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dwear part2 : 오늘, 나는 그들의 마음을 입는다
그 시절의 나는 어른도, 아이도 아니었다.
의젓하다는 말과 철없다는 말을 동시에 들으며
그저 버텨야 할 날들을 살아내던 중이었다.
누구도 제대로 나를 이해하지 못했고,
나조차 나를 설명할 수 없던 날들.
그 무렵의 나는
조금씩 흔들리면서도 걷고 있었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계속 흔들리지만,
걷는 걸 멈추지는 않았다.
어딘가 불편한 옷을 입고,
조금 커 보이는 구두를 신고,
발등이 아파도 스스로 꿋꿋한 척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오늘 나는 흔들린다.
확신 없이 말하고,
조심조심 걸으며
가끔 멍하니 하늘을 본다.
하지만 멈추진 않는다.
나는 걷고 있다.
조금씩.
내 속도로.
그리고 이 옷들이
그 모든 ‘조금씩’을 증명해준다.
나는 오늘,
그녀처럼 입기로 했다.
먼저 꺼낸 건
약간 구겨진 면 셔츠.
어제 다리지 못했고,
지금도 완벽하진 않지만
오늘의 나와 딱 맞았다.
바지는
밝은 진의 일자핏 데님.
무릎이 살짝 나왔고,
주머니엔 작은 종이 영수증이 구겨져 들어 있었다.
아직도 세상에 완전히 익숙해지지 못한 내 마음처럼.
신발은 흰색 운동화.
가장 자주 신는 거지만
오늘은 유난히 무겁게 느껴진다.
그래도 신고 나왔다.
다시 돌아가지 않기 위해.
가방은 작지만 짐이 많은 토트백.
노트 하나, 펜, 손소독제,
그리고 비상용 립스틱 하나.
누군가에게 보이진 않지만,
나를 조금 더 어른처럼 보이게 해주는 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