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도 일찍 끝나서 좋잖아^^
시험 기간을 떠올려 보면 나를 비롯한 세상 모두가 긴장 속에 살았던 것 같다.
한 글자라도 더 외우려고 종 칠 때까지 교과서를 계속 들여다보기도 하고,
시험 중 불쑥 들어오시는 과목 선생님께서 혹시 힌트를 제발 하나라도 주시지 않을까 기대해 보기도 했다.
그런데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고,
내가 시험 때 긴장했기 때문에 내 주변에 있는 모두가 긴장한 것처럼 보였던 것 같다.
이제 학생이 아니라 교사로 시험 기간을 맞이하고 있어 보니,
시험 기간은 한 마디로 설명하기 힘든 오묘한 기간이다!
그 오묘함을 몇 가지로 나눠보자면
시험 전까지는 교과서 진도를 다 끝내야 하는 압박감과 다른 반과 차이가 있으면 안 된다는 불안함이 있고,
시험 당일에는 나의 담당 과목 시험에서 출제 오류는 없을까 하는 초조함이,
시험이 끝나고 나면 폭풍처럼 몰아치는 성적 처리 일정을 따라잡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이렇게 적어놓으니 시험 기간이 교사에게 고통스러운(?) 기간처럼 느껴지는데,
생각보다 시험 기간이 좋은 점도 있다.
학기 초반에 진도를 쭉 빼놓으면 오히려 시험이 가까워졌을 때에는 상대적으로 널널한 수업을 할 수 있어서 수업 준비에 부담이 적어지고,
시험이 가까워질수록 학생들의 눈이 초롱초롱해지고 나의 한 마디 한 마디를 놓치지 않으려는 열의를 구경할 수 있다.
특히 '시험'이라는 말이 나오면 아이들이 극도로 예민해지며 하나라도 더 알아내려는 공격적인(?) 적극성을 발견할 수 있는 소중한 시기이다.
시험 당일에는 아이들의 긴장한 표정은 물론 한 과목 한 과목이 끝날 때마다 시험에 대한 후기를 필터 없이 쏟아내는 날것 그대로의 10대 언어를 들을 수 있기도 하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것은 역시 아이들이 빨리 집에 간다는 것이 아닐까?
학교는 아이들로 북적거릴 때 가장 빛나는 곳이지만, 가끔씩은 아이들 없이 텅 빈 교정의 고요함도 그만의 멋이 있다.
특히 회사를 다녔던 나로서는 수업을 하지 않는데도 시간이 가고, 시험 보는 아이들을 감시(?)하는 것만으로도 근무가 된다는 것이 초반의 신기한 경험이었다.
몇 십 분을 꼬박 긴장 속에 서 있는 것이 체력적으로 힘들기는 하지만, 수업으로 꽉 채워진 시간표 속에서 잠깐의 휴식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험 기간이 좋거나 나쁘거나 어쨌거나 시험 문제를 출제하시고 감독하시고 채점하시는 선생님들 모두 화이팅!
그리고 시험 보시는 학생들 모두 화이팅!