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를 맞이하여 줄이지 못한 감사 인사 올립니다.
두근두근 내 인생을 포함 어제까지 11개의 글을 브런치에 올렸다.
이 글은 그동안 부족한 글을 읽어주신 분들에 대한 줄이지 못한 감사인사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읽어주신 데 쓰인 시간이 결코 시간 낭비가 되지 않도록 노력했다는 자기변명이다.
처음에는 김훈의 글에 끌려 글을 써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의 책을 읽으며 형용사와 부사 없이도 얼마나 탄탄하고 유려한 글이 나올 수 있는지 느꼈다. 내용도 말할 수 있는 것에만 철저히 집중했다. 단단하면서도 날카로운 글이었다. 하지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무게는 아니었다. 매 번 김훈의 인터뷰를 찾아봤고, 유물론에 관해서는 철학책을 뒤져야 했다. 그때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물론 그 책도 여러 번 읽어야 하지만 그 책의 뿌리와 곁가지를 이루는 책도 읽고 써야 됨을 절실히 느꼈다. 그래서 이후에는 문학책 한 권을 읽은 후에는 전혀 다른 장르의 배경지식이 되어줄 책을 찾아 읽는다.
책을 읽다 만난 어떤 작가님은 책을 다 쓰고 나서,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써보신다고 했다. 그래서 그것을 읽은 뒤에는 항상 일필휘지로 글을 완성할 수 있다는 환상을 갖지 않는다. 글을 쓰면서 유일하게 확실한 것은 고치면 고칠수록 봐줄 만한 문장이 나왔다는 점이다.
못 썼다는 평보다 성의 없다는 평을 더 싫어한다.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몇 번이고 다시 자필로 써본다. 그래야 내 기준에서 읽었을 때도 남들에게 시간낭비가 아닌 글을 보여줄 정도가 된다. 적어보는 것은 읽으면서 고치는 것과는 전혀 달랐다. 같은 문장을 똑같이 베끼기 실증이 나서라도 더 생각하고 고쳐 쓰느라 생각한 흔적이 묻어난 문장이 나왔다. 그래도 늘 주변에서 해주시는 피드백을 듣자면, 내가 왜 거기까지 생각을 하지 못했나라는 아쉬움이 든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한번 더 읽고 써 볼 생각이다.
책을 처음 읽고 위의 사진처럼 기록할 때는 내가 무슨 정의나 사랑의 사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한다. 그것에 빠지는 순간 자기만족에 그치는 글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읽었을 때 그 날 것의 느낌을 기록한다. 글을 쓰면 쓸수록 모두를 만족시키는 글은 포기하게 된다. 다만 모두를 실망시키지 않는 글을 쓰기 위해 최선을 다 할 뿐이다.
나의 생각이나 느낌이 너무 없다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었다. 물론 맞는 이야기다. 하지만 때때로 어느 작품에선 굳이 그 글을 나의 생각으로 만들기보다는 작품 안에서의 함의에 대해 내 견해를 쓰는 것이 더 나의 글 다웠다. 그래서 글을 마치며를 더욱 늘렸다. 요즘 작가의 말을 쓸 때는 그 작품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색다른 소재를 끌어들이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상의 감사의 인사는 이렇게 글로 중언부언하는 것보단 이번 글보다 다음 글이 더 좋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방법밖에 없는 듯하다.
글 초장부터 있었던 따옴표 오타를 지적해 나를 되려 민망하게 만드는 분, 책의 해석 방향을 완전 잘못 잡았다는 분, 글이 지나치게 현학적이라 하셨던 분, 늘 글 발행 전에 내가 피드백을 요청하면 접속사만을 유독 꼼꼼히 보는 분, 글 전체 구성에도 신경쓰라 하셨던 분, 그 외에도 책 읽을 시간에 자격증 하나라도 더 따놓으시라는 분, 그냥 읽고 지나가시는 분들 모두 감사드린다. 그 분들의 애정 어린 충고와 애정 없는 질책 덕분에 글을 쓴다. 받으실지는 모르겠으나 이 글을 그 분들께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