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하늘의 별보다 찬란한 눈 위에 눈
인용구
흰 것 사이에
반짝이는 것이 있다
밤하늘의 별보다
찬란한
눈 위에 눈
내 눈에 너
여러모로 부족함이 많은 사람이지만, 그럼에도 내가 나 자신에 대해 마음에 드는 부분이 하나 있다면 그것은 내가 타인을 바라볼 때 언제나 좋은 점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이다.
너는 이런 재능이 있구나, 너는 이런 다정함이 있구나. 그런 것들을 찾아내어 칭찬하는 일을 잘한다. 쉽게 호감을 형성한다. (내가 그쪽에게…) 물론 능숙한 모습이나 살가운 구석을 하나 짚어내기 어려운 사람도 더러 있다. 그러나 그 역시 무언가를 열렬히 좋아하고 있겠지, 그 대상을 내가 모를 뿐이지, 라고 생각하면 애틋하게 바라볼 수 있다.
그런 까닭에 주위 사람을 잘 미워하지 않는다. 그 사람을 미워할 이유만큼 좋아할 수 있는 이유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마냥 미워하기만 한다면, 그 잘못은 상대방보다 나에게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에게 해를 끼치는 사람에게도 악의를 쉬이 상정하지 않는다. 실수였겠지. 이기심 때문에 미숙한 행동을 한 것이겠지. 내가 받은 상처와 피해를 인지한다면 분명 미안해할 것이라고 믿는다. 인간의 선함을 믿는다.
그러나 가끔은 나도 미워하는 사람이 생긴다. 나의 믿음을 흔드는 사람. 뻔뻔한 사람, 타인의 고통 앞에서 어떤 연민도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까지 나의 애정을 건네고 싶지는 않다.
그런 사람들을 마주하고, 배신당하고, 상처받을 때가 있다. 환멸이 드는 순간이. 그렇다고 해서 남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바꾸어야겠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타인을 긍정할 줄 아는 것, 그것은 여러모로 부족한 나에 대해 마음에 드는 하나의 부분이므로. 까만 색안경을 낀 채 염세적이고 냉소적인 태도를 내비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그렇게 밉고야 마는 사람들은 결국 소수임을 아니까. 이는 내가 믿기로 한 진실이자 경험적 사실이다. 고작 그들이 나의 가치관에 영향을 주는 것을 나는 허락하지 않겠다.
반대로 그들의 어둠을 상쇄할만큼 빛나는 사람들도 있거든. 내 눈에 콩깍지가 씌어서가 아니라, 내게 좋은 사람들 중에서도 정말로 좋은, 선한 사람. 내게 희망을 주는 사람. 그들이 주는 감동은 밤하늘에서 빛을 찾는 것과는 또 다른 감정이다. 마치 흰 눈밭 위에 보석처럼 박힌 얼음 결정 같은. 희다 못해 투명하여 반짝이는. 그런 사람들이 내 곁에 있다.
오늘 깨달은 것은 내가 선글라스를 꼈다면 그들을 알아보지 못했을 거라는 점이다. 누군가의 하얀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려 하는 나니까, 그들의 특별함을 각별히 여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자 자신이 기특했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이렇게 살기로 결정했다. 빛을 보기로. 사무치는 밝음(透明)을 감사하게 받아들이기로. 투명함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하는 실수는 너무 흔해서. 내쉬는 공기마저 잊고 감사할 줄 모르는 우리가 아니던가. 나는 그들이 좋다. 그들의 존재가 감사하다. 감사할 줄 아는 나도 좋다.
밤새 눈이 내리더니 오늘도 날이 춥다. 내뿜는 숨이 하얗다. 짜증보단 감사한 마음으로, 흰 것들을 보며 걷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