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사용기
땡땡이는 언제나 짜릿하다.
땡땡이를 정의하면, 무단으로 수업이나 일을 빠뜨리는 행위로,
특히, '일' 중에, 대개 반드시 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적용할 만하다.
역설적이게도,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데, 미룬다거나 찜찜한 기분이 드는 대신,
일상을 '재충전' 한 마냥 생활 활력이 늘어난다는 점이다.
(순전히 지극히 개인적 경험임을 밝힙니다)
땡땡이도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서도 최고는 역시 봄에 하는 땡땡이다.
연초록, 연노랑, 연분홍, 세상이 온통~
나를 연연하게 만드는 것들로 가득 차고
살갗에 닿을락 말락 산들한 바람이 불어, 짙은 라일락 향을 건네면,
완벽한 땡땡이를 위한 모든 준비가 끝난다.
이런 마음, 학교 다닐 때도 그랬는데, 회사를 다녀도 그렇네?
여전한 이유 말고, 차이를 생각해 본다.
일단 나이가 '어린'의 대척점에 있고,
겪은 일이, 생활 경험이 비교할 수 없이 늘었고,
그래서 땡땡이 보다 신나는 일이 많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래도 봄이 되면, 봄땡땡이를 그렇게나 갖고 싶다.
이 재충전 버튼을 너무 자주 누르다가는
'현실 도피자'라 놀림을 받겠지만,
그럼에도 이 봄에는 클릭을 멈출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