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야구시선

한화는 뭐가 문젠거야?

감독과 프런트 갈등의 이면

by optimist

작년 연말부터 시작된 한화 구단 내부의 힘겨루기가 개막전부터 터져나온 모양새다. 먼저 그들의 입장을 살펴보자.



김성근 감독 : 1군에 올릴 투수가 없다. 2군에 있는 투수 몇몇을 직접 보고싶다. 구단에 요청했으나, 거절. 구단은 경기를 이길 생각이 있는가?


프런트 : 2군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선수들을 관리하고 있다. 1군에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는 것이 문제다. 그들은 그곳에서 훈련하는 것이 맞지 않다. 이미 1군과 2군을 따로 관리하기로 이야기 되어있지 않았나.


정리해보면 위와 같다. 누가 잘못했을까? 나는 누가 잘못했다기 보다 권한에 대한 잘못된 이해가 이런 사태를 낳았다고 본다.


무슨 얘기냐고? 쉽게 말하면 김성근 감독은 1군에 필요한 전반을 관리하는 것이 자신의 role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1군에 올라올 투수를 직접보기를 원한다. 반면에 프런트는 감독의 role을 1군 자체에만 한정해 놓았다. 쉽게 말하면 경기만 잘 운영하라는 이야기다. 메이저리그식 구단 운영이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김성근이 생각하는 감독의 권한이 프런트가 생각하는 감독의 권한보다 크다. 가 되겠다.



그러나 사실 칼같이 원칙을 지킬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잠깐 본다는데 왜 안된다고 할까? 하지만 그 기저를 잘 살펴보면 서로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깊은지 알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은 2군 운영에 신뢰가 없다. "자신의 눈으로 보고 확신을 해야 한다." 라는 말은 바꿔 말하면 "너희가 뭘 추천해도 난 믿지 않아"가 된다.


프런트는 "2년동안 그렇게 계획없이 데리고 다니니까 투수가 없는거야." 라고 반문하며 감독의 행동 자체에 의구심을 품고 있다.


결국 서로를 믿지 못하고, 서로에게 건설적인 이야기를 해주지 못하는 상황까지 온 것이다. 원칙적으로는 프런트가 옳은 측면이 있다. 하지만 일을 좋은 방향으로 해결할 수는 없었을까? 란 질문엔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는게 한화의 상황이다.


이 장면과 오버랩되어 작년까지 넥센의 감독이었던 염경엽감독이 떠올랐다. 그들은 서로를 신뢰했다. 넥센은 1군 분위기에 적응하기 위해서 2군 선수 부르는 행동을 한적이 상당히 많다. 반면 선수를 육성하고 관리하는 것은 대부분 프런트에서 진행했고, 그것에 대해 감독은 밖으로 불만을 표출하지 않았다.(물론 이런 것들이 문제가 되어 염감독이 불만을 터트린적도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비슷한 상황인데 왜 한화는 외부로 불만이 표출되는 것일까? 그게 감독이든, 프런트든 가장 큰 피해자는 선수들이다. 야구가 멘탈게임임을 자각한다면, 옳고 그름을 떠나 그들의 성적엔 악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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