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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자A Jan 27. 2022

미래시대 균열의 핵은 '젠더갈등'

한 일간지 기사에서 정치외교학과 교수라는 사람이 정치판에 불고 있는 젠더갈등이 미풍에 그칠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적 주요 균열 요인이 되지 못할 것이란느 추측이다. 그는 진보-보수 이념갈등, 세대갈등이 주춤한 틈을 타 젠더갈등이 부상했다고 주장했다. 현실을 몰라도 한참 모르는 소리다.


세월호 참사 이후 중,고등학생과 그 보호자들에게 수학여행이 같은 의미를 갖지 못하듯 여성들에게 강남역 사건 이전과 이후의 삶은 다르다.


이 칼럼은 촌스럽게 '이대남'이라는 불쾌한 작명을 받아 쓰고 있는데 한술 더 떠 이대녀까지 쓰는 뒤떨어진 감각으로 어떻게 정치외교학을 가르치고 있는지 의문이다. (이화여자대학교를 비하하는 중의적 어감의 이 용어를 페미니스트들은 반대하고 나섰고, 메이저 언론에서 차츰 이대남 조어를 쓰지 않는 분위기다)


그의 주된 근거인 20~30대 남성들이 윗세대보다 본인 또래의 여성들과 생각이 더 비슷하다는건 통계의 착시일 뿐이다.


저급한 극우, 소수자 차별, 인권 무시 등을 기조로 하는 남초 사이트를 밥먹듯 드나드는 남성들과 그런 곳의 이름도 제대로 모르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생각이 다를 수 밖에 없다.


이들의 공통점은 밀레니얼 세대라서 윗 세대보다 경제적 혜택을 덜 받은 역대급 가난한 세대라는 것 뿐이다.

거기에 여성혐오와 차별, 피부에 와닿는 교제살인 사건 기사를 매일 보는 여성들은 겹겹의, 생존의 위기를 느끼고 있다.


사표가 될줄 알면서도 소신투표를 가장 강하게 감행한 것도 이들이었다.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그랬다. 20대 30대 여성들의 소수정당 후보 지지율은 다른 세대와 성별을 압도했다. 기존 양당제 정치질서로는 자신을 대변할 수 없다는 절박함의 표현이다. 정치학자든 정치인이든 이런 시대정신에 응답하지 못하면 직을 내려놔야 하지 않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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