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에 맞서는 한마디의 힘
스탠리 밀그램의 ‘권위와 복종’ 실험은 심리학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만큼 유명하다.
이 실험에는 다양한 변주가 있는데
학생 역의 피실험자(사실은 연기자)가 오답을 말할 때마다 전기충격 버튼을 직접 누르게 했을때는 주저하던 사람들이
버튼을 누르는 사람을 따로 두고 몇 볼트로 올릴지 말만 시켰더니 훨씬 거리낌없이 행동했다.
어차피 200볼트의 전기를 저 사람에게 가하는 선택을 내가 하는건 똑같은데
버튼을 손으로 누르느냐 말만 하고 남에게 누르게 시키느냐에 따라서 이렇게나 달라진다
책임소재가 희미해질수록
조직이 커지고 내가 하는 일이 큰 비리의 작디작은 조각일수록 죄책감없이 저지르게 된다는 뜻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이 실험이 양심의 힘도 보여준다는 점이다.
실험을 진두지휘하는 가운입은 사람이 “대학이 다 책임질테니 강한 충격을 주라”고 밀어붙였을때는 90%이상의 사람이 높은 충격을 남에게 주었지만
지휘관을 두명 배치하고 “너무 심하지 않아? 그만하지” “아냐 괜찮아 계속해요”라고 둘이 갈등하는 모습을 보였더니
놀랍게도 100%의 피실험자가 버튼을 누르지 않았다고 한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타인의 ‘양심의 가책’이 나의 양심까지 자극하는 것이다.
여기서 시사하는 바는 ‘이건 아니죠’를 용감하게 외치는 인물의 필요성이다.
만원인 지하철에서 일탈행동을 하는 한 사람이 있을때
모두가 못본체 한다면 불미스러운 일은 계속된다.
회사에서 회계 부정이 일어나는 것 같은데 다들 못본척하고 나에게도 피해될 게 없으니 눈감는 일도 마찬가지다.
수업시간에 교수의 농담이 차별적이라고 느꼈지만
나 혼자 오버하는 것일까봐 조용히 넘어가본 경험도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때 ‘이건 아니죠’라고 외치는 사람의 존재가
다른 이들의 양심을 자극하고 어떠한 행동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밀그램의 추가 실험들이 보여주고 있다.
오지랖 부리지 않고 모르는 사람의 일에는 코 꿰지 않는게 미덕인 사회지만
‘이건 아니죠’의 힘은 생각보다 클지 모른다.
내가 외치지 못한다면, 남의 외침에 기꺼이 도움의 손을 내밀어 힘을 실어줄수도 있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변하지 않겠지만 그건 그들의 외관이다.
내면의 양심은 다른이의 외침에 늘 반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