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바리처럼 공부하던 아이는 왜 방 안에 갇히게 되었나

나는 서울의 한 외고를 졸업했다. 그리고 몇 년 뒤, 히키코모리가 됐다.

by 조용한 생존자

중학교까지 나는 꽤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었다.

‘악바리’, ‘노력파’, ‘범생이’, 혹은 '철인'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녔고, 성적도 거의 항상 전교 10등 안에 들었다. 전교 1등, 전교 2등을 한번씩 해보기도 했다.

공부 욕심이 많았던 나는 중학교 1학년 때부터 대형 종합학원 외고반에 들어가 입시를 준비했다. 그리고 치열하게 공부한 끝에 서울의 한 외국어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인생에서 처음 맛본 큰 성취감과 부푼 마음으로 외고에 입학했지만, 막상 경험한 외고 생활은 쉽지 않았다. 중학교 때 각자 출신 학교에서 전교 1, 2등을 한번씩은 해본, 공부로 이름 좀 깨나 날려본 친구들 사이에서의 경쟁은 쉽지 않았다. 게다가 중학교 때부터 이어져 온 가정 불화로 인해 집안 사정도 편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똑똑한 친구들과 함께 공부한다는 자부심이 있었고, 나름대로 열심히 학교생활을 했다. 학교 이름이 들어간 교복을 입고 다닐 때면 왠지 모를 자긍심이 느껴졌다.

하지만 원하는 대학에는 가지 못했다. 그렇게 경기도 외곽의 깊은 산속에 위치한, 주변에 놀거리라고는 아무 것도 없었던 기숙학원에서 재수를 했다. 결국 목표로 했던 학교는 아니었지만 서울 소재의 이름 있는 한 대학에 입학했다.

대학교에서는 과에서 가장 높은 성적을 받아 장학금을 받기도 했고, 한때는 고시를 준비하기도 했다.

여기까지만 보면 나쁘지 않은 이력이고, 주변 친구들과 이웃사람들은 종종 나를 부러워했다.


그런데 몇 년 뒤,
나는 방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 사람이 되었다.

사람들과의 연락도 거의 끊긴 채였다.

흔히 말하는 히키코모리였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할 것이다.

외고를 나오고 대학에서 좋은 성적을 받았던 사람이 어떻게 그런 시간을 보내게 되었는지.

그 이야기는 조금 더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