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치살림은 싫지만 ‘더치페이’는 하고 싶어

여가부 20주년, 통계로 본 여성차별

by 기자A


2021년 9월 5일 여성가족부가 ‘2021년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발표했다.

이 통계는 1997년부터 매년 발표해온 것으로 올해는 여성가족부 출범 20주년을 맞아 지난 20년간의 변화추이를 총 8개 분야, 40개 통계를 통해 알아봤다.


젠더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명실공히 성차별, 여성혐오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국가. 특히 전쟁같은 외부 요인이 없으면서 세계최저 수준의 출생율을 보이는 나라인만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현황파악과 원인 분석이 중요하다.







외벌이 부인이 집안일도 더 한다


남편이 집안일을 ‘도와주기’만 해도 감지덕지해야하는 게 사회의 분위기다.

남성들은 결혼전에는 부모의 울타리 안에서 혹은 자취를 하면서 어떻게든 살아남았지만 결혼 후에는 인간 한 명의 몫을 하는 능력을 상실했거나 그런척하는 것으로 보인다.


맞벌이 가구의 경우 여성은 하루 평균 3시간 7분을 가사에 쓰는데 남성은 54분에 그친다. 더치페이를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들이 더치 집안일에는 상당히 굼뜬 모습이다.


더욱 충격적인건 아내만 돈을 버는 외벌이 가구에서도 여성의 가사 노동 시간이 2시간 36분, 남편은 그보다 37분 적은 1시간 59분이라는 거다.


전업주부 아내는 무급 가사 전담 도우미가 되면서 밥만 축내는 군식구 취급을 받지만, 우리의 셔터맨들은 집안일마저 슈퍼우먼 아내가 없으면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데이트폭력 하루 113명 당한다


2019년 발생한 성폭력은 3만 1386건, 데이트폭력은 9858건으로 하루에 113건의 성폭력 혹은 데이트폭력이 발생했다. 집계된 수치만 해도 그렇다.





가정폭력으로 검거된 경우는 2019년 5만 9472명으로 6년만에 3배 넘게 늘었다. 이 기간 불법촬영으로 검거된 인원은 5556명으로 2배 늘었다. 스토킹 검거건수는 600건에 육박한다.

사회가 안전하다고 인식한 여성은 27.6%에 불과했다. 남성보다 8.4%p낮았다. 한국이 치안강국이라는 허명에 집착할 동안 속은 곪아 터지고 있었던 셈이다.




애 안낳을건데 왜 안뽑아주세요



자본주의 사회의 핵심인 일자리. 고용과 소득면에서도 여성 차별이 뚜렷했다. 돈을 벌어야 먹고 사는데 ‘경력단절’이 실제로 일어나지 않더라도 여성 취업지원자는 향후 ‘경력단절’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만으로도 면접에서 큰 불리함을 안고 시작한다.



비혼여성, 비출산여성, 이혼한 여성 등 육아나 일가정 양립 부담이 적은 여성의 경우에도 여지없이 여성으로 싸잡혀 ‘금방 그만둘것같은데’라는 선입견에 취업단계에서부터 부딪힌다. 남성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절대 말하지 않는다.


2020년 남성의 고용률은 69.8%, 여성은 50.7%로 성별 고용률 격차는 19.1%p다. OECD 평균은 61%로 갈길이 멀다. 여성 비정규직 비율은 45%로 남성 비정규직 29.4%를 크게 웃돈다.


여성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인 경력단절도 큰 문제다. 2020년 경력단절여성은 150만 6000명으로 15~54세 기혼여성 중 경력단절 여성의 비율은 17.6%다. 2015년 대비 감소세로 돌아서고는 있으나 일자리의 질과 안정성은 아직 풀어야 할 숙제다.





OECD 여남 소득 격차 최대수준…애 낳고 싶겠어요?


2020년 여성 임금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남성의 69.6% 수준으로 나타났다. OECD 최하위권이다.




이 통계가 발표되는 현장에서 기자들의 질문은 ‘저출산’의 원인, ‘저출산’ 극복대책에 맞춰졌다. 첫 질문부터 그랬다.


특정한 집단의 사람들이 유독 고용, 소득면에서 차별받고 범죄의 집중 타깃이 되는데 그 사람들이 재생산에 나서지 않는게 당연한 이치가 아닐까?

모든 여성이 아이를 낳는 것도 아니고, 여성의 삶의 의의는 출산에 있지 않다.

그럼에도 언론과 사회의 관심은 오로지 ‘어떻게 여성을 잘 구슬려 아이를 낳게 해볼까’에 맞춰있는것같아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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