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말이어도 꿰어야 보배
지난한 수개월을 지나 2017년 한국야구의 최후 승자는 기아타이거즈로 결정됬다. 우승이 끝난 직후 기아 선수들과 코치들이 재조명 받았다. 베테랑으로써 첫 우승을 맛본 김주찬과 이범호는 물론 3차전에서 짜릿한 대타 홈런을 터트린 나지완, 2차전 완봉과 5차전에서 투혼의 세이브를 보여준 양현종까지..
그 중에서도 김기태 감독의 커리어 첫 우승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었다. 수십년동안 야구를 했었지만 결국 감독으로써의 첫 우승을 이룬 감격에 누구보다 많은 눈물을 흘렸다. 나를 비롯해 많은 기아팬들도 8년만의 우승에 감격했겠지만 일각에서는 과연 이 우승이 김기태감독의 덕이냐? 하는 질문도 이곳저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이부분을 다른 말로 바꿔보면 김기태감독은 명장인가? 라는 물음이 된다. 이 부분은 쉬운 문제는 아니다. 야구에 대한 가치의 비중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명장이라는 칭호는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우스운 말이지만 프로야구의 꽃은 우승이다. 아무리 지지고 볶고 혹은 최악의 야구를 여러번 경험해도 우승을 한다면 그 모든 것은 '용납'된다. 그 당시에 이해할 수 없는 선수 기용도 웃으면서 털어버릴 수 있는 힘이 '우승'이라는 두 글자에 존재한다. 이런 관점에서 김기태 감독은 틀림없는 명장이다.(아니라고? 그럼 지난 수십년간 우승 감독이 몇명 있었는지 세어보라.)
혹자는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팀을 만들어낼때 그 팀의 감독을 명장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나도 이 의견에 동의하는 바이다. 한번 우승은 어떻게 할 수 있어도 연속 우승은 그만큼 어려우며 우리나라에서는 이것을 왕조라는 칭호를 붙여 부르기도 한다. (NBA에서는 3연속 우승한 팀에게 쓰리핏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이런 관점에서 김기태감독을 명장으로 부르기엔 시기상조다. 우승팀을 만들어냈지만 두산, NC와 같이 꾸준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3년의 재계약이 그의 감독 커리어에 중요한 분수령이 될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김기태 감독은 명장과 평범한 감독 그 사이의 애매한 과도기를 지나고 있다.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리더쉽면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평가와 동시에 선수육성과 전술적인 부분에서는 아직도 미숙한 모습을 보인다는 평가도 다수 존재한다. 두가지 상반된 평가 사이에서 김기태 감독은 어떤 감독으로 자리매김할까? 그는 과연 명장의 반열에 오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