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밖의 사용기
이제는 내용 말고 솟구치는 도파민 기억만 남은 지난 시즌들.
챙겨보던 시리즈 하나가 끝이 났다.
다시 보기를 해도 심장이 두근거려서, 대신 쇼츠를 찾아보는데
협동, 지구력이 요구되는 지난 미션을 보고 습관처럼 댓글창을 열었다.
A: 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
↪︎ B: 각자 빨리 가서 만나는 걸로 하고, 거기서부터 멀리 가면 되잖아. 안 그래?
↪︎ C: 못 만납니다. 인생이 그렇습니다.
명치 깊숙이 쑤우욱, 쨍한 연두색 밤송이 하나가 자리를 잡는다.
얇디얇은 아주 보드랍고 어린 가시가 심장을 빠듯하게 묶어둔 실타래를 '톡' 끊어냈다.
그런 거였다. 무엇을 어떻게 하든, 어디쯤을 가고 있든, 조금씩은 다 쓰리고 외롭다.
큰 위안이 된다. 이 정도면 한 동안 씩씩하게 지낼 수 있겠다.
날 모르는, 앞으로도 모를 C에게 머리를 숙연다.
고맙습니다. 꾸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