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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허허로이 Apr 09. 2024

과거를 무시하고, 주변을 잃었다

나 사용기

이게 어려웠다. 나는 지금, 여기 일어나고 있는 일을 말하는 중인데, 

상대는 자꾸 예전 일부터 끄집어내는 것이다. 

이번에도 그랬다. 문제는, 

가 기억하는 지나온 길의 내용과 내가 기억하는 지나온 길의

내용 그 자체에도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결과물에 대한 만족도 역시 달랐던 것이다. 

비슷한 상황에서 유사한 문제 상황이 반복된다면, 

그 이유의 대부분은 나 때문이다. 


이유를 찾아보자. 

오롯이 혼자서 시작부터 마무리를 하는 작업이라도,

관련 작업의 지난 기록을 돌아다보아야 한다. 

검색을 해야 하고, 디렉터리와 플래그를 다시 뒤져야 한다. 

일도 그런데, 하물며 사람과의 일이 다를 리가 있나. 


지난 일을 과거에 끝난 일로 치부하는 나의 선택은 잘못됐다. 

히스토리를 하찮게 여기고 그래서 잘못 저장하는 행위는

나 자신을, 나와 관계한 일과 사람들을,

나아가 같이 살아가는 공동체 구성원을 지워버리는 일이다.

결국은 내가 지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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