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야구시선

WBC에 대한 짧은 단상

by optimist

WBC가 열린 지 며칠 되기도 전에 우리나라는 2패를 했다. 사람들은 벌써부터 문제점을 분석하기 시작했고, 그 문제점은 역시 '타자'이다. 야구는 투수놀음이지만 결국은 점수를 내야 이길 수 있다. 한화의 류현진의 마지막 경기(10이닝 1 실점 노 디시전)는 타자가 점수를 내야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이런 질문을 해보자. 우리나라 타자가 그렇게 형편없는가? 나는 형편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최상위권 타자는 메이저리그에 비빌만한 실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스트라이크존이다.


우리나라 스트라이크존은 너무 좁다. 위, 아래뿐만 아니라 좌우의 코너워크가 상당히 잘 된 공도 잡아주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잘 던진 공이 스트라이크가 되지 않으니 투수는 흔들리거나, 가운데로 집어넣을 수밖에 없다. 가운데로 들어간 공은? 1군 타자라면 누구나 칠 수 있는 공이 된다.


반면에 WBC 심판들은 우리나라에선 볼이 될 만 공을 스트라이크로 잡아준다. 타자의 몸쪽이나, 꽤 멀어 보이는 바깥쪽까지. 이런 차이는 결국 타자들의 대응력에 문제를 만든다. 치기 쉬운 공만 치다가 어려운 공이 들어왔을 때 대처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이 밖에도 많은 문제가 있다. 중심타선의 침묵, 응집력 없는 산발 안타 등. 하지만 그것과 별개로 우리나라의 스트라이크존에 따른 타자의 기량 하락은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사진 출처 my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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