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폴드 미술관, 오스트리아 비엔나
예술 작품 앞에
아름답다는 말은 끝내 떠오르지 않았다.
대신, 왠지 모를 불편함으로 보는 내내 나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비엔나의 뮤지엄 콰르티에에 위치한 레오폴드 미술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에곤 쉴레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고, 그의 유년기 작품부터 1918년, 스물여덟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의 작품들이 시간 순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남편도 나도 미술에 대한 사전 지식은 거의 없는 사람들이다. 에곤 쉴레 역시 자화상 정도만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것이 전부였다.
특히 남편은 고전적이고 아름다운 그림을 선호하는 편이라, 전시를 보는 내내 "도대체 왜 이렇게 고통스러운 그림을 그릴까"하고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초기의 작품들은 그 시대에 그림을 잘 그리던 여느 화가의 작업처럼 보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선은 날카로워지고, 인물은 뒤틀리고, 색은 점점 어둡고 메말라갔다. 그의 개인사와 시대적 배경을 함께 따라가다 보니, 그 왜곡이 단순한 도발이나 파격이라기보다, 버텨낸 흔적처럼 느껴졌다.
1915년, 그는 제1차 세계대전 중 군에 징집되었다. 전투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전쟁이 남긴 불안과 시대의 그늘은 그의 작품 세계를 더욱 어둡게 물들인 것이 확연히 보였다. 점점 앙상해지는 인물들 속에서 그가 겪었을 내면의 갈등이 보였다.
개인적으로 인상 깊었던 것은 여동생 게르티에게 보낸 손편지였다. 그 안에는 행복해지고 싶다는 간절함이 보였다. 그리고 그의 독특한 필체. 편지 자체가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처럼 보이는 글씨는, 특별한 폰트 같기도 하고, 글씨에서 어떻게 이런 예술성이 나올 수 있는지 감탄스러웠다.
1918년 스페인 독감으로 사망했다는 설명을 읽는 순간, 우리가 최근 겪었던 코로나 팬데믹이 떠올랐다. 임신 중이었던 그의 아내 에디트 역시 며칠 전 같은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은 그 비극을 더욱 선명하게 했다.
더 마음을 무겁게 한 것은, 죽기 불과 1년 전 그가 동생의 남편에게 보낸 편지와 그림이었다. 그 안에서 그는 비엔나로 이사해 정착할 집을 구하고, 이제는 좀 안정적으로 살아보겠다는 계획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막 삶을 다시 세워보려던 사람의 작품.
겨우 희망 쪽으로 몸을 기울이던 순간이었다.
재능과 불안, 빛과 어둠이 동시에 존재했던 예술가의 짧은 삶.
그가 조금만 더 오래 살았더라면 그의 작품들은 좀 달라졌을까.
아름답다기보다 불편했던 그의 작품들.
잊히지 않는 강렬함이 남았던 미술관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