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봄을 붙잡고 싶을 때

Moodwear Part3 : 오늘 나는 이 색을 입고 싶다

by Smudden
오늘의 플리 : Never Ending Story - IU


정말 끝인가?

라일락 향이 옅어지고,

벚꽃은 모두 땅으로 내려앉았다.

카페 메뉴판엔 벌써 여름 한정 음료가 등장하고,

거리에 부는 바람은 한결 덜 설레지만

나는 아직, 이 계절을 떠나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


올해의 봄,

나는 그 꽃잎을 다 보지 못한 것 같고,

그 햇살을 다 느끼지도 못한 것 같다.

마음이 분주하거나,

시간이 무뎌서 놓쳐버린 장면들이 자꾸 떠올랐다.


그래서 오늘은

‘지나가는 계절을 붙잡기 위한 옷’을 꺼내 들었다.


오늘은 옷장에서 가장 가벼운 색을 꺼냈다.

무언가를 붙잡고 싶은 날엔

힘주는 대신, 힘을 빼는 게 어울릴 때가 있다.

그 계절의 끝에 닿았다는 건,

이미 시작을 지나왔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연한 노랑. light yellow.

햇살보다 흐리고, 꽃잎보다 부드럽다.


분명한 감정은 아닌데,

왠지 모르게 따뜻하고,

조금은 애틋하다.


누군가는 이 색을 ‘아무렇지 않다’고 말하겠지만

나는 그 안에서

조용히 무너지는 감정들을 본다.

그래서 오늘, 이 색을 입었다.


어깨에 닿는 바람도,

계절이 남긴 여운도

모두 이 색에 스며든다.


움직일 때마다 가볍게 흔들리는 소재,

햇빛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명도,

입는 순간 마음이 살짝 느슨해지는 느낌.

그게 오늘 나에게 필요했다.



Today’s mood

“이 계절이 정말 끝나가는 거라면,

이 색만큼은 조금 더 오래 입고 싶다.”


Mood styling

@핀터레스트


For reader

다 지나간 것처럼 느껴질 때,
아직 남아 있는 감정을 붙잡고 싶었던 날이 있나요?그런 날, 당신은 어떤 옷을 꺼내 입었나요?
오늘이 바로, 그날일지도 몰라요.
마지막 봄을 입고,
가볍게, 조용히 마음을 보내는 날.
5월의 마지막 날도 수고하셨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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