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기의 추억

그 밖의 사용기

by 허허로이

쇼츠 보면 바보 된다는 영상을 쇼츠로 보면서도 사실 멈추기는 이젠 불가능하다. 그래도 안 좋다는 건 하기 싫어서 오디오북을 구독 중이다. 듣기도 꽤 매력 있는 수단이다.


네 번째 오디오북을 방금 마쳤는데, 옛 생각이 일종의 추억이 몽글몽글 머릿속을 가득 채운다. 듣기의 재미는 읽기와는 다른 자극이 된다. 스마트폰으로 듣는 오디오북은 라디오 극장을 상기시킨다. 특히, 여럿 성우가 등장하는 80년대 후반의 별밤, 라디오 드라마던가? 공부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굳건히 몰래 듣던 내 모습도 떠올랐다. 그거 들으려고 독서실을 다녔는데. TV는 말할 것도 없이 휴대폰 그만 보라는 잔소리는, 당시에는 라디오가 타깃이었다. 별밤 공개방송을 그렇게 좋아했는데. 엽서를 보내고, 배철수님 목소리로 듣는 내 글에 심장이 터질 듯했던 기억도 난다. 몰래 듣는 라디오였기에 자랑은커녕 누구에게 말 한 번 못해봤다. 더 멀리 기억을 밀다 보면 동화를 카세트테이프로 들었던 시절에 닿는다. 그 옆에는 백설공주 LP판도 있었다.


보기가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듣기의 매력은 여전하다. 읽기를 통해 갖는 상상력보다는 조금 더 구체적이라고 할까? 이건 AI가 안 가져갔으면 좋겠다. 뉴스는 이미 많이 가져갔던데. 좀 남겨주라. 사람 목소리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들리겠지만, 그렇게 속이지는 말아 주라. 완벽을 원하는 것이 아니고, 체온 있는 사람이 내는 목소리를 듣고 싶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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