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파니에서 아침을

by quietrebel

아무것도 모른다는 순진한 낯을 하고서는 말해야 할 순간에 도리어 침묵하는 이들을 나는 경멸한다.

그들의 아가리는 늘 준비되어 있다. “까라면 까야지.” “어쩔 수 없잖아.” “그래도 이 정도면 양호한 편이지.”


그 적재적소의 포장지들이 얼마나 부드럽고 매끄러운지. 자신들의 비겁함을 ‘사회생활’이라 포장하고, 그 속에 음흉스럽고 비겁한 속내와 뒷 짓거리를 몰래 담아 둔 파렴치한 주제에. 부당함에 맞서 언제고 목소리를 내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을 ‘또라이’, ‘사회 부적응자’, '열사', '투사', '반골'로 매도해 버린다.


제 몸뚱이는 어딘가 곪아 썩어 문드러지고 있음에도, 거기서 풍기는 고약한 악취를 못 맡은 척 연기한다. 애써 외면한다. 혀를 깨물고 눈과 귀가 멀기를 자처한다. 그것은 '적응'이 아니라 '퇴화'인 것이다. 자존심을 굽히고 영혼을 난도질당하면서 지켜낸 사회의 한자리는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건지. 그래. 그들의 말대로 좋은 게 좋은 거니까. 부디 그 안락한 자리 잘 보존하며 안분지족 하시길.

나는 내 기질과 내 영혼이 안내하는 방향으로 가겠다. 그게 설령 불구덩이 일지라도. 접시물에 코를 박고 죽는 형벌에 처해지더라도.


어느 날 라페라리의 문을 열고, 레이디 디올백을 들고 내려도, 티파니에서 아침을 먹더라도, 나는 나일 것이다. ‘또라이’, ‘사회 부적응자’, '열사', '투사', '반골' 그들이 칭하던 그 모습 그대로 말이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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