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나 사용기
쓰다가 막혔을 때, 빈 화면에 백스페이스만 두드리게 될 때,
어떤 책이 오래된 음악 플레이리스트를 틀어보라 추천하던데.
예전 것일수록, 가능한 목록이 길 수록 좋다고.
그리고 제목을 차례로 이어 붙여 보는 것이다.
목록 순서를 따라 이야기를 쓰는데,
말이 되고 안 되고는 중요하지 않다.
제목들이 건네는 이야기를 따라,
떠오르는 이미지와 상상을 적어 나간다.
사랑은 봄비처럼 이별은 겨울비처럼 나를 적시고,
이렇게 비 오는 거리에서
내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 지는 순간을 그저 바라볼 뿐.
언젠가 시간이 흘러 지금을 회상할 때. 그렇게
눈물 나는 날에는
이미 슬픈 사랑 대신,
시작되는 연인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기를.
그대 떠나는 날 비가 오는가,
그렇게
봄날은 간다.
연속재생만 하다가 하루가 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