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야구시선

아쉽고도 즐거운 가을 나들이

5년 만에 가을 야구 진출한 기아 타이거즈

by optimist

1.

photo-1472647077244-23bed45e50d9.jpg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5년이나 걸렸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하는데, 5년이면 어딘가는 변할 시간이다. 그동안 우리 팀도 많이 변했다. 몇몇 선수가 은퇴했고, 젊은 피가 수혈됐다. 감독, 코치도 수시로 바뀌었다.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은 가을야구를 가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미련 없다!"라고 이야기했었다. 실제로도 그랬다. 가을야구가 그렇게 중요한가. 야구 자체가 재미있는데.. 그런데 아니다. 가니까 좋더라. 단 두경기 뿐이었지만, 선수들의 눈빛이 다르다. 꼭 이기고 싶다는 마음이 느껴진다. 그래서 가을야구, 가을야구 하는구나 싶다.


2.

1438085152172_original.jpg 김원섭 선수 출처- 뉴스토마토

고생한 선수들이 떠오른다. 초반에 팀이 어려울 때 대수비, 대타, 대주자로 고생했던 영원한 기아의 명품 다리 김원섭 선수. 작년에 2할 초반대의 타율에서 이번 연도 타격이 급상승한 김호령 선수, 이홍구 선수. 짐 주형이란 별명으로 속 많이 썩였던 김주형 선수. 슈우웅쾅이었지만 후반기 때 불펜의 한축을 담당했던 한승혁 선수.


노토바이 노수광 선수. 최고참 선수로써 후배들의 귀감이 돼주시는 최영필 선수. 좋지 않은 몸으로 고생했던 윤석민 선수. 기아의 영원한 에이스 양현종 선수. 커리어 이상의 성적을 보여줬던 서동욱 선수. 혜자 FA 이범호 선수. 강화유리로 변신한 김주찬 선수. 그 이외에 헥터, 지크, 필, 박찬호, 고영우, 오준혁, 나지완 등등.


수많은 선수들이 가을야구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렸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했다. 그 모습이 참 아름답다.


3.

91JuTaUSKaMh2yjB1C4A_IMG_9284.jpg 이제 다시 시작이다

난 내년이 더욱 기대된다. 젊은 선수들이 풀시즌을 뛰면서 크게 성장했다. 홍건희는 내년 선발의 한 축을 맡아도 될 정도이며, 김호령은 붙박이 중견수가 확실시된다. 한승혁도 후반기에 보여준 폼이라면 필승조에 들어갈만하다.


시즌 막판에 합류한 김선빈, 안치홍 키스톤 콤비도 기대된다. 1군에 적응을 하지 못했지만, 내년은 훨씬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 시즌 막판에 보여줬던 최원준 선수도 기대가 된다. 수비는 더 늘어야겠지만 타격에서는 매서운 실력을 보여주었다. 쑥쑥 성장하는 신인급 선수들.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최고참급 선수들. 그리고 중간에서 역할을 잘 해준 중견급 선수들. 이들이 있기에 기아 타이거즈는 내년이 더 기대되는 팀이다.


2016년 기아에서 내건 캐치프레이는 '동행(同行)'이었다. 지난 수개월간 기아 타이거즈는 팬들과 함께 그리고 모든 선수들이 한 목표를 향해 '동행'했다. 그래서인지 가을야구에 대한 아쉬움보다는 선수들에 대한 감사와 위로가 먼저 나왔다. 한 사람의 천 걸음보다 천명의 한걸음이라는 말이 괜한 허언처럼 들리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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