900년 이후 처음이었다. 100년 전에 일어났던 일이 오늘 일어난 것이다.
여기서 잠깐! 혹시 퍼펙트게임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간단하게 설명하겠다. 퍼펙트게임은 투수가 9이닝 동안 안타, 볼넷, 몸에 맞는 공, 실책으로 인한 출루 등등... 쉽게 설명하면 투수가 단 한 명의 타자에게도 1루를 내주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이게 왜 실력으로만 되지 않느냐면, 평범한 땅볼을 실책으로 놓쳤다면? 퍼펙트게임은 깨진다. 어떤 순간이라도 투수가 루를 내 누지 않아야 한다.
더욱이 아쉬운 것은 리치 힐의 투구 수가 겨우 89개였다는 점. 퍼펙트게임을 위해서는 110개 이상의 투구도 마다하지 않는 투수들의 성향을 본다면 상당히 아쉬울 수밖에 없다.
왜 이렇게 투수들은 퍼펙트게임을 달성하려고 할까?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딱 24번밖에 퍼펙트게임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리치 힐은 80년생으로 우리나라 나이로 따지면 36으로 선수생활의 황혼기를 보내고 있는 선수다. 쉽게 말하면 언제 기량이 떨어져도 이상할 것이 없는 나이다. 그렇기에 이번 강판 결정은 아쉬울 수밖에 없다.
물론, 리치 힐이 부상을 많이 당하는 선수이자 특히 손가락 물집에 대한 문제가 많은 선수다. 로버츠 감독이나 허니컷 투수코치는 장기적인 결정이라고 말을 했지만 많은 팬들은 실패한 결정이라고 혹평하고 있다.
또한 페이스북 MLB 페이지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는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리치 힐에게는 단 한 번의 기회일 수 있었는데 감독이 그것을 빼았았다.", "푸이그는 엄청난 수비로 그를 도왔지만 감독은 그것을 빼았았다.", "리치 힐에게 미안함을 느낀다."는 다저스 팬들도 등장했다. 리치 힐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팬들도 상당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한 번도 나오지 않은 퍼펙트게임. 그래서인지 다른 나라에서조차 일어난 퍼펙트게임 논란 조차 나에겐 조금 아프게 다가왔다.
(메인 사진 출처 : ESP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