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의 미래는 어디에 있는가

아이들을 가르치고 또 가르치자

by 감자비버

교사가 되고 주변 사람들에게 합격 소식을 알렸을 때,

많은 축하를 받았지만 동시에 걱정 어린 시선도 받았다.


요즘 교권 침해가 심각하다던데 괜찮니?

왜 그렇게 힘든 길을 갔어, 잘 버틸 수 있겠어?

난 애들 상대하는 건 절대 못하겠어.

이상한 학부모 만나면 어떻게 버티려고?


나 역시 학교 현장을 오래 떠나 있었기 때문에 요즘의 학교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고

알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솔직히 시험을 준비하면서 갈팡질팡했던 가장 큰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뉴스에서 보는 일이 나에게 일어나면 어쩌지,

소셜 미디어에 올라오는 끔찍한 녹취록 같은 말을 들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지,

이 모든 것을 참고 견딜 만큼의 가치를 이 직업은 나에게 줄 수 있나?


그렇게 두려운 마음을 가득 안고 신규 교사 연수에 참석했을 때도 느낄 수 있었다.

선배 선생님들의 걱정 어린 시선과 이 길을 선택한 이상 돌이킬 수 없다는 현실(?)을.

쉽게 바뀌지 않는 현실 앞에서 선배 선생님들이 느끼는 씁쓸함을 엿볼 수 있었다고나 할까.


그래도 내가 선택한 길이고, 회사에서 먹은 밥이 얼마인데 나도 단단해졌어! 하는 생각을 품고

너무 겁먹지 말자고 다짐하며 3월 2일, 드디어 1년 동안 지지고 볶을 아이들을 만났다.


학교의 모든 선생님들이 입을 모아 우리 학교 학생들은 매우 우수한 편이라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아이들은 크게 모나거나 엇나가지 않았다.

동학년 담임 선생님들끼리도 뒷반의 아이들은 대체로 차분하고 조용한 편이라고 하셨다.


첫 해의 떨리고 긴장되는 마음과 달리 아이들과 함께 하는 나날은 대체로 매일이 즐거웠다.

연휴가 길어지면 얼른 월요일이 되어 아이들을 만나 지지고 볶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물론 그 아이들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청소를 엉망으로 하고 도망가 버린 적도, 친구와 다투고 싸운 적도, 몇 번이고 이야기하는 문제 행동이 교정되지 않는 아이도 있었다.

그렇지만 아이들의 서툴고 잘못된 행동을 볼 때마다 아직 아이들에게 가르쳐줄 것이 많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이 아이들이 설령 일부러 어른을 화나게 하고 버릇없게 행동한다고 할지라도,

그런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아직 배우지 못해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같은 반 친구를 수업시간마다 큰 소리로 놀리고 정신적으로 고통을 주었던 아이들이 있었다.

그 아이들은 평소에 워낙 짓궂고 까불거리는 아이들이라 몇 번 주의를 주었으나 고쳐지지 않길래,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고민이 깊어지고 있었다.

그리고 피해를 호소하는 학생이 한번 더 나와 학년부장 선생님을 찾아온 후에,

친구를 놀리는 그들을 불러 그것이 얼마나 남에게 고통을 주는 잘못된 행동인지 처음부터 찬찬히 가르쳤다.

이튿날부터 그 아이들의 행동은 완벽하게 고쳐졌다.

경험 많으신 학년부장님의 지도 덕분이었지만, 아이들의 진심이 움직일 수 있도록 가르친다면 어느 정도 아이들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배운 경험이었다.

(물론 아무리 가르쳐도 바뀌지 않는 아이들도 있다...)


인터넷과 뉴스에 자극적인 영상과 기사들이 뜬다.

촉법소년을 악용하는 아이들, 어른과 경찰도 무시하고 막무가내인 아이들, 또래끼리의 괴롭힘과 폭력...

그런 소식들에 달리는 댓글에는 이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는 내용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이 나라의 미래가 어둡다거나, 이 나라의 미래를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등등.


그렇게 찾고자 하는 이 나라의 미래는 다행스럽게도(?) 우리의 아주 가까이에 있다.

바로 그렇게 손가락질받는 아이를 포함한 이 시대의 모든 아이들이다.

그 아이들이 보고 배울 수 있도록 어른들 먼저 조금씩만 남을 더 배려하고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

몰라서 저지르는 아이들의 수많은 잘못들을 어른이 제대로 가르치고 붙잡아주면 어떨까.

이 나라의 미래를 내팽개치지 않는 최선의 방법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또 가르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설령 그것이 대답 없는 외침이라고 할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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