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 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나는 계절 중에 가을을 가장 좋아한다. 여름과 가을이 손을 잡은 듯한 그 날씨보단 고등학교 때 느꼈던 감동 때문이다. 10월의 마지막 날 선생님이 종례시간에 '잊혀진 계절'을 들려주셨다.
언제나 시험 준비에 바빴던 시절 짧은 감상은 아직까지도 감동으로 남아있다.
그 때부터 10월의 마지막 날이면 이 노래를 찾아 듣는다. 굳이 마지막 날이 아니더라도 시월말쯤이 되면 이 노래에 끌려 듣고 흥얼거리게 된다. 그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중 하나다.
선생님께서는 항상 힘들 때마다 더 낮은 곳을 보라 하셨다. 그 말을 들은 후부터 더 낮은 곳을 밝히는 사람이 되고자 결심하고 공부를 했다. 하지만 그 결심은 행방이 묘연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매년 '이룰 수 없는 꿈'이라는 것이 달라져 왔다.
고등학교 때는 단순했다. 낭만을 깨는 듯 들릴 수도 있겠지만, 성적을 올려서 좋은 대학에 가는 것 그뿐이었다. 뒤늦게 시작한 공부는 힘에 겨웠고 지금도 그 때 꿈을 이뤘는지는 모호하다.
대학에 와서 들었을 때는 중의적으로 다가왔다. 정말로 장래희망인 '꿈'도 의미하면서 '사랑'도 의미했다. 그 둘 사이에는 공통점들이 많았다. 이룰 수 없을 것만 같아 슬펐지만 떠올리는 동안은 또 한없이 설렜다.
최근 김훈의 책을 읽고 글을 쓴다. 그의 소설 속에는 생로병사(生老病死) 속에 인간의 모든 삶이 응축된다. 사랑(愛)이 그 객관적인 서술 사이를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나는 아직 천진난만하게 허무한 삶 속 짧게나마 빛나는 순간들은 사랑의 순간들이라고 믿는다. 고통을 마주하면서도 사람은 사랑을 향해 나아가야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